설정액 50억원 미만인 '자투리 펀드' 공시가 의무화 됐지만 시작부터 뻐걱거리고 있다. 당국에선 자투리 펀드 청산이 유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운용사들은 정작 판매사의 청산 의지가 없는 한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 것으로 비관했다.
15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지난 14일부터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 사이트를 통해 소규모 펀드 공시가 시작됐다. 설정된 지 1년이 넘었지만 설정액이 50억원을 넘지 못한 펀드가 대상이다.
푸르덴셜자산운용, KTB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등 일부 운용사들이 자투리펀드 공시를 시작했지만 운용사들 대부분은 공시를 미루는 등 '우왕좌왕'하고 있다.
A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설정액 50억원 미만이 대상인데, 모자펀드의 경우 모펀드 기준인지, 자펀드 기준인지 애매모호하다"면서 "운용사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해석을 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설정액이 50억원 안팎인 펀드를 많이 갖고 있는 운용사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규정상으론 50억 미만이면 공시를 하고 1개월 마다 다시 체크해 50억 이상이 되면 재공시를 하지 않아도 된다.
B 운용사 관계자는 "50억원 미만이어서 공시를 했다가 1개월 되기 하루 전에 50억원으로 늘어나면 공시를 안 해도 되고, 1개월에서 하루가 지나서 다시 빠져도 상관이 없다면 형평성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이드라인이 시행 당일 나온 것도 불만거리다. 통상은 새 제도 도입 1~2주전 나오는 데 이번엔 당일 나오는 바람에 충분히 대비를 하지 못했다는 것. 업계의 질의가 잇따르자 금투협과 금융위원회는 부랴부랴 16일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자산운용업계는 이번 제도가 실효성을 거두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자연스럽게 자투리 펀드 청산을 유도하겠다는 취지지만 '갑'인 판매사가 청산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C 운용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마이너스 수익률 난 펀드를 청산하겠다고 하면 투자자들의 반발이 클 것"이라면서 "결국엔 판매사들이 운용사들에게 자투리 펀드 공시를 계속하면서 펀드를 유지하라고 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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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공시 전담 직원을 두는 등 운용사 업무만 늘어날 뿐"이라면서 "당국에서 정말 의지가 있다면 강제적으로 자투리 펀드를 없애는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