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하나UBS 등 대형사는 부진
올 상반기 국내 펀드시장에선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펀드시장 침체 속에 중소형자산운용사들이 펀드 운용수익률과 설정액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룬 반면 대형사들은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것. 이는 상대적으로 적은 펀드를 운용하는 중소자산운용사들이 집중력을 발휘해 펀드를 운용하면서 양호한 성과를 기록, 투자자들의 투심을 이끌어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연초이후 지난 29일까지 각 운용사별 국내 주식형펀드 운용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플러스자산운용이 14.15%로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어 골드만삭스자산운용이 10.91%를 달성했고, 알리안츠(10.72%), 드림(10.04%), 에셋플러스자산운용(10%) 등이 뒤를 이었다. GS자산운용과 현대인베스트자산운용,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 등 신설 자산운용사들도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달성하며 선전했다.

이들 자산운용사는 20여개 미만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으며,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의 경우 단 1개의 주식형펀드만을 운용하고 있다.
반면, 가장 많은 펀드를 운용 중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33% 수익률에 그쳤으며, 하나UBS자산운용은 1.89%로 평균 이하에 머물렀다. 또, 한국투신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각각 6.08%, 4.07%의 수익률로 간신히 평균에 턱걸이 했다.
해외 주식형 역시 IBK, 유진, 에셋플러스자산운용 등 중소형자산운용사들이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으며, 미래에셋자산운용 -2.92%, 한국투신운용 -6.38%, 삼성자산운용 -6.91%의 수익률에 그쳤다. 특히, JP모건자산운용과 슈로더자산운용 등 대표적인 해외 자산운용사들이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해 체면을 구겼다.
펀드 설정액에서도 중소형사와 대형사의 희비가 엇갈렸다. 중소형사는 양호한 수익률을 앞세워 신규자금이 꾸준히 유입된 반면 대형사들은 코스피가 17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증시 회복과 함께 대형사 펀드를 중심으로 펀드환매가 일어나면서 설정액이 크게 감소했다.

연초이후 국내 주식형펀드 설정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운용사는 교보악사자산운용으로 3217억원이 유입됐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파생상품' 등 인덱스 펀드로 자금유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전체 설정액 증가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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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자산운용과 알리안츠자산운용 역시 각각 3018억원, 2795억원이 들어왔으며, 트러스톤자산운용도 2735억원의 신규자금을 끌어 모았다. 대형사 가운데선 한국투신운용이 '한국네비게이터' 펀드가 꾸준한 인기를 얻으면서 2993억원이 유입, 그나마 체면을 세웠다.
이에 반해 펀드 수익률에서도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설정액에서도 가장 많은 자금이 이탈했다. 연초 이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이탈은 자금은 4조6100원으로 전체 운용사 가운데 가장 많은 자금이 빠져나갔다. '미래에셋인디펜던스'와 '미래에셋3억 만들기', '미래에셋디스커버리', '미래에셋솔로몬' 등 대표 펀드에서 무더기로 자금이 빠져나갔다.
또, KTB자산운용과 하이자산운용도 각각 4031억원, 2024억원이 이탈했으며, 신영자산운용,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등 가치주 투자에 집중하는 운용사들도 설정액이 감소했다.
해외펀드에서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조3739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가며 가장 많은 설정액 감소를 기록했다. 여기에 브릭스펀드로 국내 해외펀드 자금을 싹쓸이 했던 슈로던자산운용이 유럽 재정위기 등의 타격으로 환매가 속출하면서 설정액이 크게 줄었다. 실제로 '슈로더브릭스증권투자신탁' 시리즈는 1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갔다.
펀드 전문가들은 중소형자산운용사들의 약진은 국내 펀드시장 발전에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그동안 '미래에셋'으로 대표되던 펀드시장이 각 운용사들도 분산되면서 투자자들의 투자 포트폴리오도 다양해 질 수 있다는 것.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그동안 '빅3'에 집중됐던 펀드 자금이 최근 중소형자산운용사들로 분산되고 있다"며 "이는 중소형사들이 그들만의 운용철학을 바탕으로 펀드를 운용하면서 양호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운용사들이 규모의 경쟁에서 벗어나 질적 경쟁을 펼치는 것은 시장발전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