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기업의 수가 최근 2만 개를 돌파했다. 벤처기업제도를 도입한 첫해인 1998년 2042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12년 만에 10배로 늘어났다. 벤처기업은 수적인 성장 외에도 2002~2003년에 전 세계적인 정보통신(IT)불황을 제외하고는 한국경제의 주축으로 성장을 해왔다.

벤처기업들이 쉽게 성공하고 쉽게 망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창업공신들의 마인드, 제품에 대한 과신, 마케팅의 부재, 관리시스템의 열악 등을 꼽을 수 있다. 회사에는 창업·성장·안정시키는 인재가 따로 있다. 창업하는 인재가 성장시킬 것이라는 생각은 창업멤버들이 갖는 최대의 오류다.
기업은 핵심인재를 채용하여 적재적소에 인사배치를 통해 창업 기득권자들의 오류를 개선해야 한다. 벤처기업의 창업멤버들은 대부분 개발자가 많다. 그러다 보니 개발을 완성한 제품에 대한 애착이 크고, 내가 만든 제품이 최소 몇 년은 시장의 트렌드를 이끌 것이라는 과신에 빠진다. 제품보다는 작품을 만든다는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대부분의 벤처기업이 그러하듯 매출이 성장함에 따라 전반적인 관리시스템이 받혀주지 못한다. 창업오너가 모든 것을 의사결정하고 지시하는 1인 지배체제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경우 독단에 빠지기 쉽고 참모진도 올바른 조언을 하기가 어렵다.
벤처는 기본적으로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 사업이다. 미국의 경우 90%이상이 실패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벤처기업들은 계속 생겨나고 코스닥 등록을 신청한다. 코스닥에 등록만 하면 떼돈을 번다는 생각이 아직도 기업인, 투자자 사이에 만연되어 있기 때문이다.
코스닥에 등록하려면 다양한 안정적인 영업방법(BM) 외에 다양한 수익모델 창출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최고경영자(CEO) 및 오너의 올바른 기업가 정신이 중요하다. 그래서 벤처캐피털 심사, 코스닥 심의가 강화되어 옥석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코스닥 등록은 기업을 공개한다는 의미다. 쉽게 말하면 인륜지대사인 결혼과 다르지 않다. 결혼을 한다는 것은 부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독립하여 한 가정을 이루고 자립하여 살 수 있음을 뜻한다. 그러려면 자생력을 키워야 함은 물론 인간적인 성숙, 가장으로의 마인드 여러 가지 유형, 무형의 조건과 환경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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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에 등록했다가 퇴출당한 다수의 기업들을 보면 육체적,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청소년들이 돈을 벌러 나왔다가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생각되어 안타까울 때가 많다. 그래도 아직은 벤처가 대세다. 한국 IT기업에서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
벤처가 유행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IT벤처에 이어 녹색벤처에 이르기까지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타난 기업방식이며 산업형태라고 할 수 있다. 산업 혁명이 제조업의 부흥 및 발전을 가져 왔다면 디지털 혁명이 가져온 것이 인터넷과 벤처기업이다.
최근 코스닥 기업 N사 및 다수 기업들의 퇴출로 벤처위기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이는 옥석을 가리는 시스템의 구축과 기업가정신만 담보된다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올바른 벤처기업이 제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벤처 환경을 조성하고 기업가 및 투자자들도 코스닥 등록이 과정일 뿐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와 같은 공감대가 형성될 때 벤처위기론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리라 생각된다.
기업의 목표는 영리추구를 통한 영속성에 있다. 결코 기업공개(IPO)에 있지 않다. 모두가 코스닥을 목표가 아닌 과정으로 인식할 때 벤처기업의 미래는 밝아질 것이다. 개인적으로 100억 클럽, 500억 클럽, 1,000억 클럽 등을 통한 코스닥 등록에 관심이 없다. 머니게임만을 추구하는 벤처캐피탈 및 투자자들은 사절이다.
벤처 고유의 정신으로 경영을 하다 보면 매출 및 수익은 따라 올 것이고 코스닥 등록 환경도 자연스럽게 조성될 것이다. 결코 서두르지 않을 것이며 내실을 다져 천천히 우직하게 갈 것이다. 우보천리의 마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