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 과세는 법적 모순…기재부에 공문 발송
-일방적 통보 불만…원안 추진시 법적대응도 고려
지식경제부 산하 우정사업본부가 기획재정부의 증권거래세 부과 방침에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우정사업본부는 정부가 국가기관에게 세금을 걷는 건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며 법적 대응도 고려하는 등 과세 여부를 놓고 부처 간 기 싸움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지난 7일 기획재정부에 보낸 '증권거래세 과세 전환에 대한 법률적·경제적 문제점'을 담은 자료에서 조세는 국가가 국민을 대상으로 부과해 징수하는 것이므로 국가기관인 우정사업본부에 대한 과세의 법적으로 타당성이 없다며 공식적으로 반박했다.
또한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비과세되기 때문에 형평성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올해 세제개편안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우정사업본부에 대해 증권거래세(매도금액의 0.3%)를 과세하기로 한데 따른 반발이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보건복지부 산하의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와 달리 우정사업본부는 지식경제부 산하 공무원들로 구성된 명백한 정부기관"이라며 "정부가 정부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셈이어서 법률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기획재정부는 정부 부처에 과세를 결정하면서도 해당 부처와 사전 협의도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지식경제부는 세제개편안을 위해 16일 열리는 차관회의에서 과세에 대한 부당함을 반박할 것"이라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법률적 대응 등을 통해 끝까지 이의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우정사업본부는 우체국예금 특별회계 1조9804억원 예산 중 88%를 예금자금 운용수익으로 조달하고 있다. 따라서 우정사업본부는 세수를 통하지 않고 주식거래 등으로 자체적인 재정 확보를 꾀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증권거래세 부과로 인해 주식 차익거래가 불가능한데 따른 수익률 감소도 불가피하다. 우정사업본부는 올해 예상수익률을 예금자산에서 0.07%포인트, 보험자산에서 0.09%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우정사업본부를 증권거래세 과세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현재 외국인의 프로그램 차익거래시장의 독점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란 점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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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공모펀드와 연기금에 대한 증권거래세를 부과한 후 차익거래시장에서 외국인의 비중은 지난해 6.9%에서 올해 7월 말 45%로 급증한 바 있다. 반면 자산운용사는 같은 기간 79%에서 15%로 급감했다.
외국인은 외국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고 환차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와 달리 거래세를 내도 남는 게 있어 차익거래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설명이다.
위 관계자는 "유일한 비과세 기관인 우정사업본부마저 거래세를 내면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갈수록 소외되므로 외국인에 의한 주식시장의 장악력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기획재정부는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담당자는 "이윤을 추구하는 주식거래의 경우 우정사업본부도 사적인 경제주체로 봐야 하므로 과세에 대해 민관을 차별할 수 없다"며 "지난해 과세에 대해 협의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