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 청계천이 광화문 상권 뒤흔들까

미니 청계천이 광화문 상권 뒤흔들까

지영호 기자
2010.09.30 10:53

[머니위크 커버]광화문 개벽/ 중학천·백운동천의 위력

서울시가 청계천에 이어 도심 내 옛 물길을 복원하는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주변 경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해부터 삼청동 북악산과 인왕산에서 청계천으로 흐르다 복개돼 사라진 중학천과 백운동천을 새롭게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짧지만 실개천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구간은 종로구청에서 청계광장까지 340m다. 서울시 균형발전본부는 중학천 1단계인 이 구간을 지난 7월 완공했다. 수로 폭 3~5m의 실개천 형태로 조성됐다. 공사비용은 35억원으로 서울시가 선부담하고 청진1지구와 청진2·3지구 시행자가 갚는 조건이다.

수변공간이 생김에 따라 시민들은 중학천을 휴식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점심시간이면 이곳 인근에서 근무하는 회사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장소로 인기가 쏠쏠하다.

주변 경관도 나아졌다는 게 서울시의 자체 평가다. 김영용 균형발전본부 도심재정비1담당관은 “복잡한 상가 밀집지역이었다가 실개천이 생기면서 풍경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현장에서 많이 들었다”면서 “전체 구간이 완료되면 종로변에서 북악산 경관까지 시원하게 뚫리는 시야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브랜드 가치 올릴 것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청계천의 상류인 중학천과 백운동천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2010년 말까지 중학천 2단계 사업, 백운동천 1단계 사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였다.

중학천은 전체 2.4km 구간으로, 1단계 청계천-종로구청 구간, 2단계 종로구청-정독도서관(1.02km), 3단계 정독도서관-삼청공원(1.04km) 구간으로 나뉜다.

기존 생활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되 규장각, 경복궁, 사간원터 등 주변의 역사 문화적 컨텐츠와 연계해 역사·문화적 공간으로 조성하고 식수대·가로녹지 등을 만들어 녹지공간도 만든다는 것이 서울시의 계획이다.

백운동천 2.5km 구간의 1단계는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에서 세종문화회관 뒷길을 따라 청계천까지 이어지는 760m 거리다. 70억원의 예산을 들여 쉼터와 분수대 등 친수공간으로 꾸며질 계획이다.

수원은 경복궁역에서 발생하는 지하수를 사용한다. 서울시는 “하수도로 버려지는 물을 여과·살균해 하루 2180톤의 물을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는 두하천을 중심으로 한 물길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광화문 광장, 청계천 등과 더불어 서울의 브랜드 가치 향상과 1200만 관광객 유치의 디딤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계획 바꿔 완전 복원으로 가닥

중학천 1단계 조성사업은 복원이 아닌 단순히 물길만 낸 형태다. 물은 청계천에서 끌어다 썼다. 때문에 청계천과 마찬가지로 콘크리트 하천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래서인지 2단계 사업은 ‘완전 복원’으로 방향을 바꿨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다. 기한은 당초 2010년말 보다 적어도 3년 정도 늦춰질 전망이다.

서울시 물관리국 하천관리과 한병찬 주무관은 “완전 복원 형태로 진행하다보니 과거 중학천의 원형을 이루던 석축 등 문화재 발굴사업과 맞물리면서 일러야 2013년에나 조성이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삼청동까지 이어지는 3단계 사업은 협소한 도로로 인해 청사진만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백운동천의 복원은 더욱 어둡다. 당장 1단계 구간인 세종문화회관 뒷길의 협소한 도로에서 물길을 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좁은 도로에 물길을 냈다가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하천을 복원하되 강화유리로 덮자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지만 어떤 것 하나 결정된 바 없다. 이 역시 올해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었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학천, 백운동천은 어떤 곳?

중학천은 삼청동 북악산 상류에서 청계천까지 연결된 하천이다. 지금 광화문 교보빌딩 자리에 있는 혜정교도 중학천의 다리 중 하나다. 혜정교는 조선시대 죄인을 끓는 물에 삶아 벌을 다스리는 팽형을 집행한 곳으로 유명하다.

중학천은 청운동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계곡물이 주수원이었지만 근대로 오면서 생활하수와 섞인 더러운 하천으로 바뀌었다. 주변 경관은 주로 하천을 따라 작은 기와집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중학천은 갖가지 사연을 담고 600년 수도 서울의 역사와 함께하다 1957년 도시정비 목적으로 복개됐다.

백운동천은 청계천 유입지류 14곳 가운데 인왕산을 발원지로 하고 있는 사실상 본류라 할 수 있다. 경치가 빼어나 조선시대 도성 안 5대 경승으로 불리기도 했다고 한다. 백운동천 상류는 여전히 반딧불이와 다슬기, 올챙이들이 서식하는 1급수가 흐르고 있어 복원 여론이 높았던 곳이다.

중학천 및 백운동천 개발계획은 이명박 대통령의 구상에서 나왔다. 2007년 이명박 대통령이 저서 <청계천은 미래로 흐른다>에 보면 다음과 같은 내용이 나온다.

“나는 청계천 상류인 백운동천, 중학천을 복원해 청계천을 발원지와 연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모르지만 우리 땅 위의 모든 말라 버린 지천에도 언젠가는 청계천처럼 물을 흘려보내고 싶다.”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에 앞서 발원지 개발도 이미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개천 흐름 타고 상권 확대될까

중학천은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피맛길 조성사업과 교차된다. 교차지점은 교보문고 신축사옥 앞 도로다. 3단계 공사까지 마치면 삼청동까지 연결된다.

피맛골은 이름난 맛집이 밀집한 지역이다. 도시환경정비사업으로 기존의 자취를 많이 잃었지만 인근 오피스 빌딩으로 상당수 흡수되면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삼청동은 전통과 문명이 조화를 이룬 서울의 데이트 명소다. 박물관과 갤러리가 많아 볼 것이 풍부하고 북카페, 찻집, 맛집 등이 밀집해있어 중년 뿐 아니라 젊은 층에게 인기가 많다.

백운동천이 흐를 곳은 세종문화회관 주변 맛집과 정취가 흐르는 선술집이 밀집한 곳이다. 최근에는 뽐모도로나 광화문 더 플레이스 등 파스타 전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상권은 최근 광화문 일대의 변화로 큰 수혜를 입고 있다. 광화문 광장이 들어선 것이 가장 큰 변화다. 조성된 지 1년이 된 지난 8월1일까지 이곳을 찾은 국내외 방문객수는 서울시 추산 1400만명이다. 특히 휴일 평균 방문객 수는 5만2000명이다.

특히 청계천 복원 이후 밀집됐던 종로-청계-을지로 상권이 수로를 따라 분화되는 경향을 보였던 만큼 중학천과 백운동천을 따라 상권의 변화도 예상된다는 것. 인근 관광수요도 물길을 따라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는 의견이다.

박대원 상가정보연구소 소장은 “과거 청계천이 복원되면서 인근 상인을 대상으로 한 음식점 위주에서 커피전문점 등 신흥 상권이 부상했듯이 물길을 따라 상권이 분화되고 넓어지는 효과가 예상된다”면서 “광화문 광장 설치, 경복궁 복원 등 관광 유동인구를 감안하면 패스트푸드 점 등 가족들이 간단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업종이 인기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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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영호 기자

'두려울수록 맞서라' 처음 다짐을 잊지 않는 기자를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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