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간 PC 시장 점령한 인텔 칩·MS 윈도…모바일 기기 확산으로 '빨간 불'
컴퓨팅 환경이 휴대용 기기 중심으로 급속하게 바뀌며 30년간 이어져 온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 소위 ‘윈텔’ 전성시대가 막을 내리고 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PC를 필두로 모바일 기기 이용이 크게 늘며, 모바일 기기에 적합한 구글 OS와 ARM 칩, 이른바 'GARM' 연합전선이 예상보다 빨리 윈텔의 입지를 가로챌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MS는 5일(현지시간)에서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ARM 기술 기반 칩으로 구동되는 새로운 '윈도'를 공개했다.
새로운 MS의 운영체제는 더 긴 배터리 수명 제공 등 태블릿 PC, 넷북 등 휴대용 기기에 적합하게 제작될 예정이다.
MS가 모바일 기기나 휴대폰 용 프로그램에 ARM 기반 칩 기술을 사용한 적은 있으나 ARM 기술에서 구동되는 풀 버전 윈도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점점 커져가는 모바일 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나가기 위해 MS가 30년 동맹군인 인텔의 최대 경쟁사인 ARM과 본격적으로 손잡은 셈이다.
새로운 윈도는 모바일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는 컴퓨팅 시대에 애플과 구글에 주도권을 빼앗긴 MS의 절박한 상황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윈도는 PC OS 시장의 90%를 점유했지만 스마트폰 OS 시장에서는 점유율이 3%에 불과하다.
IT 전문지 인포메이션위크의 필진 폴 맥듀걸은 태블릿, 스마트폰 등 새로운 컴퓨팅 기기로 인해 현재 6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MS가 5년 내에 사라질 것이란 도발적인 주장까지 제기했다.
모바일 컴퓨팅으로의 환경 변화는 기존 PC 프로세서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는 독보적 1인자 인텔의 입지도 흔들고 있다.
현재 아이패드 등 태블릿PC를 포함 대부분의 스마트폰에는 ARM 칩이 사용된다. ARM은 영국 소재 업체로 칩 기술을 판매하며 기기를 직접 제작하지는 않는다. 엔비디아, 퀼컴, 텍사스인스트루먼츠 등이 ARM의 기술을 이용해 칩을 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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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퍼제프리의 아우구스트 거스 리차드 애널리스트는 “기차가 울트라 모바일 시대를 향해 출발했으나 인텔은 아직 기차에 탑승하지 못했다”며 올해 인텔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조정했다. 인텔이 모바일 시장 흐름을 놓쳐 올해 주가 상승이 힘들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로서는 인텔의 제조업 능력과 견줄 수 있는 업체가 없지만 인텔의 기술, 설비 등이 기존 x86 서버 중심으로 구축돼 있어 올해와 내년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입하는 데 장애로 작용할 것이란 설명이다.
인텔이 내놓은 스마트폰용 프로세서인 메드필드 또한 1~2년 새에 뚜렷한 성장세를 기록하긴 힘들 것이라 예상했다.
모바일 기기 중에서도 기존 PC 시장에 가장 위협적인 기기로 예상되는 태블릿 PC의 빠른 부상은 MS와 인텔의 입지를 더욱 급속도로 흔들고 있다.
IT 조사업체 가트너는 타블렛 PC가 2014년까지 기존 PC의 10%를 대체할 것이라 전망했다. 현재 태블릿 PC 시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패드가 지난분기 전체 태블릿 PC 시장 점유율의 95%를 차지한 상황이다.
골드만삭스 하드웨어 애널리스트 필 숍은 태블릿 PC가 올해와 내년 각각 5470만대, 7900만대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하며 "우리의 전망이 맞을 경우 PC업계에 30년 동안 이어진 윈텔 시대가 끝나고 처음으로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될 것”이라 밝혔다.
서스키해나 파이낸셜의 크리스 카소 애널리스트는 “안드로이드, ARM, 터치스크린 기술의 융합이 MS와 인텔이 지배하고 있는 PC 시장을 끝낼 것”이라며 “특히 구글-ARM 독과점체제가 MS-인텔 연합전선을 무너뜨릴 것”이라 전망했다.
한편 미국 ZDNet의 래리 디그넌 편집장은 칼럼에서 “윈텔이 언젠가 붕괴될 것은 분명하나 문제는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여부”라고 주장했다.
인텔이 모바일 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인피니온을 인수했고, MS도 ARM 용 윈도를 선보이는 등 이들 업체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시도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역시 인텔과 MS가 ARM이 지배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에 진입한다 할지라도 이미 x86 서버에 지나치게 얽매여 있는 상황에서 눈에 띄는 도약을 펼치기는 힘들 것이라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