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전망]亞 악재에 언제까지 둔감할까

[뉴욕전망]亞 악재에 언제까지 둔감할까

권성희 기자
2011.02.11 17:39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아시아 중에서도 특히 한국과 대만에 집중되고 있다. CNBC는 한국 증시가 11일 1.56% 급락하며 2000포인트가 무너졌다고 전하면서 “한국은행이 금리는 동결했지만 이머징마켓에서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대한 우려가 남아 있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2.6% 급락하며 6개월래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이날까지 4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갔다. CNBC는 “기술적 매매 탓도 있지만 인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되면서 이머징마켓에서 일부 자금 이탈 조짐도 있다”고 전했다.

싱가포르 증시도 0.8% 떨어졌고 인도네시아 증시도 0.8%, 말레이시아 증시도 0.6% 하락했다.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홍콩 항셍지수만 0.3%와 0.1% 강세를 보였다.

이번주 들어 MSCI 일본 제외 아시아 지수는 4.5%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4월21일 이후 주간 기준으로 가장 큰 낙폭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MSCI 일본 제외 아시아 지수에 포함된 76개 기업 가운데 42개 기업의 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미달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아시아 증시 하락은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퇴진 거부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 고조, 이머징마켓의 인플레이션 우려와 긴축 움직임 등이 복합돼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 UBS 월스 매니지먼트의 수석 투자 전략가인 켈빈 테이는 “이집트 사태로 인한 유가 상승은 특히 아시아에 타격이 되며 아시아는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이미 긴축 사이클에 들어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시장 심리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겠다며 버티는 바람에 이집트의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자 달러와 스위스 프랑, 금 같은 안전자산 가격이 상승 조짐을 보이고 있고 시간외거래에서 유가도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이집트 악재, 이번엔 美에 영향 줄까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거부 소식은 10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폐장 수 분 전에야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이집트의 정치 불확실성은 뉴욕 증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11일(현지시간) 오전 거래에는 어느 정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GFT 포렉스의 보리스 슐로스버그는 “지금까지 시장에 반응이 없는 것은 아직 이를 지정학적 리스크라고 보지 않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건 시작에 불과하고 시장은 현재 혼란의 가능성을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폭력 사태로 번지면 달러 가치가 오르고 스위스 프랑 같은 안전자산으로 돈이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FBR 캐피탈마켓의 이사인 패트릭 보일은 전날 뉴욕 증시는 이집트 사태에 별 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아시아 증시가 하락함에 따라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11일 오전엔 투자자들이 조심할 것 같다”며 “뉴욕 증시의 강한 모멘텀이 매도세로 바뀔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어쨌든 뉴욕 증시는 올들어 5% 올라 조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최근 뉴욕 증시는 어떤 악재로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곧바로 밀려드는 매수세에 금세 반등하며 낙폭을 만회했다. 11일에도 놀라운 탄력성을 보일지 주목된다.

11일 오전 8시30분(한국시간 밤 10시 30분)에는 지난해 12월 무역수지가 발표되고 오전 10시에 로이터/미시건대의 2월 소비심리지수 잠정치가 나온다.

소비심리지수는 가장 최근 소비자들의 경기 진단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시장 영향력이 큰 편이다. 로이터/미시건대 소비심리지수는 1월 74.2에서 2월엔 75로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무역수지는 4개월만에 처음으로 적자폭이 늘어났을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기업 가운데는 예정된 실적 발표가 없다. 전날 장 마감 후 식품회사인 크래프트 푸즈가 농산물 가격 상승을 이유로 실적이 예상을 밑돌았다고 밝혔다. 미국 기업들도 점차 원가 인상 압박을 느끼고 있는 신호가 확산되고 있다는 의미다. 아직까지는 미국 투자자들이 인플레이션 우려에 무감각한 상황이지만 잠재 리스크 요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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