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표식품 "사모펀드 그린메일 받을 생각 없다"

샘표식품 "사모펀드 그린메일 받을 생각 없다"

김희정 기자
2011.03.24 15:31

[인터뷰]박진선 샘표식품 대표

국내 최장수 상표, 간장시장 점유율 51.1%(AC닐슨, 2010년 3분기 말 기준). 샘표식품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하지만 샘표식품은 최근 몇 년간 발효 명가로 조명받기보다 '경영권 분쟁'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어왔다.

주총을 마치고 경기 이천 공장에서 만난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는 "마르스(마르스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 측이 주식을 되사달라고 몇 차례 제안(그린메일링)했지만 비싸게 되사줄 계획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샘표식품은 22일 열린 이번 주주총회에서 검사인 선임안을 놓고 마르스사모펀드와의 4번째 표대결에서 압도적인 표차이로 이겼다. 4전 4승.

◇단기 사모펀드, 주주들 마음 이해 못해

마르스펀드는 명백히 실패한 투자임을 인정하고 주식을 싸게 되팔아야 한다는게 박대표의 입장이다. 그는 "지난 5년간 국세청 조사와 횡령 관련 소송까지 마르스(마르스제1호사모투자전문회사) 측이 제기한 모든 의문에 대해 조사를 받았지만 역으로 경영투명성만 입증됐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경영진을 믿고 장기 투자해온 주주들은 2008년 4월 마르스펀드가 주식공개매수를 추진했을 때 1주당 3만원에 팔수있다는 걸 알면서도 넘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단기 수익을 내기 위해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방식으로는 1만원하던 주식을 3만원에 사겠다는데 안 파는 주주들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세상엔 돈으로 설득되지 않는 것들이 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마르스펀드가 펀드만기를 내년 2월로 연장해놨지만 추가로 만기를 연장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대표는 2007~2009년에도 3년 연속 주주총회에서 마르스사모펀드와의 표대결에서 압도적으로 이겼다. 하지만 마르스사모펀드와의 경영권 분쟁에 휩싸이면서 세무조사와 각종 소송에 시달렸다.

2006년 샘표주식 24.1%를 매입한 마르스펀드는 추가 지분확보나 적대적 M&A 의사가 없다고 밝혔지만 이듬해 샘표식품의 미국현지법인 미스터김치(現 샘표푸드서비스)에 대한 투자의혹을 제기하며 5년치 회계장부 열람요청과 가처분 신청을 냈다.

◇국세청 직원에게 메생이 선물받은 사연

샘표식품은 2008년 7월부터 3개월간 국세청의 집중조사를 받았다. 국세청 조사4국은 예고 없이 심층조사(옛 특별조사)를 전담해 시쳇말로 털면 안 나오는 게 없다는 조직이다. 하지만 샘표식품은 정기조사 수준의 법인세와 부가가치세를 납부한 것 외에 어떤 처벌도 받지 않았다.

박 대표는 "국세청 담당팀장도 신기했는지 조사가 끝나고 한참 후, 집으로 고향 특산물이라며 메생이를 보내왔다. 국세청 직원한테 선물받은 기업인은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월말에는 마르스사모펀드가 제기한 이천공장 인근 토지거래 관련 소송에서 서울중앙법원으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농지법에 따라 회사명의로 살 수 없어서 임원들의 명의로 사놓은 땅을 부동산실명제 시행후 박진선 대표 명의로 바꿨지만 적법한 과정을 거쳤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1심 판결까지 근 2년이 걸렸다.

박 대표는 "마르스 측은 이번 주총 직전에도 엑소프레쉬물류 전환사채(CB)를 놓고 위법행위금지가처분 신청을 냈지만 3년 전에도 같은 건으로 가처분신청을 냈었고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샘표식품 창업자인 고 박규회 선대사장과 박승복 회장에 이어 3세 경영인인 박진선 대표는 스탠포드대 전자공학과(석사)를 졸업한 공학도에서 오하이오주립대 철학박사 학위를 받고 철학교수를 지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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