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박카스 슈퍼판매 요청할 것"…약사회, "일반약 의약외품전환 강력반대"
동아제약(97,900원 ▼2,200 -2.2%)이 자양강장제 박카스의 슈퍼판매를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정부가 일반의약품에서 의약외품으로 전환되는 제품들을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도록 제약사에 협조요청을 하기로 한데 따른 것.
동아제약 입장에서는 박카스를 약국 밖에서 팔아달라는 정부의 요청을 무시하기도 어렵고, 박카스를 슈퍼마켓에서 팔자니 약사단체의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정부의 박카스 약국외 판매 요청이 동아제약에게 '불감청고소원(不敢請固所願·감히 청하지는 못할 일이나 본래부터 간절히 바란다는 뜻)'일까? 아니면 '계륵(鷄肋·닭갈비)'일까?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 28일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를 위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액상소화제, 정장제, 외용제 중 일부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내용의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액상소화제 15개, 정장제 11개, 외용제 6개, 자양강장드링크제 12개 품목 등 44개 일반의약품이 의약외품으로 전환돼 이르면 7월 말부터 슈퍼판매가 가능하다.
이동욱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일부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지정 고시와 관련 설명회를 열고 "박카스는 의약품에서 빠지는데 약국에서 계속 팔겠다고 하면 제약회사에 행정 협조요청을 해서 약국 외에서 판매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복지부의 이 같은 요청은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분류해 슈퍼 판매의 길을 열어줬는데도 제약사들이 이 품목을 약국에서만 팔게 되면 일반의약품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한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복지부 관계자가 박카스를 구체적으로 거론한 이유는 이번 일반의약품의 의약외품전환에서 박카스가 지니는 상징성 때문이다.
이번에 의약외품으로 전환된 일반의약품 중 2009년 기준 생산실적이 있는 품목은 22개다. 전체 시장규모는 1400억원 정도로 대부분이 박카스(1270억원대) 매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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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카스가 슈퍼마켓에서 팔리게 되면 정부 입장에서는 일반약의 의약외품 전환의 성과를 쉽게 알리게 되는 셈이다.
이에따라 동아제약만 입장이 난처해졌다. 약사단체와 정부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상황이다.
박카스의 주판매원이었던 약사단체의 반발에 대한 우려로 선뜻 약국외 판매에 나서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약사단체의 미움을 살 경우 박카스 뿐 아니라 다른 의약품의 약국 판매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렇다고 제약사의 주요 행정부서인 복지부의 요청을 마냥 무시하기도 어렵다.
동아제약은 박카스 판매와 관련해 "당분간 기존의 유통방식을 통한 약국판매를 유지한다. 슈퍼판매에 대해서는 일본의 사례 등 여러 사항에 대한 분석을 통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나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동아제약은 약국용과 슈퍼마켓용 박카스를 따로 만드는 방안 등도 검토 중이지만 이 역시 여러 가지 대안 중 하나일 뿐이다.
지금의 동아제약을 만들어 준 원동력이었던 박카스에 대한 동아제약의 고민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