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커피점 전격철수..."해외진출 앞뒀는데"

삼성, 커피점 전격철수..."해외진출 앞뒀는데"

원종태 기자
2012.01.26 16:05

호텔신라 '아티제' 철수키로

이명박 대통령이 대그룹 오너 2∼3세가 운영하는 빵집이나 커피숍 실태 조사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삼성그룹 계열사 호텔신라는 자회사 보나비를 통해 운영하던 아티제 관련 사업을 전격 철수한다고 26일 밝혔다.

호텔신라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장녀인 이부진 씨가 대표이사 사장을 맡고 있는데 자회사 보나비를 통해 아티제 브랜드로 커피ㆍ베이커리 카페 사업을 진행해왔다. 호텔신라의 이번 결정은 최근 그룹 오너 2∼3세들의 커피ㆍ베이커리 사업에 대한 '골목상권' 침해 비난이 불거지는 가운데 전격 결정된 사안이어서 앞으로 비슷한 상황의 다른 그룹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이날 "대기업의 영세 자영업종 참여와 관련한 사회적 여론에 부응하고, 사회와의 상생경영을 적극 실천한다"는 취지에서 자회사를 통해 운영해왔던 커피ㆍ베이커리 카페 사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앞으로 아티제 사업 철수를 계기로 서비스업 본연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한다고 덧붙였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외국계 커피전문점에 대항하는 토종브랜드로 국내 서비스업을 발전시킨다는 취지에서 지난 2004년 '유럽형 라이프스타일 카페' 아티제를 오픈했다"며 "2010년부터는 자회사 보나비가 사업을 운영해왔는데 이번에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아티제는 지난해 매출액 241억원으로 호텔신라 전체 매출(1조7000억원)의 1.4% 수준이다. 오너 일가의 직접적인 지분 출자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부진 씨가 호텔신라 대표이사를 맡고 있어 지금까지 오너2∼3세의 '소상공인 업종' 침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해왔다.

호텔신라는 아티제 철수 이후 사업방식에 대해 "아티제 종업원들에게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상생경영 모델을 포함해 다양한 보완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 일단 사업 철수를 실천하려면 호텔신라가 보유하고 있는 보나비(아티제 사업을 맡고 있는 계열사) 지분 100%를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관건이기 때문에 종업원 지주제 등 다양한 방식을 놓고 저울질을 할 것으로 보인다.

호텔신라는 이와 함께 기술 지도를 통해 일정 지분을 참여하고 있는 '아티제 블랑제리' 사업도 함께 정리할 방침이다. 아티제 블랑제리는 홈플러스(81%)와 호텔신라(19%)가 공동 투자해 만든 베이커리 제조 유통 회사로 홈플러스 매장에서 베이커리사업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티제가 도심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데다 전략적으로 홍콩이나 중국 등 아시아 시장 진출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는 상황이어서 사업 철수 자체를 놓고 아쉬운 대목이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아티제가 해외 진출에 주력한다면 한국의 경쟁력 있는 베이커리 브랜드로 키울 수 있기 때문에 아쉬운 측면도 없지 않다"며 "호텔신라의 사업 포기로 이런 기회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안타깝다"고 밝혔다. 아티제의 국내 매장수는 27개로 대부분 강남과 광화문 등 도심 한복판에 매장을 두고 있어 골목상권 침해와는 거리가 있다는 주장도 들린다.

증권가에서는호텔신라(49,850원 ▲1,300 +2.68%)의 아티제 사업 포기와 관련해 호텔신라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았기 때문에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호텔신라 주가는 전일대비 1.97% 오른 4만3900원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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