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25일(현지시간) 1~2% 사이의 급락세를 보였다. 오는 28~2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이 주가를 끌어내렸다.
유로존 채무위기로 인한 은행 시스템 위기 우려로 은행주가 급락하고 미국 원유 선물가격이 79달러대로 하락하면서 에너지 관련 종목이 크게 떨어졌다.
다우지수는 138.12포인트, 1.09% 하락한 1만2502.66으로 마감했다. 다우지수 30개 편입 종목 중 월마트만 유일하게 1.31% 올랐다. 은행주 하락이 심해서 뱅크 오브 아메리카가 4.28% 급락했다. 반도체회사인 인텔도 3.29%, 중장비 업체인 캐터필러도 2.44%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21.30포인트, 1.6% 하락했다. 나스닥지수는 56.26포인트, 1.95% 급락하며 2836.16으로 거래를 마쳐 하락률이 가장 심했다.
S&P500 지수의 10개 업종이 모두 떨어진 가운데 에너지업종과 금융업종이 2.5% 이상 추락했다. 반면 소비 필수품업종과 유틸리티 업종 등 방어업종은 떨어지긴 했으나 낙폭이 가장 작았다.
힌스데일 어소시에이츠의 투자 이사인 앤드류 피츠패트릭은 “이번주말 EU 정상회의 결과를 알게 되겠지만 많은 것을 기대하지는 않는다”며 “이번주도 올랐다 떨어졌다 반복하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랠리의 촉매는 오는 7월부터 시작되는 기업 어닝에서나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U정상회의에서도 독일 기존 입장 변함 없을 듯
EU 정상들은 오는 28~29일 회의에서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조건에 대한 재협상 여부와 재정연합 및 금융동맹 강화에 대한 제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EU 정상들이 날로 확대되기만 하는 유로존 문제를 해결할만한 능력이 있는지 회의론은 높아가고 있다.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베를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모든 이목이 (EU 정상회담에서) 독일에 집중될 것"이라고 운을 뗀 뒤 "공동채권(유로본드)에 대한 말들은 지나치게 많고 감시와 감독 증진에 대해선너무나 논의가 없다는 점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메르겔 총리는 이어 유로본드와 공동예금보증 방안은 "잘못됐으며 역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견지했다. 메르켈 총리는 (유럽의) 목표는 감독이 강화된 유럽의 정치연합이라고 강조했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22일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4개국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도 유로존의 구제금융기금을 위기국의 국채 매입에 활용해야 한다는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의 주장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반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지 의사를 밝혔다.
◆스페인 구제금융 공식 요청..키프로스도 지원 요구
스페인 정부는 이날 유로존 당국에 최대 1000억유로(약 145조원) 규모의 은행권 구제자금을 공식 요청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 회의) 의장에게 구제자금 요청을 담은 서한을 발송했다고밝혔다.
구제금융 지원안의 세부내용은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가 열리는 오는 7월 9일 이전에 양해각서(MOU) 형태로 합의될 예정이라고 귄도스 장관은 덧붙였다.
이날 유로존에서 경제규모가 3번째로 작은 키프로스가 유로존 당국에 금융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중해 섬나라 키프로스는 17개 유로존 회원국 가운데 구제금융을 받는 5번째 국가가 될 전망이다.
키프로스 정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그리스 경제에 대한 대규모 익스포저(손실위험)로 인해 유발되는 키프로스 경제에 대한 위험을 억제하기 위해 금융지원을 요청하게 됐다"고 밝혔다. 키프로스는 그리스의 채무위기와 경기침체로 큰 손실을 입었다.
◆그리스 새 재무장관 지명자, 건강 이유로 사임
그리스의 새로운 내각 출범도 삐걱거리고 있다. 이날 그리스 새로운 재무장관에 지명된 바실리스 라파노스 그리스국립은행(NBG) 총재는 건강을 이유로 고사의 뜻을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에 전했고 총리는 이를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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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노스 지명자는 지병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 22일 격렬한 복통과 메스꺼움으로 병원에 입원했으며 현재 회복 과정에 있다.
의료진은 상태가 호전되고 있어 조만간 퇴원해도 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EU와 마라톤 협상을 견뎌낼 수 있을지 의문이란 것이 외부의 지적이다.
한편 오는 28~29일 EU 정상회의에는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 대신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이다. 사마라스 총리는 EU 회원국 정상들과 전화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사마라스 총리는 지난 22일 각막수술을 받은 후 입원했다가 이날 퇴원했으나 안정을 취해야 하기 때문에 EU 정상회의에는 참석하지 못하게 됐다.
이날 스톡스 유럽 600 지수는 1.5% 떨어지고 스페인의 IBEX35 지수는 3.7% 급락했다. 그리스의 ASE 종합지수도 6.8% 폭락했다.
인스티넷의 전자 브로커리지 이사인 데이비드 벨란토니오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공식 요청했다는 소식이 나오자 해외시장이 약세를 보였다"며 "공격적으로 매도가 일어나고 있지는 않고 관망하는 장세라고 보여지지만 아무도 매수도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달러 강세에도 금속 가격 상승..유가는 하락
원유를 제외한 상품 가격은 달러 강세에도 불구하고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금과 은, 곡물가격 등이 오르며 로이터/제프리스 CRB지수는 1%가까이 상승했다.
반면 미국 원유 선물가격은 배럴당 55센트, 0.7% 하락한 79.21달러로 약세를 보이며 에너지업종을 끌어내렸다. 이날 셰브론이 1.35% 하락하고 핼리버튼도 2.95% 떨어졌다.
달러 가치가 오르고 안전자산인 미국 국채 가격도 강세를 보이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62%로 떨어졌다.
이날 미국의 지난달 신규주택 매매건수가 예상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미국 상무부는 5월 신규주택 매매건수가 전월 34만3000건에 비해 7.6% 증가한 36만9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증가율은 지난 2010년 4월 이후 최대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은 34만7000건이었다.
미국 경제 회복세는 고용시장 정체와 신용접근 제한으로 회복세가 발목이 잡혀 있지만 주거용 부동산 시장은 이자율 하락과 저렴한 주택 공급에 따라 점차 활력을 되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택 매매 조사업체 트룰리아의 선임 이코노미스트 제드 콜코는 "상황이 확실히 개선됐다"며 "가격과 관련해 좋은 뉴스들이 나오고 있다. 가격 상승은 부동산 개발업자들에게 강한 신호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5월 신규주택 매매 중간값도 전년 동기 대비 5.6% 상승한 23만4500달러로 집계됐다. 하지만 주택업종조차 신규주택 매매 호조세를 무시하며 하락했다. 이날 아이셰어즈 미국 다우존스 주택 건설업종은 1.05% 떨어졌다.
이날 달라스 연방준비은행은 6월 기업활동지수가 지난달 5.1에서 5.8로 올랐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