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포천 일동면에 이디야 커피전문점이 있다. 이 지역에서 유일하게 원두커피를 파는 곳이다. 이 지역은 군부대가 많은 곳이다.
군인들 중에는 대부분이 대도시에서 생활하다가 군에 온다. 그러나 부대 주변의 여건은 대도시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이는 상대적 박탈감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일동의 이디야 커피전문점을 ‘일동의 혁신’이라고들 한다. 상상하지도 못한 일이 벌어진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비단 이곳에 근무하고 있는 젊은 군인들뿐만 아니라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에게도 분명 신선한 충격이었을 것이다. 60대 할머니 3분이 이곳에서 시원한 빙수를 드시는 모습은 아주 색다른 아름다움이다.
일동면에 있는 이디야 커피전문점은 그저 원두커피를 파는 카페가 아니다. 흑백 시대의 칼라 티브이 같은 것이며, 자랑이며, 자부심이며, 위안이다.
이런 생각을 염두에 두고 이곳에 창업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이곳 소비자들에게는 그저 흔한 커피전문점이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이곳에 잠시 거주하는 젊은 군인들에게는 말이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강원도 인제군 원통면에 있는 베이커리전문점 파리바게트의 경우에서도 찾을 수 있다.
두 지역 모두 군인들이 상당수 거주하는 지역이라는 지역적인 특징이 있긴 하지만 도시 생활 경험이 있는 이들에게는 단순히 빵집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파리바게트에서 빵을 사거나 이디야 커피전문점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면서 자신의 존재감이나 정체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가치를 부여한다. 창업은 단순히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그 무엇을 파는 장사의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무미건조하다.
실제로 자영업 창업 시장에서 보면 수익이 크지 않더라도 고객들이 느끼는 그 무엇을 충족시켜주는 것을 돈보다 더 큰 가치로 깨닫고 장사를 하는 이들이 많다.
시작할 때부터 이런 생각으로 창업을 하지는 않지만 애정을 가지고 장사를 하다보면 이것이 돈 보다 더 큰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 어쩌면 이것이 창업이 진정한 목적이며, 의미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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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상권에서 오직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영업을 하는 수많은 점포를 보면서 과연 진정한 창업은 무엇인가? 성공적인 창업이 적게 투자해서 많이 버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는 지금의 창업 문화나 관행에 회의적인 생각이 든다.
소비자들에게 커피 한잔, 빵 한조각 파는 것보다 더 중요한 무형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창업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1980년대 대구 동성로에는 유경다방이 있었다. 이곳에는 젊은 문학청년들의 아지트였다. 시를 논하고 소설을 이야기 하면서 가끔 시화전도 하던 곳이었다.
지금은 소설 같은 이야기다. 그때는 그저 수많은 다방 중에 하나였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곳은 다방 이상의 의미가 있었던 우리들의 소중한 추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