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9일(현지시간)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다우지수 낙폭은 100포인트를 넘어섰고 기술주가 가장 큰 타격을 받으며 나스닥지수가 1% 이상 급락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이날 장 마감 후 공식 개막되는 3분기 어닝시즌이 부진할 것이란 예상이 증시에 하락 압력을 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ICAP 에쿼티의 이사인 케니 폴카리는 "시장의 기운이 소진된 것처럼 보인다"며 "지난 3주일간 S&P500 지수가 1440에서 1460 사이에서 머물러 있었는데 어떠한 것도 개선된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다우지수는 이날 110.12포인트, 0.81% 떨어진 1만3473.53으로 거래를 마쳤다. 인텔이 2.71% 급락해 52주 신저점을 경신하면서 다우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S&P500 지수는 14.40포인트, 0.99% 하락한 1441.48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는 47.33포인트, 1.52% 급락한 3065.02를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5년 전 바로 이날 기록했던 사상최고치 1만4164.53에 비해 정확히 5% 낮은 상황이다. S&P500 지수는 사상최고가 1565.15까지 8%가 남아 있다.
나스닥지수는 2000년 11월 이후 최고치에 가깝지만 2000년 3월에 기록했던 사상최고치 5000선 이상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
시장의 두려움을 반영하는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는 8.27% 치솟으며 16을 넘어섰다.
S&P500 지수 10대 업종이 대부분이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기술업과 재량적 소비업종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에너지업종은 소폭 올랐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 中 부양 기대감도 힘 못써
이날 국제통화기금(IMF)은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놀라울 정도로 높다"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의 3.5%에서 3.3%로 하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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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세계은행이 동아시아의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데 이어 IMF까지 글로벌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내리자 투자심리가 압박을 받았다.
중국의 추가적인 통화완화 조짐도 시장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 이날 중국 인민은행은 역(逆)RP(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통해 2650억위안(47조7000억원)을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아울러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은 '중국금융잡지' 기고를 통해 "중국의 경제 하락 압력이 여전히 크다"고 밝혀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임을 시사했다.
하지만 중국의 이같은 대규모 유동성 공급과 추가적인 완화 신호는 오히려 중국 경제의 하강 위험이 크다는 점만을 부각시켰다.
유럽 증시도 하락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이날 그리스를 방문해 안토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와 회담을 갖고 "그리스가 유로존에 남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메르켈 총리는 그리스가 채무위기에 빠진 뒤 처음 방문한 그리스에서 재정긴축에 화가 난 대규모 군중들의 시위와 맞닥뜨려야 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금값이 하락하고 달러가 강세를 보이고 국채 가격은 올랐다. 하지만 유가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에도 불구하고 3% 이상 급등했다.
이날 금 12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10.70달러, 0.6% 떨어진 1765달러로 마감하며 3일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반면 미국 원유 11월 인도분 선물가격은 배럴당 3.06달러, 3.4% 급등한 92.39달러로 체결되며 지난 10월1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 상승은 터키와 시리아 사이에 교전이 계속되며 긴장이 높아진데 따른 것이다.
달러는 유로화 대비 강세를 나타냈지만 엔화에 비해서는 소폭 떨어졌다. 미국 국채가격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상승하며 10년물 국채수익률이 3bp 하락한 1.72%로 내려갔다.
◆글로벌시장 상대하는 기술주 하락세 두드러져
이날 나스닥지수 하락률에서 알 수 있듯 기술주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다우지수에서는 기술주 3인방인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MS), 휴렛팩커드가 각각 2.71%와 1.68%, 0.62%씩 떨어졌다.
인텔은 이날 스탠포드 C. 번스타인이 PC에 대한 수요 약세로 내년 평균 판매가격이 떨어질 위험이 있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시장수익률 하회'로 낮춰 타격을 받았다.
뉴욕 증시의 시가총액 대장주 애플은 이날 0.36% 하락하며 지난달 사상최고가 702.1달러 대비 9.4% 떨어졌다. 애플은 이날 한 때 2.3%까지 급락하며 통상 조정 국면으로 판단하는 고점 대비 하락률 10%를 넘어섰다.
이날 노무라는 애플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며 '중립' 의견에 목표가 710달러를 제시했다.
US 뱅크의 글로벌 투자 전략가인 돈 드 클루는 "모든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정도"라며 "기술주는 사업이 훨씬 국제적이기 때문에 이러한 고민이 기술주에서 두드러졌다"고 지적했다.
이날 미국 뉴욕 남부 지방법원은 모기지와 관련한 사기 혐의로 웰스 파고를 제소했다. 이에 따라 웰스파고는 1.96% 하락했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도 0.75% 떨어졌다.
이날 장 마감 후에 알루미늄 업체인 알코아는 예상을 웃도는 3분기 이익과 매출액을 발표하며 그나마 긍정적으로 어닝 시즌의 개막을 알렸다. 알코아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날 장중에 0.11% 오른데 이어 시간외거래에서도 0.99%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KFC와 타코벨 등의 외식업체를 소유한 얌 브랜즈도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했다. 얌 브랜즈는 매출액이 예상에 미달했지만 순익이 예상을 웃돌아 시간외거래에서 3% 이상 오르고 있다. 무엇보다도 중국에서 동일점포 매출액이 6% 늘었다고 밝힌 점이 투자자들의 안심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