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과세율 조정 연기금 국유화, 러시아 지원 등 포함될 것
키프로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는 데 필요한 자금을 모으기 위한 '플랜 B'를 21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키프로스 관영 CNA 통신은 니코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이 키프로스 구제금융에 관한 결정을 21일까지는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 같이 보도했다.
아나스타시아데스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키프로스 현지시간, 런던시간 오전 7시 30분) 정당 지도부들과 회의를 연 후 이날 오후 '플랜B'를 의회에 내놓을 전망이다.
CNA는 이 계획에 10만유로 이상 예금에 대한 과세안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난 19일 의회에서 부결된 이전 안에는 키프로스 국민들의 분노를 촉발시킨 2만~10만유로 예금자에 대한 과세가 포함돼 있었다.
또 새로운 안에는 연기금을 국영화하는 방안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키프로스 여당 의원인 마리오스 마브리데스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준 공기업의 연기금을 국유화해 20억~30억 유로를 확보하는 방안이 대안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AP 통신은 키프로스 정부가 마련한 '플랜B'에는 러시아 지원이 일부 포함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러시아 지원 어느 정도?
현재 미할리스 사리스 키프로스 재무장관은 20일 모스크바를 방문한 후 러시아 정부 관계자들과 지원방안을 논의 중에 있다.
사리스 장관은 안톤 실루아노브 러시아 재무장관과의 첫 회동 후 "구체적인 것은 없지만 좋은 시작이었다"고 밝혔다.
사리스 장관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매우 건설적이고 솔직한 논의였다"며 "우리는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강조했으며 러시아로부터 어느 정도 지원을 얻을 때까지 해법을 찾기 위한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리스 장관은 러시아로부터 받은 25억 유로의 차관 만기를 5년 더 연장하고 상환 금리를 낮추는 데 더해 50억 유로를 추가 지원 받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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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사리스 장관은 현재 받고 있는 차관을 연장하는 것을 의미하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그것 이상 을 찾고 있다"고 답했다. 모스크바 논의는 21일에도 계속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부분적 지원이 키프로스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 본다. 러시아는 앞서 2008년 아이슬란드 지원 요청은 거절했으나 키프로스는 사업적인 이해관계와 정치적·종교적 동질성을 고려할 때 지원해 줄 가능성이 높다.
이반 트하카로브 르네상스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키프로스와 유럽연합 국가들과의 관계가 점점 험악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선 러시아가 '유럽의 구세주'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하카로브 이코노미스트는 구제금융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700억 달러에 달하는 러시아 돈이 키프로스 자본 통제의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키프로스가 러시아에 지원을 요청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키프로스 은행 예금주의 30~40%는 러시아 기업이나 러시아인들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당초 유럽 정부들이 키프로스 은행예금에 과세안을 결정하게 된 것도 이 돈이 키프로스에 예치된 러시아 '검은돈'을 간접적으로 공격한 것이란 의견을 제시해 왔다.
바실 세레브리아코브 BNP 파리바 투자전략가는 "러시아가 개입된 해법이 키프로스에게 가장 이상적인 것이 될 것"이라며 "유럽연합 정부들, 특히 독일은 키프로스에 대한 요구를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러시아가 개입한 해법이 정치적으로 경제적으로 더 나은 해법이 될 것"이라며 "완벽한 해법은 없을 테고 어떤 해법에도 피해는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에 은행 매각'설부터 가즈프롬 개입설까지
키프로스 정부가 자금 지원을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가운데 자금조달 방안과 관련한 여러 가지 루머들도 나오고 있다.
사리스 장관이 러시아를 방문하며 키프로스가 러시아 투자자들에게 키프로스 2위 은행인 포퓰러 뱅크를 매각할 것이란 루머가 돌았다. 현재 키프로스 정부 대변인은 매각이 없다고 부인한 상태다.
카티메리니 키프로스판은 키프로스 은행 중 부실 규모가 큰 '라이키' 은행을 러시아 투자자들이 약 40억 유로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국영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이 키프로스 남부 연안에 매장된 천연가스 개발권을 갖는 조건으로 키프로스를 직접 지원할 수 있다는 소문은 현재 가즈프롬이 부인한 상태다.
또 일부 언론은 키프로스가 유럽중앙은행(ECB)과의 특별약정으로 87억 유로를 조달받고, 옛 러시아 차관 재연장으로 25억 유로, 긴급세 신설로 37억 유로 등 모두 150억 유로를 조달할 것이라 보도하기도 했다.
키프로스는 2008년 이전까지 오랜 기간 고성장과 낮은 실업률 건전한 정부 재정 등을 자랑해 온 국가였으며 2009년 글로벌 경제위기 당시에도 유로존 내부에서 상황이 상대적으로 나쁘지 않았다.
현재 키프로스 정부는 은행예금에 대한 1회성 부담금을 부과해 58억 유로를 조달할 계획이 지난 19일 의회의 부결로 무산되자 대안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은행예금 대량 인출 사태를 우려해 은행영업 중단은 22일까지 연기된다. 25일은 공휴일이기 때문에 사실상 영업 재개는 26일 이후로 늦춰진 셈이다.
그러나 호황기 급속하게 불어난 신용과 그리스에 제공한 대출 등으로 은행권 부실 및 국가 부채 문제가 심화됐다. 2011년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키프로스 은행들의 자산은 키프로스 GDP의 835%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