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투초대석]박한오 바이오니아 사장.."수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바이오사업은 특별한 인내를 요구하는 벤처다. 고진감래랄까. 시간을 갖고 실력을 충분히 길러줘야 어느순간에 폭발력을 갖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1992년 현재의 박한오 사장(51·사진)이 직원 1명을 데리고 창업한 국내 바이오벤처1호,바이오니아(10,980원 ▼350 -3.09%)도 그런 궤적을 따르고 있다. 이 회사는 22년간 `유전자 기술'이라는 우물을 좁고도 길게 팠다. 그리고 이제 `점프'를 나타낼 시점에 이르렀다.
2005년 증시에 상장된 이후 지난해 까지 8년간 이 회사가 올린 매출은 모두 1400억원이다. 1년 평균 200억원이 안된다. "주주들이 참 답답했겠습니다"라고 대뜸 한마디 했더니 박 사장은 웃으면서 그간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바라보고 있는지 들려줬다. 그속에는 `암이 정복될 수도 있겠구나'라는 느낌이 들게하는 유전자 치료기술 상용화에 대한 비전이 들어있었다.
그냥 구상이 아니라 굴지의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아벤티스가 다가와 지난해 5월 부터 공동연구를 진행할 정도로 현실성을 갖고 있다. 연구가 성공하면 기술 이전료를 두둑히 받게된다. 이달 초 방한한 사노피 그룹 크리스 비바커 회장의 박 사장을 따로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RNAi(RNA interference)로 불리는 유전자신약은 사노피를 포함해 화이자, 머크, 로슈 등 굴지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손을 댔다가 여러번 좌절을 겪은 것이다. 그런 일을 한국의 벤처회사가 해내고 있는 것이다. 이 회사는 최근 8년 매출의 33.3%인 466억원을 유전자 기술개발에 쏟아부었다. 이 기간 동안 바이오니아는 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연구개발비를 조금만 줄였다면 손쉽게 영업이익을 올렸을 테지만 그길을 택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는 연구소 및 실험실용 유전자 물질을 제공하는 것이 매출의 주축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유전자로 질병유무와 정도를 재는 분자진단과 '새미알앤에이(SAMiRNA)'로 명명된 유전자신약이 `캐시카우'로 등장할 전망이다. 모두 유전자를 추출해 대량으로 증폭(일종의 복제)하고 합성할 수 있는 유전자 재조합기술을 응용한 것이다.
바이오니아의 올해 매출 목표는 작년보다 50%가량 늘어난 300억원이다. 증권가 전망대로 유전자신약에 대한 기술수출에 성공하면 매출은 5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박 사장은 "이제 수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2~3년 뒤면 매출 1000억원, 영업이익률 50%를 기록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전자신약개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개발중인 유전자신약이 무엇이 다르길래 사노피 같은 글로벌 제약사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까.
독자들의 PICK!
▶ 우리 몸에 해로운 단백질이 지나치게 많이 생겨 병이 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 치매 등이 대표적입니다. 전통적으로 몸에 필요한 단백질을 넣어주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단백질의 기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치료를 해왔지요. 그러다 1998년 DNA의 정보를 전달하는 메신저 RNA(mRNA)에 특별한 유전자 물질을 붙여 파괴시키면 유해 단백질을 차단할 수 있다는 RNAi라는 혁신적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노벨상까지 받은 이 연구가 난치병 치료의 새장을 열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앞다퉈 돈을 쏟아부으며 기술개발에 나섰죠. 그러나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금융위기로 인한 경제적 이유도 있지만 기술적인 문제가 더 컸습니다. RNAi를 세포속으로 집어넣는 운반체가 좋지 못했던 탓입니다. 지금까지 시도된 것은 세포내에 있는 '리포솜'이라는 공모양 입자에 RNAi를 싸서 넣는 것이었는데 그러다보니 운반양이 적고 덩치만 커져 세포로 전달되기 쉽지 않았습니다. 대형 화물차에 짐은 적게 실은 채 좁은 도로를 들어가려고 했다고 할까요.
우리가 개발한 새미알앤에이(SAMiRNA)는 우리만의 특허기술을 이용해 RNAi를 기타 물질과 섞어 합성한 다음 나노입자로 만든 것입니다. 단위입자당 포함된 RNAi 양이 많고 크기가 작으니 세포안으로 들어갈 확률도 높죠. 세포막이라는 좁은 도로는 작은 화물차가 저마다 충분한 짐을 싣고 여러대가 들어가는 것이 효과적이죠. 기존 기술과 차이를 반도체에 비유하면 `수율'차이입니다. 2001년부터 개발에 들어가 2009년 물질을 개발하고 특허를 등록하고 있습니다.
- 지금 어느 수준까지 개발된 상태입니까?
▶ 동물효능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암세포를 유발한 생쥐에 SAMiRNA를 투여해 암세포들이 실제로 죽는지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대장암 모델에서는 효과를 확인했고요. 사노피에서 이걸 보고 간암치료제 쪽을 해보자고해서 간암을 이식한 쥐에게 성능테스트를 하고 있습니다. 간암은 현재 치료제가 없습니다. 간암도 발병원인도 여러가지인데 사람마다 암을 일으킨 유전자를 판독해 그것과 호응하는 mRNA를 파괴시키면 치료할 수 있지요. 항암제는 임상2상 시험만 끝나도 시판승인이 이 가능한 만큼 간암치료제는 4~5년 정도면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개발에 성공하면 획기적이겠습니다. 회사의 실적에 어느정도 도움이 되겠습니까.
▶ 질병을 일으키는 유전자만 찾아내면 다 치료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일종의 플랫폼기술(기반기술)이기 때문에 가능성의 영역이 대단히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자진단 기술이 선행돼야 가능한 것이기도 하고요. 지난해 5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사노피와의 공동연구는 올 상반기말로 완료될 예정입니다. 성과와 기술을 사노피가 인정하면 기술이전계약을 해서 수확을 거두게 될 것입니다.
아직 어느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할지 아직 정하지 못했는데 확실한 것은 SAMiRNA 임상단계 모두를 자체적으로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어느 정도 까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기술수출 할 계획입니다. 전임상단계에서는 돈을 많이 주지 않으니까 신약의 가치가 어느 정도 오를 때까지 자체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 한뒤 라이선스아웃을 할 계획입니다.
- 바이오산업은 장기적인 연구개발이 필요한 분야입니다. 지겨울 정도로 끈질기게 연구개발을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습니까.
▶ 후배들이 창업한다고 할 때 신생기업이 기존 기업과 경쟁하는 것은 달걀로 바위치기라고 얘기를 해줍니다. 그러나 스스로 다이아몬드가 된다면 바위를 깰 수 있다고 말합니다. 요즘 창조경제가 국가적 화두입니다만 혁신을 통해 새로운 것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그 혁신은 당연히 특허로 증명이 되고 보호받아야 합니다. 지식재산권을 많이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바이오니아는 특허가 400건 가까이 됩니다.
- 현재 주력사업인 연구용유전자 사업과 분자진단 사업 전망은 어떻습니까.
▶연구자용 유전자는 우리가 국내 1위 기업이라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분자진단은 2009년에 시작한 이래 국내에 치중한 감이 있는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할 예정입니다. 빠르고 정밀하며 적은 비용으로 분석이 가능해 경쟁력이 있다고 봅니다. 또 국내에선 유일하게 진단키트, 진단장비, 판독프로그램 등 분자진단에 필요한 3가지 요소를 모두 자체 생산한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장비를 사간 곳에는 진단키트를 팔 수 있어 매출 지속성도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