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피부색 따져, 임신 중 극단시도 충동"...英왕실 폭로한 왕자비[뉴스속오늘]

"아기 피부색 따져, 임신 중 극단시도 충동"...英왕실 폭로한 왕자비[뉴스속오늘]

전형주 기자
2026.03.07 06:00
[편집자주] 뉴스를 통해 우리를 웃고 울렸던 어제의 오늘을 다시 만나봅니다.
영국 왕실과 결별하고 미국에 거주 중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2021년 3월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CBS에서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영국 왕실과 결별하고 미국에 거주 중인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2021년 3월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CBS에서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뉴스1

2021년 3월7일. 1000년 권위 영국 왕실을 뒤흔드는 폭로가 나왔다. 해리 왕손 부인 메건 마클은 방송에서 자신의 아들이 흑인 혼혈이라 왕족으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마클은 또 "임신 중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고도 했다. 무려 1710만명이 시청한 이 인터뷰로 해리 왕손 부부는 영국 왕실과 돌이킬 수 없는 사이가 됐다.

해리 "母 이어 마클까지 잃을 수 없어"
AFP=뉴스1
AFP=뉴스1

해리 왕손 부부와 영국 왕실 갈등은 2020년 1월 분출됐다. 그 중심엔 부인 마클이 있다. 해리 왕손은 마클에 대한 타블로이드 매체의 관심이 선을 넘은 지 오래지만 왕실이 이를 사실상 방관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타블로이드지는 마클이 까다로운 성격의 소유자라 왕실 직원 여럿이 퇴사했다거나, 손윗동서인 케이트 미들턴 왕세손비에게 화를 내 눈물을 흘리게 했다는 보도를 냈다.

결국 해리 왕손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파파라치를 피해 이동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어머니 다이애나 왕세자비를 언급하며 아내 마클까지 언론의 희생양이 될까 두렵다고 밝히며 왕실로부터 독립을 선언했다.

하지만 이해관계에서 충돌이 발생했다. 해리·마클 부부는 여왕과 영국연방에 대한 의무 일부만 이행하는 방향을 원했지만 왕실은 완전한 독립을 요구했다. 또 이들 부부가 윈저성(城) 부지 내 저택을 리모델링하는 데 사용한 240만파운드(36억원)를 반납할 것을 요구했다.

해리는 '왕실 교부금'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이는 전체 지출의 5%에 불과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의 지출 95%는 부친 찰스 3세 왕자가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아기 피부색이 얼마나 검을까"
메건 마클 왕자비(왼쪽)와 해리 왕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진=AFP=뉴스1
메건 마클 왕자비(왼쪽)와 해리 왕자,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사진=AFP=뉴스1

마클 폭로는 이 같은 배경에서 나왔다. 마클은 미국 CBS가 방송한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에서 "(2019년 태어난) 아들 아치 임신 중 왕실에서 '아이에게 왕자 칭호를 못 준다, 경호 대상이 아니'라는 말을 들었다"며 "'아기 피부색이 얼마나 검을까'라는 말까지 나왔다고 해리한테 들었다"고 주장했다. 할리우드 배우 출신인 마클은 아버지가 백인, 어머니가 흑인이다.

마클은 "영연방 국민의 60~70%가 유색인종인데 왕실 핵심 분위기는 그랬다"며 왕실 내 인종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누가 아치 피부색을 거론했냐'는 윈프리 질문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함구했다.

마클은 또 "왕실에서 고립되다 보니 임신 5개월 때 자살 충동까지 느꼈다. 개인사에 대한 언론의 매도, 내 정신적 어려움에 대해 왕실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묵살당했다"고도 했다.

인터뷰에 함께 나온 해리도 "공무를 끝내고 집에 가면 메건이 늘 울면서 아이 젖을 물리고 있었다"고 했다.

마클은 "난 내 일과 삶, 조국 등 모든 것을 버리고 왕실에 평생 복무하러 들어갔었다"며 처음엔 왕실과 척을 지려는 마음이 없었다고 했다. 이어 "내가 너무 순진했다"며 "왕실이 날 보호해줄 것이라고 믿은 게 가장 후회된다"고 했다. 해리 역시 "왕실의 이해 부족과 지원 부족 탓에 떠났다"며, 경호 등 특권이 박탈된 데 대해 "상처 받았다"고 했다.

이번 방송은 윈프리의 회사 하포 프로덕션이 기획·제작했다. 방송사인 CBS는 이 제작사에 최소 700만달러(약 80억원)를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마클 주장, 대부분 사실과 달랐다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사진=AFP=뉴스1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 /사진=AFP=뉴스1

마클 주장은 영국 왕실 전체에 큰 타격을 안겼지만 대부분 사실과 달랐다. 왕실 내 존재한다는 인종차별 주장과 별개로 아치에게 왕자 호칭이 주어지지 않은 건 관례에 따른 결정이었다.

1917년 영국왕 조지 5세는 '왕자' 칭호를 군주의 아들과 손자, 또 증손자 중에서는 왕위를 계승할 장손의 장남에게만 부여하도록 하는 허가서(letters patent)를 발표했다.

이 관례에 따라 여왕 엘리자베스2세의 증손자 중에서는 윌리엄 왕세손의 맏아들 조지(7·Prince George of Cambridge)만 '왕자' 신분으로 태어났다. 해리의 아들 아치는 할아버지 찰스 왕세자가 2022년 왕위에 오르면서 왕의 손자로서 '왕자' 신분을 얻었다.

엘리자베스 2세는 2012년 12월 조지 5세 허가서를 수정해 찰스 왕세자 맏아들(윌리엄 왕세손)의 모든 자녀에게 '왕자'와 '공주' 칭호를 부여하기로 했다. 메건은 여왕의 이 같은 조치에서 아치만 제외된 것이 '차별적'이라고 비판했지만, 여왕의 조치는 해리 부부가 결혼(2018년 5월)하기 훨씬 전 일이다.

영국인 47% "마클 인터뷰, 부적절"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 /사진=AFP=뉴스1
영국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의 오프라 윈프리 인터뷰를 보고 있는 시청자들. /사진=AFP=뉴스1

해리·마클 부부 발언을 두고 영국과 미국 여론은 온도 차를 보였다. 영국 여론조사기관 유고브 조사 결과 미국 성인 중 44%가 인터뷰에 응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답하고 20%가 부적절했다고 답했다. 반면, 영국 성인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21%가 적절하다는 답을 보인 반면, 47%가 부적절했다고 답했다.

영국 언론에서는 해리 왕손의 서섹스 공작 직위를 박탈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영국 대중지 미러는 엘리자베스 2세가 윈프리와 인터뷰 후 해리 왕손 부부에게 화가 났으며 공작 직위를 박탈할 수도 있다고 왕실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반면 미국에서는 해리 부부에게 공감하는 입장이 많았다. 한 독자는 미국 뉴욕타임스에 보낸 의견을 통해 "지위고하에 상관없이 모든 가정은 문제가 있고 싸우고 또 절연을 하기도 한다"며 "메건과 해리가 고장난 가정을 가졌다고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괜찮다"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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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주 기자

안녕하세요. 스토리팀 전형주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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