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년 전 비데 공장 아르바이트를 함께 했던 배우 유해진과 류승룡이 제62회 백상예술대상 주인공이 됐다.
유해진은 영화 '왕과 사는 남자'로 지난 8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을 받았다.
유해진은 "남자 주연상은 조금 기대했는데 안 돼서 제 마음도 추슬러야 하니까 앉아서 '아직 좀 멀었구나'라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슬슬 카메라가 저한테 오길래 작품상인가 했는데 대상이 이렇게 생겼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제가 연극을 떠나 영화를 하면서 '먹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 조연상을 주더라. '마흔다섯까지 했으면 좋겠다'고 했었는데 그 시간도 훨씬 지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연상에 충분히 만족하고 '연기만 열심히 하자'는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대상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유해진은 '왕과 사는 남자'를 찾아준 1700만 관객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무대 인사에 가면 극장에 활기가 돌고 잊힌 극장의 맛을 아시는 것 같아서 다행스럽고 좋았다"며 "그게 또 '살목지'로 가고 있는 것 같고 여러 영화가 여러분의 관심을 받는 것 같아 기쁘다"며 극장가 회복세에 기쁨을 표했다.
이어 유해진은 "현장 분위기를 과하게 즐겁게 해 준 장항준 감독에게 고맙다"며 "연기는 상대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제가 몰입할 수 있었던 건 좋은 눈빛과 호흡을 박지훈 배우가 준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방송 부문 대상은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류승룡에게 돌아갔다.
류승룡은 "유해진과 30년 전에 뉴욕 라마마 극장에서 포스터 붙이고 같이 고생했던 때, 조치원 비데 공장에서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했던 때가 생각난다"며 유해진과의 30년 우정을 떠올렸다.
이어 "이렇게 둘이 생각지도 못하게 대상을 받게 되니까 감개무량하다"고 뭉클함을 안겼다.
류승룡은 또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를 언급하며 "김 부장은 화려하고 긴 제목에서 '서울 자가', '대기업 부장' 타이틀을 다 잃고 결국 김낙수 자신만 남게 되는 이야기다. 이름도 '낙수', 떨어지는 물이다. 그 물이 떨어지면 모든 것이 끝장날 줄 알았는데 그 물이 흘러 시냇물, 강물이 되고 바다로 흐르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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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떨어지는 김 부장이 아닌 흐르는 김낙수가 될 수 있었던 건 아내의 따뜻한 말 한마디였다. 누군가를 살리는 건 멀리 있거나 대단한 게 아니다. 진심을 담은 말 한마디"라며 "당연함 속에서 저희가 조금만 공감하고 용서하고 용기를 낸다면 서로에게 선물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여 감동을 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