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상자산 매집을 선언한 코스닥 DAT(디지털자산 트레저리) 상장사들이 올 들어 증시에서 고전하고 있다. 기업가치와 직결되는 가상자산 가격이 국내외 증시 랠리와 동떨어진 약세를 이어가면서 투자심리가 사그라드는 모양새다.
11일 한국거래소에서 비트맥스(3,160원 ▲120 +3.95%)는 3160원에 거래를 마치며 연초 대비 50.25% 하락을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같은 기간 591억원에서 338억원으로 내려앉은 상태다. 2021년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맥스트'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이곳은 지난해 2월 사명 변경과 함께 국내증시에서 최초로 DAT를 선언했다.
다른 비트코인 DAT 기업 비트플래닛(672원 0%)(옛 SGA)은 연초 대비 23.38% 내린 672원으로 지난달 17일 장을 마친 채 액면병합에 따른 거래정지에 돌입, 현재 거래재개를 기다리고 있다. 현 시총은 791억원이다.
파라택시스이더리움(1,622원 ▼98 -5.7%)(옛 신시웨이)은 이날 1622원(시총 363억원)으로 마감, 올 들어 3.31% 상승했으나 사업전환 전 본업인 IT(정보기술) 보안솔루션이 실적을 떠받치는 실정이다. 코스닥 지수는 같은 기간 30.46% 상승했다.
적자 누적을 이유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넘겨져 상장폐지 위기를 맞은 곳도 있다. 파라택시스코리아(416원 0%)(옛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의 지난달 7일 거래정지 직전가는 416원(시총 441억원)으로 연초 대비 하락률이 53.57%에 달했다.
주가 약세 원인으로는 지난해 10월 미·중 무역갈등이 촉발한 가상자산 가격 폭락이 거론된다. 당시 12만달러를 돌파한 비트코인은 올 2월 6만달러대까지 내린 뒤 이달 들어 8만달러대에서 등락 중이다.
케빈 워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후보자 지명과 미국-이란 전쟁발 물가상승 압력 등이 기준금리 인하·유동성 확대 기대감을 짓누르면서 가상자산 가격은 전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는 비트코인·이더리움을 모은 기업들의 대규모 평가손으로 직결됐다.
국내 DAT 기업들의 지상과제는 증시 잔류다. 이들에게는 전환사채(CB)·우선주 발행이 가상자산 매집의 주된 자금원인 탓에 상장폐지가 기업존속을 위협하는 리스크로 작용한다.
올 들어 비트맥스·비트플래닛이 주식 액면가를 높이고 파라택시스코리아가 파라택시스이더리움과의 기업합병에 돌입한 데 대해 시장에선 금융위원회의 '동전주' 상폐 방침을 의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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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가 또다른 상폐기준인 시총 하한선을 올 하반기 200억원, 내년 300억원으로 상향하겠다고 예고한 탓에 DAT 기업들의 상폐위기 탈출 가능성은 미지수로 평가받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행사례인 미국 스트래티지(옛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2020년부터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여 현재 평가손 부담이 덜한 편"이라며 "가상자산 급등기인 2024년 11월 이후 DAT 전략을 펼친 기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