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중공업이 해양플랜트 기술을 앞세워 FLNG(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 대형 수주와 미래 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때 조선업계의 대표적인 골칫거리로 꼽혔던 해양플랜트 사업을 꾸준히 지키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27,550원 ▼150 -0.54%)은 올해 들어 누적 수주액이 96억달러로 연간 목표였던 139억달러의 69.1%를 달성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누적 수주액이 40억달러대에 머물렀지만 이달 들어 두 건의 FLNG 계약을 따내며 수주 실적이 급증했다. 지난 8일에는 이탈리아 국영 에너지기업 ENI의 모잠비크 '코랄 노르트' 프로젝트(23억9000만달러)를 따냈고, 9일에는 미국 LNG(액화천연가스) 개발업체 델핀 미드스트림과 '델핀 FLNG 프로젝트' 1호기를 28억8000만달러에 계약했다.
FLNG는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생산·액화·저장·하역할 수 있는 초대형 해양플랜트다. 1기 가격이 통상 2조~4조원에 달해 LNG 운반선 20척 안팎에 맞먹는 수준이다. 고수익 사업으로 꼽히지만 설계부터 건조까지 높은 기술력이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로 알려져있다.
몇 년 전만 해도 해양플랜트 사업은 국내 조선업계의 대표적인 애물단지였다. 국제 유가 급락과 프로젝트 지연, 잦은 설계 변경 등이 겹치면서 조선사들은 막대한 손실을 떠안아야 했다. 해양플랜트 부실은 조선업 장기 침체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됐다. 당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대신 함정 등 특수선 사업에 무게를 싣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계기로 급변했다. 에너지 안보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면서 LNG 공급망 다변화 수요가 확대되면서다. 여기에 인공지능(AI) 산업 성장에 따른 전력 수요 증가까지 겹쳤다. 시장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올해 하반기 델핀 FLNG 2호기와 캐나다 웨스턴 FLNG 등 2건의 후속 수주도 따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해양플랜트 중심의 부유식 기술을 발판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대표적인게 '바다 위 원자력발전소'로 불리는 부유식 소형모듈원전(FSMR)이다. 삼성중공업은 한국원자력연구원과 FSMR을 공동 개발해 지난해 미국 선급협회(ABS)로부터 기본인증(AIP)을 획득했다.
AI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면서 부유식 데이터센터(FDC) 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4월 FDC AIP를 획득한데 이어 이달 초엔 그리스 선주사 캐피탈, 영국 로이드선급과 'FDC 3자 사업 협약'을 체결했다. FDC는 육상 데이터센터의 부지 부족과 냉각 효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북미 현지 조선사보다 빠른 납기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개화 시 글로벌 빅테크와 선사들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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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세계 1위의 FLNG 건조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양 사업 분야에서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며 "최근 AI 수요 증가로 주목받고 있는 FDC 등 연관 시장에서 선제적 입지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