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글 떠난 두명의 천재…"AI 전쟁은 지금부터다"

[AI+] 구글 떠난 두명의 천재…"AI 전쟁은 지금부터다"

김평화 기자
2026.06.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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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GPU보다 귀한 AI 인재…구글 핵심 연구자 잇단 이탈에 시장도 '출렁'
'제미나이 공동리드' 노엄 사지어, 챗GPT 개발사 '오픈AI'로
'노벨화학상 수상' 존 점퍼,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에 합류

[편집자주] AI 뉴스는 매일 쏟아지지만 진짜 재미는 그 뒤에 있다. 'AI+'는 국내외 AI 이슈와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을 따라간다. 낯선 기술 뒤에 숨은 돈의 흐름과 시장 참여자들의 선택, 산업의 변화를 이야기로 풀어낸다.
AI 업계 핵심 연구자들의 이동이 인공지능 패권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AI 업계 핵심 연구자들의 이동이 인공지능 패권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한 이미지

요즘 AI 업계에서 가장 비싼 자산은 엔비디아의 GPU가 아니다. 사람이다.

과장처럼 들리지만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꽤 현실적인 얘기다. GPU는 물론 비싸다. 물량도 부족하고 전력도 필요하다. 그래도 돈을 주고 살 수 있다. 하지만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자는 다르다. 돈을 쏟아붓는다고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구글이 요즘 이 사실을 누구보다 뼈아프게 느낀다. 불과 며칠 사이 구글을 대표하던 AI 연구자 두 명이 잇따라 회사를 떠나서다. 한 명은 노엄 샤지어. 구글의 생성형 AI 모델 제미나이 공동 리드였던 그는 챗GPT 운영사 오픈AI로 향한다. 다른 한 명은 존 점퍼. 구글 딥마인드 부사장이자 단백질 구조 예측 AI '알파폴드' 핵심 연구자인 그는 클로드 운영사 앤트로픽에 합류한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영역의 상징이다. 샤지어는 생성형 AI의 뿌리에 가까운 인물이다. 2017년 발표된 논문 'Attention Is All You Need'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이다. 이 논문은 오늘날 챗GPT와 제미나이, 클로드 같은 거대언어모델의 기반이 된 트랜스포머 구조를 제안했다. 쉽게 말해 지금의 생성형 AI 시대를 연 설계도에 그의 이름이 있다.

커리어도 꽤 드라마틱하다. 샤지어는 구글을 떠나 캐릭터AI를 공동 창업했다. 이후 구글은 2024년 캐릭터AI 기술 라이선스와 연구진 영입 성격의 거래에 약 27억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샤지어는 다시 구글로 돌아와 제미나이 개발을 공동으로 이끌었다. 그런데 2년도 채 되지 않아 이번에는 오픈AI로 떠나게 됐다.

점퍼는 또 다른 의미에서 상징적이다. 그는 알파폴드 개발로 2024년 노벨화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노벨위원회는 당시 데이비드 베이커에게는 계산 단백질 설계 공로를, 데미스 허사비스와 존 점퍼에게는 단백질 구조 예측 공로를 인정했다. 알파폴드는 AI가 단순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는 수준을 넘어 과학 연구의 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표 사례다.

생성형 AI의 핵심 인물과 과학 AI의 상징적 인물이 거의 동시에 구글을 뛰쳐나갔다. 시장은 곧바로 반응했다. 알파벳(구글) 주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4.99% 하락했다. 외신들은 샤지어와 점퍼의 이탈이 구글의 AI 경쟁력에 대한 투자자 우려를 키웠다고 전했다. 바론스는 점퍼의 앤트로픽행이 투자심리에 부담을 줬다고 보도했다.

노엄 샤지어(왼쪽)와 존 점퍼. /사진= Ynet News, Britannica
노엄 샤지어(왼쪽)와 존 점퍼. /사진= Ynet News, Britannica

구글이 갑자기 AI 경쟁에서 밀려났다고 단정할 일은 아니다. 구글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AI 연구조직과 자체 AI칩 TPU, 방대한 데이터,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고 있다. 제미나이도 빠르게 성능을 끌어올리고 있다.

문제는 분위기다. AI 업계의 상징적 인재들이 구글에 머무르기보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을 선택하고 있다는 장면 자체가 시장에는 강한 신호로 읽힌다.

사실 몇 년 전만 해도 AI 경쟁의 주인공은 '모델'이었다. 누가 더 똑똑한 챗봇을 내놓느냐가 관심사였다. 지난해부터는 전쟁터가 데이터센터로 옮겨갔다. 누가 엔비디아 GPU를 더 많이 확보하느냐, 누가 전력을 더 빨리 끌어오느냐, 누가 더 큰 AI 공장을 짓느냐가 핵심 이슈가 됐다.

최근에는 이 흐름이 다시 사람으로 돌아오고 있다. 최신 GPU 수십만장을 갖고 있어도 그것을 제대로 굴릴 연구자가 없으면 의미가 없다. 데이터센터는 지을 수 있고, 서버는 살 수 있지만, 모델 구조를 바꾸고 학습 효율을 끌어올리고 새로운 제품으로 연결할 사람은 희소하다.

AI 기업들의 인재 영입전이 점점 프로 스포츠 이적시장처럼 변하는 이유다. 팀은 많고, 돈은 넘치는데, 경기의 흐름을 바꿀 선수는 극소수다. 오픈AI, 앤트로픽, 메타, 구글, xAI가 모두 같은 선수들을 보고 있다. 몸값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

구글 입장에서 더 뼈아픈 부분은 따로 있다. 구글은 생성형 AI 시대의 원천기술을 가장 많이 갖고 있던 회사다. 트랜스포머도 구글에서 나왔고, 딥마인드도 구글 품에 있다. 알파폴드 같은 과학 AI의 대표 성과도 구글 딥마인드가 만들었다. 말하자면 금광을 가장 먼저 발견한 회사다. 그런데 금광을 발견한 사람들이 하나둘 다른 광산으로 가고 있다.

업계에서는 몇 가지 이유가 거론된다. 빅테크 특유의 느린 의사결정, 연구와 제품화 사이의 간극, 스타트업에 비해 제한적인 보상 구조가 구글의 발목을 잡는다. 반면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지 10년이 채 되지 않은 오픈AI와 앤트로픽은 몸집이 가볍다. AI 하나에 모든 조직이 집중돼있다. 구글은 변호사 수만 해도 오픈AI의 전 직원수와 비슷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구글에서는 거대한 조직의 한 축이지만 오픈AI나 앤트로픽에서는 회사의 방향을 바꾸는 핵심 선수로 활약할 수 있다. 특히 오픈AI와 앤트로픽은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는 만큼, 초기 핵심 인재에게는 금전적 보상 기대도 크다.

한국 기업들도 AI 데이터센터, AI 반도체, AI 전환을 경쟁적으로 말한다. 중요한 질문은 "그래서 누가?"다. AI 인프라 위에서 실제 모델과 서비스를 만들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있느냐가 중요하다. AI는 설비산업처럼 보이지만, 결국 사람이 '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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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평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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