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

여야가 대한민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 진출 실패의 주된 원인으로 '축구계 카르텔'을 지목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구성되는 대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전망인데 사상 초유의 '대한축구협회 청문회'가 성사될지 관심이 모인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29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문체위가 구성되지 않아)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은 아닌 상황"이라며 "원 구성이 마무리되는 대로 협회 관련 청문회를 여는 것이 (이번 사태 규명의) 가장 빠른 방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 의원은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으로 전반기 문체위 여당 간사를 역임했다.
한병도 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도 국회 차원의 대응을 예고했다. 한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협회와 대표팀은 정몽규 회장이나 홍명보 감독 등 몇몇 소수의 사유물이 아닌 국민 모두의 것"이라며 "민주당은 협회의 독선과 무능이 국민을 실망하게 하는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국회 차원의 대책 마련을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청문회는 소관 상임위원회의 재적위원 3분의 1 이상의 요구로 열린다. 청문회 대상 중 하나로 '사회의 안녕·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이 명문화된 만큼 문체위 판단에 따라 언제든 개최가 가능하다. 구속력이 약한 현안질의와 달리 청문회는 국정감사법을 준용해 동행명령장 발부가 가능하다. 무단 불출석 시 3년 이하, 위증 시 1년 이상 5년 이하의 징역이 각각 내려질 수 있다.
협회를 상대로 한 청문회가 개최된다면 이번이 처음이다. 현안질의는 역대 세 차례 실시됐는데 가장 최근이 2024년 9월이었다. 당시에는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 논란과 폐쇄적인 협회 운영이 핵심 안건이었다. 정 회장과 홍 감독 등 주요 인사들이 출석한 상황에서 의원들의 질타는 쏟아졌으나 협회 차원의 즉각적인 변화가 이뤄지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국민의힘은 청문회보다 협회 차원의 각성과 변화에 무게를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종오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협회 기득권을 탈바꿈시키는 게 중요하지만 청문회까지 필요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 회장이 사퇴하면) 60일 안에 선거가 치러져야 하는데 여전히 협회장 선거는 직선제가 아니다"라며 "개정할 수 있음에도 개정하지 않는 문제 등을 다각도로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홍 감독 개인의 사퇴로 끝낼 문제가 아니다. (협회가) 국민적 신뢰를 다시 얻으려면 꼬리 자르기가 아닌 협회 운영 전반의 의사결정 구조와 책임 체계를 근본적으로 들여다봐야 한다"며 "문체위에서도 협회가 반복적으로 지적받아온 불투명한 감독 선임, 특정 인맥 중심의 폐쇄적인 의사결정 등에 대해 면밀히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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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 전 협회 부회장(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정 회장은 황금세대와 함께 12년간 협회를 운영해오다 아무것도 이룬 것이 없이 당장 그만둔다고 한다. 책임감이 있다면 어느 정도 수습하고 변화의 틀은 만들어 놨어야 한다"며 "협회를 지금 이대로 두면 내부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묻는 이전투구만 보이다 어물쩍 넘어가기 십상"이라고 지적했다.
허 전 부회장은 "정치권이 지금 해야 할 일은 계도다. 호통만 친다고 해서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며 "유소년부터 A대표팀에 이르기까지 한국 축구의 체계를 갖추기 위한 협회 시스템 전면 재정비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회가 협회가 나아가야 할 길을 함께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