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경기 활황에 따른 화성시 동탄구 및 인근 지역 아파트값이 역대급 상승률로 치솟으면서 정부가 규제지역 추가 지정에 나섰다. 지난해 10·15 대책으로 수도권 규제지역을 확대한 지 8개월여 만이다. 정부는 신속한 대응을 통해 부동산시장 이상 과열을 막고 집값 상승을 최대한 억제할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경기도 화성시 동탄구, 용인시 기흥구, 구리시를 투기과열지구와 조정대상지역으로 추가 지정한다고 30일 밝혔다. 투기과열지구 및 조정대상지역 지정 효력은 7월1일부터 발생한다. 경기도는 이들 지역을 7월5일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한다. 이로써 경기도 내 12개던 토허구역은 15개로 늘어났다.
이재명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집값 안정을 강조했던 만큼 사실상 취임과 동시에 부동산 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첫 규제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6월 발표한 대출 억제책 중심의 6·27 대책이다. 레버리지를 통한 집값 상승을 막고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는 것이 골자로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시 6개월 내 전입 의무도 부과했다. 정책대출도 규제하기 위해 생애 최초 주택구입 목적의 주담대 규제도 강화해 LTV(주택담보인정비율) 기존 80%에서 70%로 낮췄다.
6·27 대책은 유례를 찾기 힘든 강력한 규제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규제가 발표되고 얼마 뒤 이재명 대통령은 당시 정책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려진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을 공개석상에서 칭찬하기도 했다. 6·27 대책 발표 이후 잠시 집값 상승률이 주춤하는 모습이 나타났으나 중장기적인 집값 안정 효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 몇 달 효과를 보기도 전에 강남3구(강남구·서초구·송파구)와 용산구 등 서울 주요 상급지 집값이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이에 정부는 다시 10·15 대책을 빼내들었다. 10·15 대책은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토허구역으로 지정하는 초강력 규제책이었다. 금융규제도 6·27 대책보다 한 발 더 나아가 강화했다. 주택 가격에 따라 주담대 한도를 차등 적용한 것이다. 시가 15억원 이하 주택은 기존과 같이 6억원까지 대출이 가능하지만 15억원 초과 25억원 이하 주택은 4억원, 25억원 초과 주택은 2억원까지만 대출이 가능해졌다.
상승 탄력을 받기 시작한 집값을 빠르게 억누르기 위한 초강경책인 만큼 10·15 대책 이후 한동안 집값 상승세가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더해 정부가 다주택자의 매물 출회를 유도하기 위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히면서 서울 상급지에서는 집값이 하락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역시 오래가지는 못했다.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를 전후해 서울과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다시 아파트 가격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특히 반도체 경기 활성화로 동탄, 기흥, 구리 등 경기 남부권의 집값이 요동치자 정부는 이날 이들 지역을 신규 규제지역으로 지정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투기 수요는 분명 이전보다 줄어들 전망"이라면서도 "시장의 자금이 완전히 사라지기보다는 인근 비규제지역으로 이동하는 풍선효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