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반도체 사이클 구조적 변화…美 진출, 韓공장 쪼개기 아냐"

최태원 "반도체 사이클 구조적 변화…美 진출, 韓공장 쪼개기 아냐"

뉴욕=심재현 특파원
2026.07.11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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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스닥 상장 직후 기자간담회
"전략적 투자…AI 새 기술 확보해야"
"액면분할 실무진 요청시 검토할 수 있어"

(서울=뉴스1) =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10일 나스닥 ADR 상장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2026.7.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10일 나스닥 ADR 상장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2026.7.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확신하면서 글로벌 자본시장 진출을 통한 재무적 전략 확대를 선언했다. 최근 제기되는 반도체 고점론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의 격차가 여전히 크다고 반박했다.

최 회장은 이날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진행된 국내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AI 시대가 오면서 구조적인 체질 변화가 일어났다"며 "과거와 같은 단순한 경기 사이클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진단했다. 최 회장은 현재의 AI를 '4~5세 어린아이'에 비유하면서 "범용인공지능(AGI) 세상이 올 때까지 학습량과 애플리케이션이 늘어나면서 메모리 수요는 폭발적으로 지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캘리포니아에서 만난 빅테크 고객사마다 칩을 더 달라고 아우성"이라며 "우리가 생산 능력을 가속화해도 수요를 따라잡기 힘든 제약 조건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일반적인 금융시장 논리와는 조금 다른 특별한 상황"이라며 "계속 투자하면서 규모를 키우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렇다고 빚을 내서 투자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우리 돈만으로 다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라며 "과거보다 훨씬 가벼운 자본 구조로 공급을 늘려갈 수 있는 모델을 만들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는 메모리 반도체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AI 기술에 더 접근할 새로운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전략적인 투자를 통해 새로운 기술을 확보하고 새로운 사업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제공=SK하이닉스
/사진제공=SK하이닉스

미국 내 반도체 팹(생산공장) 건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중하면서도 열린 태도를 유지했다. 최 회장은 "메모리 팹을 지으려면 전력, 깨끗한 용수, 대규모 부지, 숙련된 노동력 등 까다로운 조건이 맞아야 한다"며 "조건에 부합하는 장소가 있다면 미국이든 전 세계 어디든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것이 국내 투자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한국에 최대 규모의 투자를 하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며 "이를 두고 제로섬 게임이나 한국 파이를 쪼개 옮기는 것으로 봐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또 "걱정하는 것은 공급을 빨리 늘리지 못하면 반도체 시장 자체가 위축될 수 있다는 점"이라며 "반도체 시장은 AI만 있는 게 아니고 일반 소비자용 반도체 시장도 있는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너무 비싸지면 시장이 쪼그라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보다 10배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가능한 한 빨리 공급을 늘려야 하고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나스닥 ADR 상장의 의미에 대해서는 글로벌 자본시장으로의 영토 확장을 꼽았다. 최 회장은 "인위적으로 주가를 올리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미국 자본시장에 접근해 재무적 파트너를 넓히고 다양한 선택지를 갖게 된 것"이라며 "미국 기반의 스톡옵션을 활용해 글로벌 AI 핵심 인재를 영입하는 데도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의 대(對)중국 반도체 장비 규제 및 중국의 반도체 추격 리스크에 대해서는 "수출 통제 정책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고 중국 팹 생산량의 70% 이상이 미국 등 외부로 수출되고 있어 경영상 큰 무리가 없다"고 일축했다.

아울러 "실질적인 위협을 느끼기 시작했다면 이미 늦은 것"이라며 "AI 기술 포트폴리오를 계속 확대해야 하고 메모리 솔루션도 계속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장 성장으로 중국 업체도 충분히 설비투자를 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 시장의 혜택을 같이 받고 있다"며 "경쟁이 빨라질 것이라는 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기념해 미국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광고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2026.7.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서울=뉴스1) = 10일 SK하이닉스의 나스닥 ADR 상장을 기념해 미국 타임스스퀘어 나스닥 타워 전광판에 광고가 나오고 있다. (SK하이닉스 유튜브 캡쳐) 2026.7.10/뉴스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사진=(서울=뉴스1)

최 회장은 일본 키옥시아 지분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키옥시아의 주가 모멘텀과 지속 가능성을 지켜보면서 회수할지, 전략적 레버리지로 활용할지 추후 결정하겠다"고 답했다. 주주 환원을 위한 액면분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요청이 많아지면 검토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SK하이닉스가 이날 ADR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한 미국예탁주식(ADS)는 외국 기업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다. SK하이닉스는 ADS 1억7790만주를 주당 149달러에 발행해 265억달러(약 40조원)를 조달했다. ADS 1주는 보통주 10분의 1주에 해당한다.

SK하이닉스(2,180,000원 ▼6,000 -0.27%) ADS는 이날 오전 11시35분 기준 나스닥에서 장중 한때 176.34달러까지 올라 공모가(149달러) 대비 18.3% 상승했다. 시초가는 170달러로 공모가보다 14.1% 높은 수준에서 형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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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재현 특파원

머니투데이 뉴욕 특파원입니다. 뉴욕에서 찾은 권력과 사람의 이야기. 월가에서 워싱턴까지, 미국의 심장을 기록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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