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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술 스타트업의 유럽 진출을 확대하기 위해 현지에 흩어진 기술사업화 지원 거점을 유기적으로 연결하고, 기업이 필요한 지원을 한눈에 찾아 활용할 수 있는 통합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유럽 특유의 규제·인증 장벽과 현지 시장 수요, 실증 기회 부족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진출 전략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프랑스한인과학기술협회(ASCoF)와 함께 21일(현지시간) 프랑스 툴루즈 피에르 보디스 컨벤션센터에서 'STEPI-ASCoF 기술사업화 Policy Co-Lab'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유럽 최대 규모 한인 과학기술 교류행사인 'EKC 2026'의 연계 세션으로 마련됐다. EKC 2026은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영국, 오스트리아, 핀란드, 스칸디나비아, 네덜란드, 스위스, 벨기에 등 유럽 각국의 한인과학기술자협회가 참여하는 행사다.
윤지웅 STEPI 원장은 개회사에서 "AI 등 과학기술 기반의 패권 경쟁 시대에 EU와 한국 모두 보다 긴밀한 과학기술 국제협력을 통해 서로의 발전 경로를 모색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1인 AI 기업의 등장처럼 신기술의 사업화 과정과 이를 둘러싼 정책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국제협력의 의미와 깊이, 범위까지 새롭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션에서는 국내 기술기업의 유럽 진출을 지원하는 현지 기관들이 각자의 지원 전략과 사례를 공유했다. 황종운 KIC 유럽 센터장은 과학기술·ICT 기반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글로벌 사업화를 위한 네트워킹, 멘토링, 인큐베이팅, 투자유치 등 전주기 지원체계를 소개했다. 'K-AI 2 유니콘 팩토리', 'K-R&D 2 비즈니스 랩', 'KIC유럽 2 EU 플랫폼' 등 2026년 주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현지 기관과 연계해 국내 우수 공공기술의 글로벌 사업화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양지애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KSC 파리 소장은 유럽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한 △초기 정착 △사업화 지원 △네트워킹·행사 등 단계별 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실제 지원 사례로는 마이크로 모빌리티 기업 '이플로우(EFLOW)'의 프랑스 지방자치단체 실증 및 투자유치와 AI 기반 K-패션 플랫폼 '슬로크(SlogK)'의 파리 마레지구 상설매장 운영 등을 제시했다. 앞으로 오픈이노베이션과 한-EU 공동연구 연계, 유럽 규제 대응 등 현지 맞춤형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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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KOTRA 파리무역관장은 글로벌 파트너링, 중견기업 글로벌 지원, 첨단산업 투자유치 등 현지 수요를 기반으로 한 기업지원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첨단산업 기업의 수출과 투자유치를 동시에 지원하고 현지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혁신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진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국내 기술기업이 유럽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윤 원장이 좌장을 맡고 온기원 Trubicon GmbH 대표, 조형실 SiLnD 대표, 임종은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박사, 손수정 STEPI 본부장이 참여해 'AX 시대 해외 기술사업화 거점의 역할과 정책 추진 방향'을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온기원 대표는 국내 기술기업의 유럽 진출을 가로막는 3대 난제로 △까다로운 규제·인증 장벽 △시장 수요 적합성(PMF) 부족 △현지 실증(PoC) 기회 부족을 꼽았다.
특히 유럽 각지의 K-혁신거점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어떤 기관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각 기관의 기능과 프로그램을 기업이 한눈에 확인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연결하는 플랫폼 형태의 '글로벌 기술사업화 얼라이언스' 구축을 제안했다.
조형실 대표는 유럽 시장에서는 무조건 사업 영역을 넓히기보다 특정 분야에 깊이 파고드는 '버티컬 특성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유럽은 넓은 확장보다 단단한 고객 기반 확보와 독보적인 전문성을 통한 장기 성장을 선호한다"며 국내 기술 스타트업의 유럽 진출 정책도 현지 시장 특성을 반영해 산업·기술 분야별로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임종은 박사는 기술사업화 초기부터 타깃 시장을 명확히 설정하고 청년 연구자에 대한 비즈니스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프랑스의 PUI·SATT 등 기술사업화 지원 사례를 들어 "대학과 연구기관에 흩어진 기술과 인적 네트워크를 외부 기업과 투자자가 쉽게 찾을 수 있도록 'AI 기반 통합 플랫폼'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손수정 본부장도 "현지 투자자나 대기업이 원하는 국내 우수 스타트업과 기술 정보를 일일이 찾아 연결하는 현재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내에 흩어진 기술과 기업 정보를 통합하고, 이를 유럽 현지의 투자자·기업·연구기관과 연결하는 '글로벌 기술사업화 플랫폼' 구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손 본부장은 또 "한국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R&D 투자 비중이 높은 만큼 R&D 성과 확산과 임팩트에 대한 기대와 사회적 가치도 매우 크다"며 "국내에서 키워낸 부가가치의 씨앗이 해외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글로벌 기술사업화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STEPI 기술사업화 Policy Co-Lab'은 기술사업화 현장의 정책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 올해 총 3회에 걸쳐 진행된다. 지난 4월 '2026 기술이전사업화컨퍼런스'와 연계해 첫 행사를 개최했으며, 이번 EKC 2026 세션이 두 번째다. 마지막 세 번째 행사는 오는 8월 경주에서 열리는 '2026 공공기술사업화 컨퍼런스'와 연계해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