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X사업추진실' 경영진 대상 휴머노이드 데모 시연...대표 직속 조직 신설하며 로봇 사업 역량 집중

삼성전자(230,000원 ▼1,000 -0.43%)가 'RX(Robotics eXperience)사업추진실' 신설 후 첫 경영진 대상 로봇 시연을 진행했다. 노태문 DX(디바이스경험)부문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참석한 가운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이하 휴머노이드)의 핵심 기술인 정교한 손 조작 능력을 선보이며 사업화에 기대감을 높였다.
10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RX사업추진실은 이날 서울 우면동에 위치한 R&D캠퍼스에서 휴머노이드 데모 시연을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대표이사 직속의 RX사업추진실을 신설했다. RX사업추진실장을 맡은 노 사장도 시연장에 들러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기술력을 확인하고 향후 사업 방향 등을 점검했다.
이날 시연에서는 휴머노이드의 다양한 동작이 구현됐다. 특히 휴머노이드가 직접 카메라를 조작해 사진을 찍는 모습도 선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카메라를 사람처럼 다루려면 손가락을 미세하게 움직이는 동시에 물체와 접촉하는 힘을 정밀하게 제어하는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로봇 손 기술 완성도가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미래로봇추진단 산하 '핸드랩'을 중심으로 로봇 손 기술을 중점적으로 개발해왔다. 정교한 손동작 구현을 위해 사람의 힘줄과 유사한 방식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텐던(Tendon) 방식의 구동 메커니즘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물을 사람처럼 다루는 휴머노이드의 손은 로봇 분야에서도 난도가 높은 기술로 꼽힌다. 걷기나 점프, 춤·체조와 같은 동작도 정교한 전신 제어 기술이 필요하지만, 손은 관절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 물체와의 접촉 상태를 순간순간 감지하고 이에 맞춰 힘을 조절해야 한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가 사람을 대신해 조립이나 검사, 도구 사용 등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정교한 손 조작 기술이 필수적이다. 삼성전자는 제조 현장에서 검증한 기술을 바탕으로 산업용 로봇 시장을 확대한 뒤 소비자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전략이다.
로봇 손 전문가도 영입했다. 로봇 손과 조작 분야에서 연구 성과를 쌓아온 김의겸 아주대 교수가 RX사업추진실에 합류하기로 했다. 삼성전자와 오픈AI 등이 투자한 미국 휴머노이드 기업 '1X 테크놀로지' 역시 텐던 방식을 활용한 정교한 로봇 손 기술이 특징이다.
삼성전자의 휴머노이드 기술은 아직 외부에 본격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지만 전신 제어 기술 역시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내부적으로는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IT·가전제품 전시회인 'CES 2027'에서 로봇 기술을 공개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삼성전자는 RX사업추진실 신설과 함께 로봇 사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이미 미래로봇추진단과 삼성리서치 로봇센터, 로봇사업팀 등 여러 조직에 분산돼 있던 로봇 개발 역량을 'RX사업추진실'로 통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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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신설된 RX사업추진실은 중장기 로봇 전략 수립부터 핵심 기술 개발, 사업화까지 총괄한다. 대표이사 직속 조직으로 운영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로봇 기술 개발과 사업화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사내 공모(잡포스팅)를 통해 로봇 사업 인력을 충원했다. 또 김 교수 외에 현대차그룹 출신의 이동건 삼성전자 로보틱스전략팀장(부사장), 김현진 서울대 교수 등도 영입했다.
특히 로봇의 핵심 경쟁력인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경북 구미사업장에는 '데이터 팩토리'도 구축할 예정이다. 계열사와 시너지도 기대된다. 삼성전기(1,274,000원 ▼4,000 -0.31%)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필수적인 카메라모듈, 센서 등을 생산하고, 삼성SDI(481,500원 ▲22,500 +4.9%)는 휴머노이드용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인 '솔리드스택'을 공개하기도 했다.
휴머노이드 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크다. 골드만삭스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2035년 380억달러(54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모간스탠리는 로봇 공급망과 관련 서비스까지 포함한 휴머노이드 시장이 2050년 5조달러(7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이미 휴머노이드 기업의 몸값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휴머노이드 기업 유니트리는 상하이증권거래소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약 13조원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았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했던 약 9조원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휴머노이드는 향후 유력한 성장 사업으로 꼽힌다"며 "삼성전자가 레인보우로보틱스(489,000원 ▲24,000 +5.16%)를 인수했지만 우선 자체 기술 개발에 좀 더 집중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