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매일 소통"…데이터센터 품은 텍사스 농촌의 공존 해법 찾기

"구글과 매일 소통"…데이터센터 품은 텍사스 농촌의 공존 해법 찾기

하스켈(미국)=권다희 기자
2026.10.19 04:50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AI와 에너지: 지속가능한 성장의 길]<1>AIDC·에너지 격전지 텍사스서 보다⑤크리스티나 이스벨 미국 텍사스 하스켈 시장 인터뷰

[편집자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는 국가와 기업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성장동력으로 꼽히지만, 동시에 천문학적인 전력 소비와 탄소 배출, 수자원 고갈을 야기하며 전 세계적인 갈등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하지만 AI 경쟁력 확보와 탄소중립은 어느 하나를 포기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문제는 아니다. AI 인프라의 글로벌 최전선인 미국과 핀란드, 싱가포르에서 빅테크와 에너지 기업, 정책 당국과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본 이유다. 머니투데이는 AI 혁신과 지속가능한 생태계가 공존하기 위한 해법을 총 5편에 걸쳐 모색해봤다.
하스켈 시청의 모습/사진=권다희 기자
하스켈 시청의 모습/사진=권다희 기자

"데이터센터에 전적으로 반대하거나 전적으로 찬성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저에겐 이 데이터센터를 우리 지역에 어떻게 가장 좋은 기회로 만들지, 어떻게 도움이 되게 할지 방법을 찾는게 중요했어요."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 하스켈 시청에서 만난 크리스티나 이스벨 시장은 지역에 시작된 데이터센터 건설을 바라보는 심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열 살 때 하스켈로 이주한 뒤 이곳에 거주해 온 그는 시의원을 거쳐 시장에 당선됐고, 지난해 5월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하스켈시의 시장은 전업 단체장이 아닌 자원봉사직이다. 이스벨 시장은 생업에 몸담은 주민으로서 시장 역할을 병행하고 있다.

그가 시정에 참여하며 줄곧 고민한 것은 도로와 상수도 같은 기본적인 기반시설을 유지할 재원이었다. 주민들이 내는 세금과 지역 사업체에서 발생하는 판매세가 주요 수입원인데, 새로운 사업체를 유치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어떻게 하면 기업이 하스켈에 오게 할까를 늘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구글의 데이터센터가 이 지역에 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 사업 규모를 구체적으로 알게 된 것은 지난해 구글과 직접 대화를 시작하면서부터다. 변화는 공사 단계부터 나타났다. 이스벨 시장에 따르면 데이터센터 공사가 시작되며 건설회사와 전기용품 공급업체 등 여러 업종이 지역에 들어왔다. 지역 주민들 중 시급이 2배 이상 높은 새 일자리를 구하는 사례들도 생겼다. 올해 시의 판매세 수입도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쇠퇴하던 상권에 사람이 돌아오는 것은 반가운 변화다. 이스벨 시장의 어린 시절 주민들로 붐비던 도심 광장은 한동안 빈 점포가 늘고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그는 "이제는 쇼핑하거나 식당에 가는 사람들의 차가 광장 주변에 쭉 서 있다"며 "사람들이 보인다는게 정말 좋다"고 강조했다.

지역 병원의 존립도 그가 개발을 기회로 받아들인 이유다. 이스벨 시장은 "농촌 병원은 유지하기가 정말 어려운데, 이 데이터센터 개발이 상황을 바꾼 것"이라고 소개했다. 구글의 지역사회 공헌 투자 자료에 따르면 하스켈 메모리얼 병원 재단에 배정된 지원금은 100만 달러다.

지난 2일 하스켈 시청에서 만난 크리스티나 이스벨 시장(사진 오른쪽)과 라 바워스 하스켈개발공사(DCOH) 사무국장/사진=권다희 기자
지난 2일 하스켈 시청에서 만난 크리스티나 이스벨 시장(사진 오른쪽)과 라 바워스 하스켈개발공사(DCOH) 사무국장/사진=권다희 기자

하지만 농업을 중심으로 꾸려진 작은 도시의 기반시설이 개발의 속도를 따라가기란 쉽지 않다. 골재와 물을 운반하는 공사 차량이 늘자 일부 주민들은 대형 트럭의 과속에 따른 안전문제, 도로 파임 등을 우려했다. 주택 임대료 상승도 마차가지다.

그는 구글 관계자와 거의 매일 연락하며 지역이 겪는 변화를 전달하고 있다고 했다. 교통 문제부터 어린이 과학 행사까지 논의할 사안은 다양하다. 주민들의 질문에는 페이스북과 전화, 대면 대화로 답한다. 그의 일터에 직접 찾아와 불편을 제기하는 주민도 있다.

이스벨 시장이 강조하는 원칙은 정보 공개와 대화다. 이스벨 시장은 "해결할 수 없는 일도 있지만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는 일이라면 노력해야 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의견이 달라도 대화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사업자와 주민들 사이에서 실제로 가교 역할을 경험하며 '지역에 도움이 되는' 해법 모색에 몰두했던 그에게서는 '대화'와 '해법 찾기'라는 말이 여러 차례 나왔다.

개발에 앞서 지역사회와의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그는 "사업자가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지역사회와 미리 이야기하고 어떤 지원이 도움이 될지 논의하도록 하는 의무가 있다면, 특히 작은 지역사회가 겪는 어려움이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변화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마음도 단순한 찬반으로 나누기 어렵다는게 이스벨 시장의 생각이다. 그는 "(이 지역에 오래 거주한 주민들이) 차가 많아지는 것도 싫고 풍경이 달라지는 것도 싫지만, 하스켈이 죽어가는 건 원하지 않는다고 한다"며 "마음에 들지 않는 것들이 있지만, 앞으로 나아가려면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본 기획 취재는 한국기자협회와 기후미디어허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권다희 기자

머니투데이 산업1부 권다희입니다. 산업과 지역의 녹색전환, 재생에너지 분야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