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 6개 과기대 교원창업기업 면면보기<2>]
버려진 볏집, 전기로 재탄생…바이오가스 만드는 신기술 주목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교원창업기업 '그리네플'
볏집 등 농업부산물로 바이오가스 만드는 혐기성소화 기술 개발
이형술 대표 "기본 방식보다 생산량이 4배 많아…해외도 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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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가을 수확이 끝나면 논밭에는 볏짚과 왕겨, 채소류의 겉잎·껍질 등 농업부산물이 쏟아진다. 업계에선 농업부산물 발생량이 연간 약 1400만톤에 달할 것이란 추산도 나온다. 상당량은 밭에서 태워지거나 땅에 묻히는데, 소각은 산불과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고 묻힌 부산물은 썩으면서 온실가스를 내뿜는다.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교원창업기업 그리네플은 이 마른 부산물로 전기·열·수소 등에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건식 혐기성소화(ADOS)'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전기가 통하는 미생물끼리 전자를 직접 주고받으며 메탄을 더 빠르고 많이 만들어내도록 한 기술이다.
폐자원으로 바이오가스를 만드는 혐기성소화는 그동안 음식물 쓰레기나 가축 분뇨처럼 물기가 많은 원료를 다루는 '습식' 위주였다. 바이오가스법에 따라 폐자원 일정 비율을 바이오가스로 생산하는 게 의무화됐지만, 작업 후 폐수나 악취가 발생해 실제 시설 확산은 더뎠다. 더 큰 문제는 생산성이었다. 바이오가스 생산량이 많지 않아 시설의 이윤이 크지 않았다. 에너지 생산보다는 폐기물 처리에 가까운 기술이었다.
그리네플은 에너지 생산량을 끌어올려 혐기성소화 기술을 '폐기물 처리'에서 '에너지 생산' 영역으로 바꾸고 있다. 이형술 그리네플 대표는 "1톤당 바이오가스 생산량은 230~250N㎥로, 기존 습식보다 에너지 생산량이 4배 많다"며 "폐수·악취가 없어 설치·운영비도 훨씬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태양광·풍력과 달리 날씨 영향 없이 일정하게 생산할 수 있는 것도 강점"이라고 덧붙였다.

폐기물 처리로서의 효용도 기존 방식보다 크다. 처리 방법이 마땅찮던 농업부산물을 주원료로 사용해 소각·매립 문제를 해결하고, 기존 기술에서 원료로 쓰던 가축분뇨 등도 농업부산물과 섞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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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농업부산물이 음식물쓰레기나 가축분뇨와 달리 눈에 띄지 않다 보니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상당한 문제를 야기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바이오가스법도 농·임업 부산물 등 동식물성 잔재물도 원료로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네플은 전남 강진군에서 10㎥ 규모 파일럿 실증을 마쳤고, 지난 7월부터 나주 한국전력 신사업기술연구소에서 0.1MW급 모듈형 실증 플랜트 구축에 들어갔다. 인도네시아 등 해외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사업성을 인정받으며 미래과학기술지주, 소풍벤처스,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등에서 누적 22억원의 투자도 유치했다.
"AI가 더빙하고 검수까지"…제작시간 최대 90% 줄인 이곳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원창업기업 '오니온에이아이'
감정, 맥락 등 종합 분석 현지문화에 맞는 더빙 기술 개발
김홍국 대표 "수작업 대비 제작시간 90%, 비용 80% 절감"

영상 콘텐츠가 국경을 넘어 유통되는 시대지만 언어의 장벽은 여전하다. 해외 시청자를 위한 더빙을 제작하려면 번역부터 성우 녹음, 편집, 검수까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AI(인공지능) 더빙 기술이 등장했지만 감정 표현이나 입 모양과 음성의 일치 여부, 효과음 등을 확인하고 수정하는 작업에는 여전히 사람의 손길이 필요하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원창업기업 오니온에이아이(AunionAI)는 이러한 기존 AI 더빙 기술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영상 속 장면과 화자의 감정, 맥락, 효과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현지 문화와 환경에 맞는 다국어 더빙을 구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홍국 오니온에이아이 대표는 "장면의 맥락과 감정, 효과음 등을 함께 고려하는 기술이 기존 AI와의 차별화 요소"라며 "단순한 번역과 음성합성을 넘어 영상 전체의 몰입감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AI가 생성한 결과물의 품질 검수와 오류 수정까지 자동화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회사 자체 검증에 따르면 기존 수작업 방식과 비교해 제작시간을 최대 90%, 비용은 최대 80% 줄일 수 있다.
오니온에이아이는 김 대표가 오랫동안 연구해 온 음성 기술을 사업화하기 위해 2023년 10월 설립했다. 김 대표는 음성·오디오 AI 분야에서 약 35년간 연구개발 경험을 쌓은 전문가로 삼성종합기술원과 미국 AT&T 연구소 등에서 근무했다. 대학에서도 기업들과 다양한 산학협력 과제를 수행했다.
오니온에이아이의 주력 제품은 AI 기반 다국어 더빙 솔루션 '오니온에이아이 DUB Plus(덥플러스)'다. 영상을 입력하면 AI가 대사와 화자, 감정, 효과음 등을 분석하고 번역과 음성합성, 발화시간 조정 등을 거쳐 다른 언어의 더빙 음성을 생성한다. 현재 10개 이상의 언어를 지원한다.
핵심은 문장이 아닌 장면(Scene) 단위로 영상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같은 대사라도 긴박한 추격 장면과 차분한 대화 장면에서는 목소리의 높낮이와 말하는 속도, 감정 표현이 달라져야 한다. 오니온에이아이는 이러한 특성을 더빙에 반영하는 '장면 인식(Scene-aware)' 기술을 개발했다.
언어별 문장 길이 차이도 보정한다. 영어 대사를 한국어로 번역하면 문장이 길어지거나 짧아져 입 모양과 음성이 어긋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번역 문장을 재구성해 원본 영상의 발화시간과 맞추는 기술을 적용했다. 영상 속 객체와 공간 정보를 바탕으로 효과음과 공간음향을 생성하거나 재구성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특히 회사가 강조하는 차별점은 AI가 만든 더빙을 다시 AI가 검수하고 수정하는 '자동 품질 검수(Auto QA)' 기술이다. 음성의 자연스러움과 발화 리듬 등을 평가하는 지표, 언어모델 기반 분석 등을 활용해 품질이 떨어지는 구간을 찾아낸다.
김 대표는 "오류가 발견되면 전체 영상을 다시 제작하는 대신 문제가 있는 구간만 재생성하고 품질을 재평가한다"며 "사람이 일일이 오류를 찾아 수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검증과 사업화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오니온에이아이는 국내 대기업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와의 개념검증(PoC)을 통해 콘텐츠 100편 이상을 대상으로 AI 더빙 기술을 시험했다. 글로벌광주방송(GGN)을 비롯해 광주과학기술원(GIST), 수원교육지원청, 한국관광공사 등 방송·교육·공공 분야에서도 실증을 진행하며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넓혔다. 지난해와 올해에는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에 2년 연속 참가했으며, 올해 7월에는 기술력을 인정받아 시드투자를 유치했다.

로봇 눈 가려도 정확히 이동한다…실내 위치인식 신기술 주목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원창업기업 '밀리트랙'
8년간 연구한 실내 위치인식 기술 산업현장에 적용
김성민 대표 "제조 자동화·로봇 내비 분야부터 공략"

"야외에서는 위도나 경도로 위치를 특정할 수 있지만 실내에서는 이러한 좌표를 특정할 만한 표준 좌표계가 없습니다. 저희는 실 공간을 파악할 수 있는 공통 좌표계를 만들어 로봇이 사람과 유기적으로 협업하고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김성민 대표가 이끄는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원창업기업 밀리트랙은 실내 공간에 정밀한 좌표계를 구축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여러 종류의 로봇과 사람이 같은 좌표계를 기준으로 위치를 파악하고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일반적으로 공장을 누비는 자율이동로봇(AMR)은 라이다(LiDAR)와 카메라로 주변을 읽고 자신의 위치를 파악한다. 하지만 분진이나 수증기가 많은 곳에서는 시야가 가려지고, 강한 햇빛도 센서의 인식을 방해한다. 로봇이 위치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이동과 작업에도 차질이 생긴다.
김 대표는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로 8년간 연구한 실내 위치인식 기술을 산업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2024년 1월 밀리트랙을 창업했다. 관련 기술이 학계에서 수상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것도 창업을 결심한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현재 위치인식 기술이 모두 외산 원천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KAIST에서 개발한 국산 원천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술력은 학계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모바일 컴퓨팅 분야 국제학회인 ACM 모비시스(MobiSys)에서 최우수 논문상을 두 차례 받았고, 국내외 특허 22건을 출원·등록했다. 김 대표는 "현재 위치인식 기술이 모두 외산 원천기술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이스트에서 개발된 국산 원천기술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싶었다"고 창업 배경을 설명했다.

밀리트랙 제품은 국내 대기업 제철소와 조선소 공정 라인에서 가동되고 있다. 제철소에서는 약 1500도(℃)의 쇳물을 운반하는 차량에 제품을 부착해 고열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제품은 먼지와 물에 대한 보호 성능을 갖춘 IP65 등급으로 제작됐다.
밀리트랙의 시스템은 움직이는 물체에 부착하는 '트래커'와 벽이나 기둥 등에 설치하는 '태그'로 구성된다. 두 장치 사이의 거리와 각도를 전파로 측정해 최대 30m 거리에서 3㎝ 수준의 위치 정밀도를 구현한다. 빛을 이용하는 방식과 달리 분진이나 수증기가 많은 환경에서도 위치를 측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설치와 유지보수 방식도 차별점이다. 기존 실내 위치추적시스템(RTLS)은 기준점을 설치할 때마다 측량 장비로 위치를 측정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밀리트랙은 기기끼리 서로의 위치를 측정해 좌표를 맞추는 방식을 적용했다. 태그는 배터리 하나로 최대 20년간 사용할 수 있어 별도의 전원 배선 부담도 줄였다.
밀리트랙은 자체 좌표계를 활용해 로봇의 위치인식을 보완하는 서비스 'AMR+'도 개발했다. 로봇이 평소에는 기존 방식대로 이동하다가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구간에 들어서면 밀리트랙 시스템을 활용해 위치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기존 로봇을 교체하거나 공정을 전면적으로 바꾸지 않고도 적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김 대표는 "정밀한 공통의 좌표계는 다수의 이종 AMR을 효과적으로 운용하는 데 필수적"이라며 "앞으로 로봇이 더욱 대중화됨에 따라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고 했다.
밀리트랙은 해당 기술을 활용해 국내외 제조 현장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 진출에 필요한 국내와 미국, 유럽 등의 전파 인증도 진행 중이다. 장비 판매와 도입에 따른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수익을 낼 예정이다.
프리시리즈A 라운드까지 마친 밀리트랙은 2027년 후속 투자 유치를 계획하고 있다. 투자금은 제품 양산과 해외 진출에 활용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 신뢰를 얻는 것이 우선"이라며 "국내외 제조 자동화와 로봇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자사 제품이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30일 코엑스서 6대 과기대 딥테크 스타트업 격돌
한편 그리네플, 오니온에이아이, 밀리트랙은 오는 3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B홀 플러스 스테이지에서 열리는 '2026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결선(참관신청 : https://forms.gle/McNBqdiBts8RJazVA)에 출전한다.
5회째인 왕중왕전은 머니투데이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유니콘팩토리가 주관하고 전국 6개 과학기술특성화대학(KAIST·DGIST·UNIST·GIST·포스텍·KENTECH)이 공동 주최하는 딥테크 스타트업 경연대회다.
이번 대회 심사위원단에는 삼성 C랩 아웃사이드, GS벤처스, 에코프로파트너스, L&S벤처캐피탈, LB인베스트먼트(3,925원 ▼60 -1.51%),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시리즈벤처스, 씨엔티테크, 한국과학기술지주,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이 참여한다.
대기업 CVC(기업형 벤처캐피털)부터 딥테크 전문 벤처캐피탈(VC), 초기투자 액셀러레이터(AC), 공공 기술사업화 기관 등 전문가들이 모여 기술의 사업화 가능성과 투자 매력도를 평가한다.
결선 무대에는 교원 창업과 학생 창업 부문에서 각각 6개씩 총 12개 팀이 진출했다. 평가는 실제 투자유치를 위한 기업설명회(IR)와 동일하게 팀별 10분 발표, 10분 질의응답 방식으로 진행된다. 평가 지표는 △기술성 30점 △시장성 20점 △사업성 40점 △팀 역량 10점이다.
부문별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대상 2개 팀(교원 1·학생 1)에는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상과 상금 300만원이 수여된다. 우수상 4개 팀에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이사장상과 상금 100만원, 장려상 6개 팀에는 머니투데이 대표상과 상금 50만원이 각각 주어진다.
수상 팀에게는 기업 CVC 오픈이노베이션 연계 및 글로벌디지털혁신네트워크(GDIN) 해외 진출 프로그램 참여 시 가점 혜택을 제공한다. 아울러 수상 여부와 관계없이 결선에 오른 12개 팀 전원에게 기업 홍보, 전문가 컨설팅, 투자사 네트워킹 등 1년간의 후속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지원한다.
<제5회 K-딥테크 스타트업 왕중왕전 참관신청>
-일시: 10월 30일(금) 9:30~17:00
-장소: 서울 코엑스 B홀 PLUS STAGE
-대상: 딥테크 분야 스타트업 및 투자VC 심사역
-주최: 카이스트, 디지스트, 유니스트, 지스트, 포스텍, 켄텍, 머니투데이 유니콘팩토리
-신청 : https://forms.gle/McNBqdiBts8RJaz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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