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증시 약세 여파로 3분기 말 퇴직연금 적립금이 542조121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1% 줄었다. 적립금이 감소한 것은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초기인 2020년 1분기 이후 6년여 만이다.
20일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3분기 실적배당형(원리금비보장형) 적립금은 185조207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6.3% 감소했다. 펀드·ETF(상장지수펀드) 등의 평가가치가 떨어지면서 상반기 주식시장 활황으로 ETF를 중심으로 늘던 투자 흐름이 꺾였다. 전체 퇴직연금 가운데 실적배당형 비중도 35.7%에서 34.2%로 1.5%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원리금보장형 상품 적립금은 356조9051억원으로 0.2% 늘었다.
업권별로는 실적배당형 비중이 높은 증권업권의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증권업권 퇴직연금 적립금은 160조2935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9% 줄었고 전체 퇴직연금 가운데 비중도 29.6%로 0.3%포인트 낮아졌다. 은행업권 적립금은 275조4860억원으로 2.1%, 보험업권 적립금은 106조3419억원으로 0.9% 감소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퇴직연금 사업을 시작한 키움증권을 빼고 모든 증권사의 적립금이 줄었다.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이 각각 4%, 1.5% 감소했고 한국투자증권(1.9%), 현대차증권(1%), NH투자증권(3.8%)도 적립금이 줄었다. 적립금이 가장 많은 사업자는 삼성생명(57조5486억원)이었고 신한은행(57조2252억원)과 KB국민은행(52조2226억원)이 뒤를 이었다. 미래에셋증권은 49조9034억원으로 증권업계 1위를 지켰고 전체로는 5위를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IRP(개인형퇴직연금)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IRP 적립금은 161조3451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 감소했다. DC(확정기여형)는 2.3% 줄어든 159조4993억원, DB(확정급여형)는 1.3% 줄어든 221조2770억원이었다.
퇴직연금 적립금 감소세는 4분기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10월 들어서도 코스피지수가 하락하는 등 증시 약세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이 4분기 들어 약세를 보이고 이후 전망도 긍정적이지 않은 만큼 퇴직연금 규모도 추후에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