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K웨이브 올라탄 K이니셔티브 현장을 가다] 아모레퍼시픽

"혹시 뭐 때문에 사진 촬영하시는 거예요? 요즘 다른 채널이랑 경쟁이 너무 심해서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한 뷰티 매장에서 사진을 찍자 직원이 달려와 촬영 목적부터 물었다. 브랜드사 관계자와 동행했다고 설명하자 "그렇다면 괜찮다"는 답이 돌아왔다. 매장마다 어떤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어떤 상품을 전면에 배치할지 고민하는 영국 뷰티시장의 경쟁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다.
치열한 채널 경쟁 속에서도 런던 뷰티 매장에는 공통점이 있었다. 한국 화장품을 모아놓은 'K뷰티 존'이다. 프리미엄 뷰티 편집숍부터 드럭스토어와 글로벌 화장품 전문점까지 매장의 성격은 달랐지만 한국 화장품을 별도 구역으로 소개하고 있었다. K뷰티가 개별 제품의 인기를 넘어 현지 유통업체들이 주목하는 상품군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런던 옥스퍼드서커스 인근 스페이스NK에서는 여러 프리미엄 뷰티 브랜드가 진열대를 채운 가운데 라네즈가 매장 중앙부를 차지하고 있었다. 라네즈는 스페이스NK의 크리스마스 어드벤트 캘린더에도 포함됐다.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며 날짜별로 제품을 하나씩 열어보는 상품 구성에도 K뷰티가 들어간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 에스트라도 매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최근 입점한 에스트라는 피부 관리 제품이 모인 구역에 배치됐다. 보습을 앞세운 라네즈와 피부 장벽 관리에 특화한 에스트라가 서로 다른 제품군에서 소비자를 만나는 방식이다. 같은 기업의 브랜드라도 제품 특성과 소비자 수요에 따라 매장 내 위치가 달랐다.

런던 배터시 파워스테이션의 부츠 매장과 화이트시티 웨스트필드의 세포라 영국 매장에서도 K뷰티 전용 구역이 확인됐다. 부츠는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폭넓게 취급하는 드럭스토어다. 세포라는 여러 글로벌 뷰티 브랜드를 한곳에서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는 전문점이다. 고객층과 상품 구성에 차이가 있는 세 매장 모두 한국 화장품을 모아 소개하고 있었다.
영국 뷰티 유통 시장에서는 입점 자체만큼이나 어떤 상품을 골라 어떤 방식으로 보여줄지가 중요하다. 다양한 브랜드가 경쟁하는 만큼 유통업체는 매장의 성격과 고객 수요에 맞춰 상품을 구성한다. 브랜드 입장에서도 진열 위치와 제품 구성이 소비자의 첫인상을 좌우한다. K뷰티 전용 구역은 여러 브랜드를 한데 묶어 소개하는 동시에 한국 화장품을 하나의 상품군으로 다루는 현지 유통의 변화를 보여준다.
아모레퍼시픽은 스페이스NK와 부츠, 세포라 외에도 셀프리지스와 존루이스 등 오프라인 유통망을 활용한다. 온라인에서는 룩판타스틱과 ASOS, 아마존 등을 통해 판매 접점을 넓혔다. 유럽 사업의 성장세도 이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매출은 2023년 518억원에서 2025년 2410억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매출에서 EMEA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7%에서 5.7%로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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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유통망에서 브랜드별 입지를 넓히는 것은 과제다. 라네즈는 보습 관리와 제품 경험을 앞세우고 에스트라는 피부 장벽 관리에 특화한 더마 스킨케어 브랜드로 차별화한다. 코스알엑스는 성분과 효능 중심의 스킨케어 수요를 공략한다. K뷰티라는 공통된 이름으로 소비자를 만나는 동시에 브랜드별 강점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