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지주 의결 99% 원안대로 통과…이찬진 "경영진 자료에만 의존 말라"

은행지주 의결 99% 원안대로 통과…이찬진 "경영진 자료에만 의존 말라"

김미루 기자
2026.10.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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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8개 은행지주 이사회에서 의결한 안건 99%가 원안대로 통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들에게 "사외이사가 안건에 대해 반대표결 한 경우가 매우 드물며 중대한 사안에 대해 이사회 차원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8개 은행지주 이사회 의장 정례 간담회를 열고 "경영진이 제공하는 자료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적극적 자료요청, 외부전문가 활용 등을 통해 안건을 심도있게 검토해 이사의 충실의무를 다해달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원장은 은행지주 사외이사들이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사실상 그대로 승인하는 관행을 지적했다. 지난해 8개 은행지주 이사회에서 처리한 안건 993건 가운데 수정가결은 9건, 보류는 1건에 불과했다. 나머지 983건(99.0%)은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이 원장은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해 사외이사의 전문성과 역량 강화에 힘써 주시길 바란다"며 "사업다각화, 경영진 보수 및 평가(KPI) 등 핵심 경영현안에 대해서도 회사와 주주의 장기이익에 부합하는 의사결정을 내려달라"고 했다.

연말 금융지주 자회사 CEO 인선을 앞두고 승계절차의 공정성도 강조했다. 이 원장은 "현재 금융지주 자회사 CEO의 승계절차가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지배구조 개선방안의 취지를 충분히 반영하여 자회사 CEO 승계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보다 강화해 주실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최근 금융권에서 잇따라 발생한 해킹 사고와 관련해서는 이사회 차원의 IT 보안 투자 확대를 촉구했다. 지난 14일 기준 은행과 저축은행, 상호금융, 여신전문금융회사 등 16개 금융회사에서 침해사고가 발생했다. 공격 대상도 영업지원 시스템 등 비핵심시설로 확대되고 있다.

이 원장은 "IT 보안을 부수적 업무로 간주해 규제 요구 사항만을 형식적으로 준수하거나 IT 보안 투자를 '비용'으로 인식해 충분한 인력과 자원을 투입하지 않는 행태가 더 이상 반복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이사회가 IT보안 역량 제고를 위해 앞장서달라"고 했다.

금고 입찰 따내려 낸 지자체 협찬금에 "보여주기식 활동" 쓴소리

금융권의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주문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사회공헌 규모는 2조1600억원으로 전년(1조8900억원)보다 늘었다. 5대 금융지주도 향후 5년간 약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원장은 단순히 지원 규모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금고 계약 입찰을 위한 지자체 행사 협찬금이나 보이스피싱 대응 콜센터 직원 인건비, 고객 유치를 위한 이벤트 비용 등을 사회공헌 실적으로 포함하는 '소셜워싱' 사례를 보여주기식 활동으로 봤다.

은행 점포 축소에 따른 금융소외 문제도 언급했다. 지난해 말 국내은행 점포 수는 5517개로 2022년 말보다 314개(5.3%) 감소했다. 이 원장은 "점포 운영에 관한 의사결정 시에도 효율성과 함께 소비자의 금융접근성도 고려해주시길 바란다"며 "고령층과 금융취약계층에겐 가까운 점포가 문을 닫는 것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금융서비스로부터 멀어지는 일이 될 수 있다"

해외점포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도 요청했다. 국내은행 해외점포의 금융사고는 2024년 7건(1억5000만원)에서 지난해 12건(1249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1~9월에도 11건(840억원)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이 원장은 해외점포에 대한 본점의 통합 전산시스템 구축과 주기적인 검사, 사고 보고체계 개선 등을 강조했다.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 역량을 인사정책과 성과평가체계에 실질적으로 반영해야 한다고도 했다. 준법·리스크관리부서에 우수 인력 유입을 위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거나 인사정책에 내부통제 역량을 반영하는 방안이 사례로 제시됐다.

금감원도 내부통제 혁신방안과 여신 프로세스 개선방안, 책무구조도, 준법제보 활성화 방안 등 기존 제도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고 미비점을 지속적으로 보완할 방침이다.

이 원장은 "오늘 논의된 이슈가 단절되는 단편적 주제가 아니라 금융산업 견고한 성장과 지주 본연의 역할이라는 조금 더 큰 방향성으로 발전해 논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감독원도 금융산업의 파트너로서 시장과 긴밀히 소통하는 한편 필요한 제도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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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루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금융부 김미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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