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것만이 옳다고 고집하는 사람들이 있다. 특정문화가 다른 것에 비해 우월하다고 여기는 사람들도 있다. 지킨다는 명목으로 바꾸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있다.
시대가 변하고 생각이 변하고 문화가 변한다. 트렌드가 변하고 중심이 이동한다.
서양인들만을 위한 운동이었던 피겨스케이팅도 세월이 지나면서 그 중심이 동양으로 옮겨져 왔다. 그리고 그 최고봉에는 한국의 김연아가 있다. 이번 경기에서 그녀는 아쉽게도 2위에 머물렀지만 그녀가 남긴 감동은 모든 이의 마음을 적시기에 충분했다. 그녀가 한국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는 마음으로 사용했던 곡은 우리나라의 민요, 아리랑이었다.
하지만 '오마주투코리아'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탄생된 아리랑은 전통음악으로 연주된 것이 아닌 서양의 오케스트라로 크로스 오버된, 세계인이 함께 즐기기 위한 서양의 음악적 언어를 사용한 것이었다.
'오마주투코리아'는, 아리랑을 한이 서린 음악이 아니라 감동을 주는 음악으로 만들고 싶었다는 서희태 감독의 말처럼, 부드럽고 아름답게, 하모니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음악으로 재편곡됐다. 김연아 선수가 이렇게 만들어진 아리랑에 맞춰 빙상 위에서 춤을 춘다. 전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리의 음악을 세계에 알린 것이다.

피아졸라가 아르헨티나의 음악인 탱고를 클래식에 접목시킴으로써 탱고는 클래식문화에 자리를 잡게 됐다. 재즈 역시 거쉬윈의 음악을 통해 클래식으로 들어왔다. 존로드처럼 락을 클래식의 범위로 확장시키는 경우도 보았고 서태지처럼 국악을 가요에 끌어들이는 것도 보았다.
이제는 국악이 클래식과 만나 세계화에 나설 차례다. '오마주투코리아'는 서희태 감독의 지휘아래 지평권과 Robert Bennett의 공동편곡으로 이뤄진 곡으로 편곡에서부터 동서양의 만남을 이뤄내며 화합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자신의 것을 고집하는 것보다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해서 우리의 '얼'을 알린다는 취지인 것이다.
다울 음악회에서 '오마주투코리아'를 초연한 서희태감독이 들려준 또 다른 음악 '다울소리'역시 동서양의 만남을 넘어 대중과의 화합을 시도하는 음악으로 마치 한국의 비빔밥처럼 성악, 창, 팝이 버무려져 오묘한 맛을 만들어 냈다. 자칫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어쩌면 서로를 배타할 지도 모르는 서로 다른 소리들이 만나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음악을 종교처럼 알고 살아가는 음악인들을 안다. 자신이 믿는 것만이 전부라고 믿는 사람들도 안다. '다울소리'는 마치 스님과 신부님과 목사님이 한데 만나 노래하듯 화합의 감동을 선사했다.
독자들의 PICK!
서양의 언어로 노래한 아리랑처럼 자신의 것을 고집하기보다 상대방의 언어로 한걸음 먼저 다가가려는 노력, 바로 지금 이 시대에 요구되는 덕목이 아닐까?
*바이올리니스트겸 작가노엘라는 세계적인 명문음대 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에서 학사, 석사과정을 거처 플로리다 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주간한국 칼럼니스트이자, 베스트셀러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의 저자이며 그림과 음악의 하모니를 주제로 강연과 공연이 접목된 lecture concert로 호평을 받고 있다. 클래식과 팝의 경계를 오가며 예술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그녀는 국내 최초 뉴에이지 바이올리니스트로 최근 2집 앨범 'Beautiful Sorrow'를 발매했고 '그림이 들리고 음악이 보이는 순간'의 중국, 대만 번역본 출간을 앞두고 있다. 또, 가수 리즈와 크로스오버 프로젝트 앨범의 발매를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