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日 쇼치쿠社 해외공연 개발 총괄 '히누시마 타에코' 팀장

"기본적으로 한국 뮤지컬은 배우들의 퍼포먼스의 힘이 있어요. 춤과 노래실력이 워낙 좋은데다가 '미녀는 괴로워'는 원작이 영화여서 관객들이 스토리를 이미 알고 있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죠."
일본 대형 공연 제작사 '쇼치쿠'에서 해외 공연 개발을 총괄하는 아시아 엔터테인먼트 프로젝트 팀의 히누시마 타에코(54) 팀장이 한국을 방문했다.
오는 10월 한국 창작뮤지컬 '미녀는 괴로워'의 일본 오사카 공연을 앞두고 국내 제작사인 CJ E&M과 상호 공연콘텐츠 상연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서다.
히누시마 팀장은 "대학로에 100개가 넘는 소극장에서 수많은 작품이 공연되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특히 소극장에서 시작해 중극장, 대극장 공연으로 키워가는 한국 공연계 시스템이 무척 건전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일본 뮤지컬의 경우 내수 시장이 충분하다는 판단 때문에 밖으로 나갈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데 비해 한국은 해외진출에 매우 적극적이다"며 "일본도 그런 자세를 배워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국 뮤지컬에 대해 일본 내 반응은 엇갈린다고 한다. 한국 스타들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일본 팬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한편,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위협'을 느끼면서도 한국 뮤지컬의 시스템을 '배워보자'는 분위기다.
그는 "일본 뮤지컬 관객들이 특정 극단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기존 뮤지컬 시장의 파이를 나누기보단 일본에 본격적으로 소개되지 않은 한국 뮤지컬을 선보이기로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립된지 130년 된 쇼치쿠는 도쿄와 오사카 등에 4개의 전용극장을 운영하며 주로 일본 전통극인 가부키를 공연한다. 최근 트렌드에 맞춰 작년부터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된 것.
"일본 뮤지컬 관객은 30~50대 여성이 90%정도 차지하는데, 최근 케이팝 영향으로 대중문화 팬들의 연령대가 어려지는 추세"라며 "한국 뮤지컬은 이제 시작이지만 노래, 춤 등 기본적인 퀄리티가 높기 때문에 앞으로 일본 팬들이 증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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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타 캐스팅은 물론이고 앙상블(조연 배우)이나 음악, 무대, 연출 등이 훌륭하다"며 "밝은 음악과 춤, 화려한 무대를 기대하는 일본 관객에게 '한국 뮤지컬이 이런 것이다'는 것을 제대로 인식시켜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 뮤지컬이 아닌 한국 뮤지컬을 찾게 된 이유에 비용문제가 관련 있는지 궁금했다.
히누시마 팀장은 "비용 측면에서 미국, 영국의 작품을 수입하는 것보다 저렴한 건 사실이지만 작품 자체의 비용보다는 물류비용이 절감되는 것"이라며 "트레이닝이 잘 돼 있는 한국 뮤지컬을 일본이 받아들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공연계의 문제점도 꼬집었다. "일본은 공연 일정을 보통 2년 전에 확정하는데 한국은 느린 것 같다"며 "배우 캐스팅을 공연 직전까지도 정하지 못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상적인 한국 배우가 있냐는 질문에 '지킬 앤 하이드'의 김준현과 '모차르트'의 박은태를 꼽았다. 또한 1990년대부터 한국을 방문해 꾸준히 한국 창작 뮤지컬을 관람한 그는 '김종욱 찾기'와 '월컴 투 마이 월드'가 좋았다고 말했다.
2008년 초연된 창작 뮤지컬 '미녀는 괴로워'는 걸그룹 '카라'의 박규리를 여주인공으로 오는 10월 1200석의 오사카 쇼치쿠좌 극장에서 5주간 총 36회 공연할 예정이다.
CJ E&M 측은 '미녀는 괴로워'에 이어 일본 공연 차기작으로 DJ DOC의 히트곡을 엮은 팝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를 적극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