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발디의 선율이 흐르는 도시, 베네치아

비발디의 선율이 흐르는 도시, 베네치아

글· 사진=송원진 바이올리니스트·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2013.04.21 08:34

[송원진의 클래식 포토에세이]

[편집자주] 는 러시아에서 17년간 수학한 바이올리니스트 송원진이 직접 찾아가 만난 세계 유수의 음악도시와 오페라 극장, 콘서트홀을 생생한 사진과 글로 들려주는 '포토 콘서트'입니다. 그 곳에서 만난 잊을 수 없는 공연과 연주자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화려하고 강렬한 터치로 러시아의 광활한 음악세계를 들려주는 그가 만난 음악과 세상, 그 불멸의 순간을 함께 만나보세요.
↑산마르코광장(Piazza San Marco)에서 본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와 대종루(Campanile) 모습. ⓒ사진=송원진
↑산마르코광장(Piazza San Marco)에서 본 두칼레 궁전(Palazzo Ducale)와 대종루(Campanile) 모습. ⓒ사진=송원진
↑두칼레 궁전에서 감옥으로 연결된 ‘탄식의 다리(Ponte dei Sospiri)’. 전설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이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내가 갔을때는 공사중이어서 참 아쉬웠다. ⓒ사진=송원진
↑두칼레 궁전에서 감옥으로 연결된 ‘탄식의 다리(Ponte dei Sospiri)’. 전설의 바람둥이 카사노바도 이 다리를 건넜다고 한다. 내가 갔을때는 공사중이어서 참 아쉬웠다. ⓒ사진=송원진
↑1588년 만들어진 리알토(Rialto) 다리. 1854년 아카데미아 다리를 만들기 전까지 베네치아의 유일한 다리였다. ⓒ사진=송원진
↑1588년 만들어진 리알토(Rialto) 다리. 1854년 아카데미아 다리를 만들기 전까지 베네치아의 유일한 다리였다. ⓒ사진=송원진

세상에서 가장 많이 듣는 클래식 음악은 무엇일까? 미국의 한 조사에 의하면 비발디의 <사계>라고 한다. 그렇다면 제일 듣기 싫어하는 클래식 음악은 무엇일까? 아이러니하게 이것도 비발디의 <사계>라고 한다.

비발디는 이탈리아의 아름다운 수상도시 베네치아(Venezia, 베니스)가 낳은 위대한 작곡가다.

'물의 도시' 베네치아는 도시 전체가 물 위에 떠있어서 자동차가 없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유일한 교통수단은 배이고 수상버스인 '바포레토'가 명물이다. 성당이 많아서 그런지 버스 정거장도 성당 앞이 많다.

↑ 늙은 곤돌리에르(Gondolier)가 유유히 곤돌라를 몰고 있다. 곤돌라의 사공을 말하는 곤돌리에르는 베네치아 최고의 직종이다 ⓒ사진=송원진
↑ 늙은 곤돌리에르(Gondolier)가 유유히 곤돌라를 몰고 있다. 곤돌라의 사공을 말하는 곤돌리에르는 베네치아 최고의 직종이다 ⓒ사진=송원진
↑ 베니스의 교통수단인 수상버스 바포레토(Vaporetto)의 정거장. ⓒ사진=송원진
↑ 베니스의 교통수단인 수상버스 바포레토(Vaporetto)의 정거장. ⓒ사진=송원진
↑ 베니스는 비오는 날 조차도 멋있다. 어느 골목을 걸어도 보이는 뱃길. ⓒ사진=송원진
↑ 베니스는 비오는 날 조차도 멋있다. 어느 골목을 걸어도 보이는 뱃길. ⓒ사진=송원진

1678년 베네치아에서 태어난 안토니오 비발디(1678-1741)는 건강이 좋지 않아 그의 부모는 그가 성직자가 되길 원했다. 당대 유명 바이올리니스트였던 부친의 음악적 끼를 그대로 이어받은 비발디는 부모님 뜻에 따라 신부가 되긴 했지만 설교보다는 음악을 더 좋아했다.

붉은 머리칼을 가진 그는 '빨간 머리 신부님'이란 별명도 얻었다. 붉은 머리칼을 휘날리며 리알토 다리를 가로질러 베네치아를 누비고 다녔을 그의 모습이 눈에 선하다.

이탈리아는 한국처럼 4계절이 뚜렷하다. 비발디의 <사계>는 이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볌화를 탁월하게 음악으로 담아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개의 작품이 하나로 묶여있는 <사계>는 각 계절마다 3악장씩 총 12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 연인들이 주로 탈 것 같은 고급스런 곤돌라. ⓒ사진=송원진
↑ 연인들이 주로 탈 것 같은 고급스런 곤돌라. ⓒ사진=송원진
↑줄지어 돌아다니는 곤돌라의 모습.  ⓒ사진=송원진
↑줄지어 돌아다니는 곤돌라의 모습. ⓒ사진=송원진
↑베네치아 곳곳에 있는 성당들. 이곳에선 전시회도 같이 하고 있는 듯 싶었다.  ⓒ사진=송원진
↑베네치아 곳곳에 있는 성당들. 이곳에선 전시회도 같이 하고 있는 듯 싶었다. ⓒ사진=송원진

여름의 베네치아에는 갑자기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비다. 우산을 꼭 챙기고 다녀야 될 정도로 갑자기 후두둑 빗방울이 떨어진다. 하지만 조금 후 비가 그치면 언제 그랬냐는 듯 뜨거운 태양이 작렬하며 반짝이기 시작한다.

<사계>중 여름 3악장의 폭풍이 몰아치는 것 같은 격렬함도 여름이면 이렇게 갑작스레 찾아오는 비를 항상 보았기 때문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비가 멈추고 다시 걸어 다닐 수 있게 되었다. '흔들리다'라는 뜻의 곤돌라가 한 곳에 집결되어 있는 것을 보았다.

<사계>중 가을 3악장을 들을 때 마다 춤을 추는 듯한 사람들이 연상됐는데 곤돌라를 타보니 곤돌라의 흔들림이 곡에서 느껴지는 것 같다.

곤돌라의 사공, 곤돌리에르(Gondolier)는 단순한 뱃사공이 아니라 자격시험을 통과해야만 될 수 있는 전문직이다. 곤돌라 조종 능력은 물론이고 영어, 문화, 역사 등 다방면에 걸친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고 한다. 곤돌리에르는 베네치아에서 수입이 가장 좋은 직종이기도 해서 그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비가 걷힌후 화창한 날의 베니스. 한폭의 그림같다. ⓒ사진=송원진
↑비가 걷힌후 화창한 날의 베니스. 한폭의 그림같다. ⓒ사진=송원진
↑ 베네치아를 바깥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인 산타 루치아 역(Stanzione di Venizia Santa Lucia)에서 마신 1유로짜리 커피. ⓒ사진=송원진
↑ 베네치아를 바깥 세상과 연결해주는 통로인 산타 루치아 역(Stanzione di Venizia Santa Lucia)에서 마신 1유로짜리 커피. ⓒ사진=송원진

시간이 멈춘 것 같은 이곳에서 물길을 따라, 사람들을 따라 흘러다니는 비발디의 <사계>가 귓전을 울린다.

도시 곳곳에 있는 성당을 보니 이곳 어디에선가 300여년전 비발디가 오르간을 연주하고 작곡을 하고 합창단을 지휘하던 모습이 보이는 것 같다.

기차를 타러 역에 왔는데도 며칠 타고 다녔던 바포레토 덕분인지 아직도 몸은 출렁출렁~ 비발디 <사계> 봄 중 3악장의 6/8박자 리듬을 타고 있었다.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역 안에 있는 작은 카페에서 한 모금이면 다 마시는 카푸치노를 시켰다. 기차를 기다리는 다른 많은 이탈리아 사람들처럼 카운터에 서서 단숨에 들이켰다. 쓰면서도 단 이 커피의 맛은 음악을 연주하고, 들으면서 느끼는 감정들같이 다가왔다. 첫 맛은 쓰지만 갈수록 달달해지는 음악의 그 중독성과 같은 맛이다.

☞ 비발디의 '사계' vs 피아졸라의 '사계' 당신의 선택은?

->오늘 (21일)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 콘서트 광화문 KT올레스퀘어 드림홀

◇ 클래식도 즐기고 기부도 하는 <5천원의 클래식 콘서트>

<송원진·송세진의 소리선물>콘서트가 매월 세번째 일요일 오후 1시 서울 KT 광화문지사 1층 올레스퀘어 드림홀에서 열립니다. 이 콘서트는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힘든 클래식 콘서트의 티켓 가격을 5천원으로 책정하고, 입장료 수익금 전액을 어려운 가정의 청각장애 어린이 보청기 지원을 위해 기부합니다. 4월 공연은 21일 일요일입니다. 예매는 인터넷으로 가능합니다. (☞ 바로가기 nanum.mt.co.kr문의 02-724-7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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