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 된 '꽃다현', "창작뮤지컬 더 잘 돼야···"

왕이 된 '꽃다현', "창작뮤지컬 더 잘 돼야···"

용인(경기)=이언주 기자
2013.06.14 14:46

[인터뷰]뮤지컬 '해를 품은 달' 배우 김다현··· 훤~ 하다

"임금인데다가 이렇게 잘 생기기가 어디 쉬운 줄 아느냐? 허허~"

이번엔 왕(王)이다. 검정색 도포를 걸친 채 모습을 드러낸 그에게 임금다운 기품이 물씬 느껴졌다. 반듯하고 훤칠한 외모는 '꽃다현'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았다. 남자에게도 '아름답다'는 표현을 충분히 쓸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그저 눈코입이 잘 생겼기 때문이 아니라 다정하고 선한 그의 눈빛이 그렇게 느끼게 했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이하 '해품달')에서 이 훤 역을 맡은 배우 김다현(33)을 만났다.

잘생긴 외모 덕분에 '꽃다현', 많은 작품을 소화하며 소처럼 일한다 해서 '소다현'이란 별명까지 얻은 김다현. 이번 '해품달'까지 포함하면 지난 2년 동안 모두 9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결코 작품 선별에 신중하지 못한 게 아니다.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픈 배우로서의 열정과 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의리 때문이라는 것.
그는 "무대에서의 경험이 가장 좋은 훈련이고 연습이라 생각한다"며 "훌륭한 작품과 좋은 제작진을 만난다면 더 많은 뮤지컬에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사진(용인)=이기범 기자
잘생긴 외모 덕분에 '꽃다현', 많은 작품을 소화하며 소처럼 일한다 해서 '소다현'이란 별명까지 얻은 김다현. 이번 '해품달'까지 포함하면 지난 2년 동안 모두 9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결코 작품 선별에 신중하지 못한 게 아니다. 다양한 작품을 만나고픈 배우로서의 열정과 그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 대한 의리 때문이라는 것. 그는 "무대에서의 경험이 가장 좋은 훈련이고 연습이라 생각한다"며 "훌륭한 작품과 좋은 제작진을 만난다면 더 많은 뮤지컬에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 /사진(용인)=이기범 기자

"이번에도 창작뮤지컬이네요?" 지난달 5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한 '아르센 루팡'에 이어 또 다시 창작뮤지컬 작품을 택한 이유가 궁금해 물었다. 크게 호평 받지 못한 전작에 대해 아쉬움이 분명 남아있을 텐데 말이다.

"네~ 사실 이 작품 하기로 했을 때 라이선스 뮤지컬 3편도 제안이 들어왔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번 더 도전하고 싶었어요. 재공연 여부가 불확실한 창작뮤지컬은 초연 때 하지 않으면 영원히 못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나지막한 목소리로 조곤조곤 이야기했지만 그의 말에는 강단이 있었다. 안정적인 라이선스 뮤지컬 출연 기회가 같이 들어왔는데도 마다하는 이유는 뮤지컬에 대한 남다른 애정과 창작에 대한 욕심 때문이다. 학창시절 대중가요 보다 뮤지컬 음악에 더 심취했던 그는 특히 국내 창작뮤지컬에 대해 이 시대 배우로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다.

"라이선스 작품은 언젠가 기회가 되어 제작사와 마음이 맞으면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창작뮤지컬은 다르죠.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초연을 잘 만들어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게 출연 제안을 할 때는 '김다현이란 배우가 첫 단추를 잘 채워서 만들어주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지고 얘기하는 거라 생각해요. 첫 공연은 늘 도마 위에 올라가는 기분이지만 누군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면 저는 하고 싶어요."

그런 맥락에서 이번 '해품달'은 그가 특히 신경 쓰며 함께 공들여 만들어가고 있는 작품이다. 이번 공연의 성공으로 창작뮤지컬계에 힘을 더 실어주고 싶단다.

"그렇게 흥분하며 재밌게 읽은 소설은 처음이었어요!" 그는 "원작 소설 속 표현이 워낙 좋아서 뮤지컬 대사로 담기에 딱 맞춤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다만 2시간 40분이라는 물리적인 시간 안에 연인을 그리워하는 마음, 설렘, 사랑의 서사를 애틋하게 잘 그려내는 것이 숙제라는 것.

"예전에는 제 배역 하나만 소화하느라 급급했는데 이젠 작품 전체의 그림이 보이더라고요. 이 장면에서는 이 감정이 맞는지 확인하게 되고, 그동안의 무대경험으로 관객 반응을 미리 예상하며 아이디어를 내기도 하지요. 창작 초연은 배우가 같이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연출, 음악, 안무 등 작품의 세세한 부분에 대해 같이 고민하면서 수정도 하고요. 그렇게 만든 첫 공연 때 관객 반응이 좋아서 정말 기뻤어요."

그는 이번 작품에서 단지 왕을 연기하는 것을 넘어 이 역할을 통해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가를 고민했고, 그러다가 '왕은 사랑을 어떻게 할까?' 궁금해졌다고 했다. '왕의 남자' '광해'처럼 왕을 소재로 해 흥행한 영화나 연극 등이 있지만 특별히 '왕의 사랑'을 이야기한 작품은 많지 않다.

막상 왕의 사랑을 해보니 어떻더냐고 묻자 눈이 동그래지며 "아우~ 좋죠!"란다. 앞으로 남은 프리뷰공연 동안 이전에 몰랐던 왕실의 삶이나 왕의 사랑에 대해 가슴으로 느끼며 더 좋은 표현을 찾아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어느덧 10년차 배우가 된 그는 점점 그 어깨가 무거워지나 보다. 매일매일 '베스트' 공연을 찍어야 한다는 책임감과 관리를 통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한다는 생각이 늘 따라다닌다. 그가 자기관리를 위해 챙기는 3가지는 '좋은 음식, 좋은 생각, 충분한 수면'이란다.

"팬들이 보내주는 홍삼 오미자 레몬 등 몸에 좋은 거 잘 챙겨먹고요, 잠도 8시간은 꼭 자려고 해요. 좋은 생각과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려 하고요.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제가 위로 받고 치유를 받는 곳이 무대니까요 항상 어제보다 오늘 더 잘 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어제 온 관객이 오늘 또 오고, 심지어 전 공연을 다 보시는 관객도 있거든요. 좋은 컨디션으로 최고의 공연을 보여드려야 하는 건 당연한 것 같아요."

탄탄한 원작소설에 '국민드라마'라는 수식까지 붙은 '해품달'. 이제는 뮤지컬로 배우 김다현과 한 배를 타게 된 이번 작품이 국내 창작뮤지컬의 행보와 성장에 한 획을 그어주기를 기대한다.

◆뮤지컬 '해를 품은 달'=프리뷰공연 오는 23일까지 용인 포은아트홀. 본공연 다음달 6~31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 김다현·전동석(이 훤), 성두섭·조강현(양명), 전미도·안시하(전미도). 작곡 원미솔, 대본·가사 박인선, 연출 정태영, 안무 정도영. 6만~10만원(프리뷰공연 전석 30%할인, 4만2000~7만원). 1588-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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