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멍게비빔밥과 소라감자국, '비주류의 시'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어차피 세상은 비주류가 원하는 대로 돌아가지 않았고, 세상을 움직이는 주류가 정의로운 적도 없었지요. 그래서 주류를 바꿔보겠다고, 때로는 주류가 되어보겠다고 발버둥치기도 했으나 주류가 바뀐 적도, 주류가 되어본 적도 없었고요.
겉보기엔 주류가 바뀐 것처럼 비춰진 때가 있었으나 다만 착시현상이었을 뿐, 실은 주류 간의 임무교대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지요. 어쩌다 한 번 비주류가 주류의 자리를 차지한 적이 있었지만 그 일로 비주류는 멸문지화의 대가를 치러야했던 거고요. 지금은 숫제 비주류를 발본색원해버릴 기세인데요. 그러게 비주류는 비주류에 만족하며 오로지 비주류로서의 역할에만 충실해야했던 건가요?
더 낮고, 더 작고, 더 여린 곳으로 임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줄이고, 낮추고, 좁혀서 더 깊어지면, 마침내 아무도 범접할 수 없는 한 세계가 열릴까요?
멍게비빔밥과 소라감자국입니다. 구하기 쉽지 않고 좀 비싸서 그렇지, 역시 멍게는 멍게 맛을 내는군요. 지금은 양식멍게 출하기가 아니어서 시판되는 건 아마 대부분 자연산일 겁니다. 미조엔 요즘도 해녀가 있어 물질 뒤엔 반짝장이 서곤 하는데요.
때 아닌 멍게비빔밥 한 그릇에 귀태니 뭐니 해서 소태 같을 입맛이 좀 돌아오실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