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함양산천 물레방아는 물을 안고 돌고…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함양산천 물레방아는 물을 안고 돌고…

오인태 시인
2013.08.12 07:45

<37>피순대국과 '독자동 친구들에게.3-옥이'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에헤이여~ 함양산천 물레방아는 물을 안고 돌고 우리 집 서방님은 나를 안고 돈다......,”

어릴 때부터 귀에 익은 민요 ‘곶감깎기’는 이렇게 시작되었지요. ‘열하일기’에서 처음 물레방아를 소개한 연암 박지원이 안의현감으로 와서 용추사 입구 안심마을에 물레방아를 시설하여 보급했다고 전해지는데, 그 함양군 안의면이 제 고향입니다. 거기서 중학교 동창회 하느라 밤새 용추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하룻밤을 자고 온 건데요.

이것이 갈비탕과 함께 안의 명물로 알려진 ‘피순대’랍니다. 동네나 집안잔치를 치를 때면 으레 돼지를 잡아 깨끗이 씻은 큰창자에 파, 마늘로 양념한 피를 넣어 이렇게 피순대를 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그렇게 만든 피순대를 돼지고기수육 접시에 한 두 개씩 고명으로 얹어 내곤 했지요.

그때는 집집마다 뒷간에다가 돼지를 키웠는데요, 마을에 길흉사가 있거나 명절 때면 어느 집 것이든 가장 적당한 크기로 자란 돼지를 잡아 손님을 치렀지요. 물론 돼지불알은 동네 꼬맹이들의 몫이었고요. 그 돼지불알에 바람을 불어넣어 축구공 삼아 차곤 했던 기억이라든지......,

동창회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새삼 이런저런 추억을 떠올리며 안의시장에서 피순대를 사와 이렇게 순대국을 끓여본 건데요. 피순대국이라 이름붙이면 좀 살벌한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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