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가장 위대한 시집에 바치는…,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가장 위대한 시집에 바치는…,

오인태 시인
2013.08.19 07:36

<40>우무콩국과 메밀만두, '위대한 시집'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좋아하는 시인이 누구인가요? 김소월? 그렇다면 김소월의 시 몇 편을 외우고 계신가요, 아니 알고 계신가요? 한 편? 두 편? 세 편?

그럼 한용운은, 정지용은, 서정주는, 고은은, 신경림은, 정호승은, 김용택은, 도종환은, 안도현은요? 다들 한 편, 아니면 두어 편 정도죠? 평생 동안 사람들이 오래오래 기억해주는 단 한 편의 시만 써도 시인으로서 성공한 셈이라는 얘기인데요, 시집은 더 말할 필요가 없겠지요. 물론 유관순, 안중근, 전태일, 문익환 같은 이는 생애 자체가 한 편의 시이던 분들이었고요. 그래서 그들의 생애가 사람들의 가슴 속에 오롯이, 오래도록 살아있는 거지요.

시를 쓰는 사람으로서 자신의 시가 단 한 편이라도 기억된다면 더 이상 무엇을 바랄까요. 아니 기억되지 않는다 한들, 스스로 시 한 편 가슴에 품고 떠날 수 있다면......, ”

거칠고 붉은 우뭇가사리가 이렇게 부드럽고 희디흰 우무가 되고, 늙은 누에의 몸이 더없이 결 고운 비단이 되는 법인데요. 변변한 시 한 편 내놓지 못한 주제이지만, 지금 먹고 있는 이 밥이 뭇 생명의 피와 살로 지은, 위대한 살신성인의 시임을 시인이 모를 리 없지요.

사실 시인의 시도 그의 온몸과 영혼의 실을 뽑아 지은 고치 같은 것임에야. 세상의 시인들이여, 이 살인적인 복더위에 시원한 우무 한 그릇으로나마 위무 받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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