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뮤지컬 리더들]2.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뮤지컬 업계에도 노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어느 노동운동가의 주장이 아니다.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맨오브라만차' '그리스' 등을 흥행시킨 프로듀서인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45)의 말이다.
이유는 이랬다. "뮤지컬업계 발전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외당하는 배우나 스태프들에게도 일정한 분배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배우노조·스태프노조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설명이 더 이어졌다. "노조를 만들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고, 또 잘못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한 책임감도 갖게 되죠. 시장이 어려울 땐 서로 협상과 대화를 통해 임금을 조율한다거나 재정비를 할 수도 있고요. 결국은 좋은 작품을 함께 만드는 것이 중요하니까요."
신 대표는 "뮤지컬이 초기산업에서 성장산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작품의 완성도가 중요한데, 완성도를 뒷받침하기 위해선 제도적인 장치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노조 역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환경 가운데 하나로 생각한 것이다.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면 관객층은 더 다양해지고 뮤지컬산업 발전에도 가속이 붙을 것입니다."
한국의 뮤지컬은 이른바 '25-35세대'로 불리는 20대 후반에서 30대 여성관객이 주를 이루며 여론을 형성했지만 점차 관객층이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다. 30~40대 가족단위 관객들도 많아졌고 시장단위가 커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문화가 다양화되면서 대중성을 지닌 뮤지컬은 이제 우리 생활 속에 들어왔고, 자연스럽게 타깃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예전에는 얼마나 크고 유명한 극장에서 공연하는지가 중요했다면, 이제 관객들은 작품 자체를 보게 됐고 객석과 가까운 무대를 찾습니다. 그러니 작품 잘 만드는 게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신 대표에게 '작품을 잘 만든다'는 의미는 반드시 창작뮤지컬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보여주는 것은 좋지만 창작 자체에 의미를 두기 보다는 많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공연을 올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 특히 우리 문화를 알릴 수 있는 대표작품을 만드는 것은 중요하지만, 아시아 관광객들이 대상이라 할 때 그게 창작물이냐 라이선스 공연이냐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반드시 창작뮤지컬이라고 관객을 흡수하는 것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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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정부가 창작뮤지컬을 지원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지원방식은 완전히 바뀌어야한다고 지적했다. 단순히 예산을 더 많이 편성할 것이 아니라, 인력양성 등 기본인프라를 구축해서 작품을 만들 수 있는 판과 구조를 만들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신 대표는 "대중문화산업은 자생적으로 커야하기 때문에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이나 좋은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발표회장을 많이 마련해주는 것이 더 필요하다"며 "가능성 있는 작품의 발전과정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반드시 한국배우와 스태프, 작곡가들과 작업해야 창작이라고 보는 것도 하나의 보호막"이라며 "봉준호 감독이 외국 스태프들과 작업해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을 때 우리는 새로 창작한 영화라고 말하지 않냐"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도 활발한 제작활동을 벌이고 있는 신 대표의 한국뮤지컬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그는 "한국뮤지컬은 매력적인 요소가 분명히 있을 뿐 아니라 그 동력이 마련됐고, 아시아의 중심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풍부한 감수성과 폭발적인 에너지, 쉽게 흥분하는 성향마저도 일본과는 차별화된 것인데 이것은 엔터테인먼트나 예술을 하기에 매우 적절한 것 같습니다. 일본의 뮤지컬산업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지만 좋은 공연을 만드는 일이 꼭 일반적인 프로세스로 되는 건 아니니까요. 우리는 '하면 된다'의 정신으로 이룬 것들이 많잖아요. 대단한 거죠. 하하하."
그는 또 공연산업에는 화려하게 빛나는 배우도 있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쓰는 스태프도 있지만, 결국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책임을 지고 이끌어가는 프로듀서가 그 중심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프로듀서의 역할에 대한 이해와 존중이 있다면, 뮤지컬산업은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춘수 대표는...
한동안 '돈키호테'라는 별명이 따라다니기도 했던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드림걸즈' '지킬앤하이드' '그리스' '맨오브라만차' 등 해외 작품을 새롭게 해석하고 한국 프로덕션을 개발해 국내 관객들에게 끊임없이 다양한 뮤지컬을 소개하고 있다.
신 대표는 스스로도 "아티스트의 삶과 프로듀서의 삶 속에서 간극을 좁히려고 노력한다"고 말할 정도로 예술가의 기질이 넘친다. 시장을 선도하는 예술성과 완성도 높은 작품을 제작·연출하고 있는 그는 아시아와 미국시장까지 아우르는 공연예술인이다. 현재 영화 '과속스캔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 '스핀'(SPIN)의 미국 내 워크숍과 리딩공연을 주도하고 있다.
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과 한국뮤지컬협회 감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영화 '멋진인생'(2011)의 영화감독이기도 하다. 꿈, 에너지, 열정으로 똘똘 뭉친 그의 확고한 목표는 세계적인 프로듀서가 되어 토니상을 수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