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순간' 꿈 향해 뛰는 남자, 프로듀서 신춘수

'지금 이순간' 꿈 향해 뛰는 남자, 프로듀서 신춘수

이언주 기자
2013.02.02 07:00

[인터뷰]뮤지컬계 '미다스의 손'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

↑국내가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뮤지컬을 제작하겠다는 신춘수 프로듀서. 그는 한 회사의 대표이기 이전에 뮤지컬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꿈 많은 남자였다. ⓒ구혜정 기자 photonine@
↑국내가 아니라 세계를 무대로 뮤지컬을 제작하겠다는 신춘수 프로듀서. 그는 한 회사의 대표이기 이전에 뮤지컬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꿈 많은 남자였다. ⓒ구혜정 기자 photonine@

"세계적인 프로듀서가 돼서 꼭 토니상을 받고 싶어요. 수상소감은 한국말로 '난 뮤지컬을 정말 좋아하고, 하길 잘했다'고 할 거예요."

머릿속으론 이미 시상식의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이렇듯 자신감으로 무장한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46)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그는 '정말 확고한 꿈을 가진 사람'이란 게 느껴졌다.

'연극의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미국 연극·뮤지컬 분야 최고 권위의 토니상 수상이 목표라니, 그가 그리는 꿈이 짐작이 된다. 세계를 무대로 전 세계 관객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한국 프로듀서로는 처음으로 2009년 뮤지컬 '드림걸즈'로 미국 브로드웨이에 진출하기도 했다.

그는 '사랑은 비를 타고' '지킬 앤 하이드' '맨 오브 라만차' '그리스' '킹 앤 아이' '싱글즈' 등 제목만 들어도 알만한 이 뮤지컬들을 제작하고 흥행에 성공시킨 장본인이다. 지금이야 관객층도 다양해지면서 뮤지컬 전용극장까지 생겼고, 제작시스템이 나아졌지만 그가 뮤지컬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던 10여 년 전엔 얘기가 달랐다.

"어떻게 보면 한국 뮤지컬시장이 제대로 자리 잡기 전에 뮤지컬계에 뛰어들었기 때문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직접 부딪치고 경험하면서 배울 수 있었어요. 남들은 무모한 도전이다, 고생했다고 하지만 어찌 보면 행운인 거죠. 프로듀서로서 작품 기획하고, 대본 분석하는 일에만 매달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즐거운 일이에요."

공연 한 번씩 올릴 때마다 빚이 늘기도 했다. 하지만 그에게 중요한 건 오로지 '작품'이었다. "더 감동적이고 좋은 작품을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보여줘야겠다는 거 외에 다른 생각은 안했어요. 실제로 평단의 평가는 좋았어요. 다만 제가 돈 계산이나 마케팅은 잘 못했던 거죠. 그렇다고 후회 하냐고요? 전혀요. 결국 '그리스' '지킬 앤 하이드' 같은 작품이 제대로 터져주기도 했고요."

↑신춘수 대표는 제대로 웃는 법을 아는 사람 같다. 이렇듯 밝은 표정에서 긍정의 힘이 나오는 게 아닐까. ⓒ구혜정 기자 photonine@
↑신춘수 대표는 제대로 웃는 법을 아는 사람 같다. 이렇듯 밝은 표정에서 긍정의 힘이 나오는 게 아닐까. ⓒ구혜정 기자 photonine@

10년 넘게 앞만 보고 달려온 그는 제대로 휴가를 내고 쉬어본 기억이 거의 없단다. 한 달 정도 휴가가 생기면 뭘 하고 싶으냐고 묻자 대번에 답한다. "영화 만들어야죠! 음악영화나 뮤지컬영화 정말 만들고 싶은데 우선순위에 밀려서 못하고 있으니까, 휴가 받으면 단편영화라도 찍어야지요."

미소년 같은 외모 탓일까, 안경을 다시 올려 쓰며 반짝이는 눈빛에서부터 에너지가 넘친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꿈은 잠시 미룰 수밖에. 좋은 뮤지컬작품으로 세계인의 공감을 얻겠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새로운 시도와 도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번은 미국에 트라이아웃 공연을 위해 갔을 때 현지 관계자 한 명이 관객들에게 그를 '동양에서 온 카메론 매킨토시'라고 소개했단다. '레 미제라블' '캣츠' '오페라의 유령' '미스사이공' 등을 제작하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프로듀서로 평가받고 있는 카메론 매킨토시의 이름을 빗대 설명할 정도면 그가 해외에서도 얼마나 고군분투하며 열정을 쏟았을지 그려진다.

오는 4월에는 신 대표가 프로듀서로 참여해 제작한 '지킬 앤 하이드'가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초연 이후 세계 각국에서 끊임없이 공연 중인데, 그 중에서도 한국의 오디뮤지컬컴퍼니는 아주 성공적인 프로덕션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가 본격적으로 해외시장에 눈을 뜨기 시작한 것도 2004년 '지킬 앤 하이드' 국내 초연을 성공시킨 후부터다.

"저한테 '한국에서나 잘하지'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그런데 SM이 가수들을 국내활동만 하게 했다면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수 있었겠어요? 우리 문화상품이 해외로 나가려면 영어로도 공연해야하고, 세계적인 작곡가나 연출가와도 손잡고 작업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한국공연프로듀서협회 회장이기도한 그는 프로듀서의 책임감과 역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우선 공연 프로듀서라는 직업에 대해서 "3시간 동안 관객들에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여유를 준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라며 "예술작업에 산업이 곁들여진 만큼 유한무한의 책임을 지는 사람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또 "이제는 프로듀서를 존경하진 않더라도 존중은 해줘야 한다"며 "프로듀서들 역시 스스로 도덕적 책임감을 가지고 공연계 발전과 함께 공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에는 그저 좋아서 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은 꿈이 있고 비즈니스도 잘 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꿈, 열정, 에너지로 똘똘 뭉친 사람은 바로 신춘수 대표가 아닐까. 그가 좋아하는 돈키호테처럼 신 대표 역시 꿈을 향해 지치지 않고 도전하기를, 그의 뮤지컬을 보면서 전 세계 관객들이 함께 울고 웃으며 감동받게 될 날을 기대해본다.

↑10년 이상 회사를 이끌며 우여곡절과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도 신춘수 대표에겐 늘 긍정의 힘이 넘친다. "저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이고 게으르기도 해요. 아티스트의 기질을 타고났다고 해야 할까요? 프로듀서로서의 유일한 장점은 긍정적이라는 점 같네요." ⓒ구혜정 기자 photonine@
↑10년 이상 회사를 이끌며 우여곡절과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도 신춘수 대표에겐 늘 긍정의 힘이 넘친다. "저는 긍정적이고 열정적이고 게으르기도 해요. 아티스트의 기질을 타고났다고 해야 할까요? 프로듀서로서의 유일한 장점은 긍정적이라는 점 같네요." ⓒ구혜정 기자 photon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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