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마리 안통하네뜨?

[오인태의 詩가 있는 밥상]마리 안통하네뜨?

오인태 시인
2013.12.23 07:30

<93>성게비빔밥 그리고 '부론의 詩 '

[편집자주] "그래도 세상과 사람에 대한 믿음과 애정을 버리지 말게 해 달라(오인태 시인의 페이스북 담벼락 글 재인용)'. 얼굴 모르는 친구들에게 매일 밥상을 차려주는 사람이있다. 그는 교사이고 아동문학가이고 시인이다. 그는 본인이 먹는 밥상의 사진과 시, 그리고 그에 대한 단상을 페이스북에 올려 공유하고 있다. 시와 밥상. 얼핏 보면 이들은 어울리지 않는 조합일 수 있지만 오인태 시인에겐 크게 다르지 않다. 밥을 함께 먹는다는 것은 더불어 삶을 산다는 것. 시 역시 때론 각박하고 따뜻한 우리 삶 우리 이야기다. 시와 함께 하는 '밥상 인문학'이 가능한 이유다. 머니투데이 독자들께도 주 3회 오인태 시인이 차린 밥상을 드린다. 밥상을 마주하고 시를 읽으면서 정치와 경제를 들여다보자.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 어려울 게 없다.

마리 앙투아네트, 그녀는 굶주린 시민들이 “빵을 달라!” 외치자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지”라고 말했대서 두고두고 입질에 오르내리는데요. 프랑스혁명으로 참수형을 당한 루이16세의 황후였던 그녀도 끝내 혁명군의 심판을 받아 단두대의 이슬로 사라졌지요. 백성은 도탄에 빠졌는데도 국모로서의 체통과 자중자애의 본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사치와 방탕을 일삼은 대가였던 거지요.

그녀의 병적인 ‘사치’와 ‘향락’에의 탐닉은 성불구자 남편을 둔 불행한 여인이 가질 수밖에 없었던 리비도의 검열 결과이자 외로움에 대한 대체만족일 수 있다는 정신분석학적 이해도 가능하겠는데요.

정신분석학에 따르면, 심한 억압이나 검열에 의해 무의식에 잠재된 리비도는 직접적인 출구를 찾지 못하고 우회적인 방법을 통해서 만족감을 얻으려한다는군요. 이때 리비도는 이미지로 변장하여 검열을 피하게 되는데, 그녀의 화려한 일탈의 이미지는 바로 리비도의 변장술의 결과가 아닐까 하는 학문적 상상력을 발휘해보는 거지요.

수해의 근본대책을 주문하며 “산간에 흩어져 사는 주민들을 모아 아파트를 지어 살게 하면 되지 않겠느냐”라든지, 대형마트 때문에 장사가 안 된다고 하소연하는 골목상인에게 “인터넷으로 물건을 팔아보라”든지, 등록금 인하를 외치는 대학생에게 “장학금을 받아라”든지, 청년실업대책을 요구하는 88만원 세대에게 “눈높이를 낮추라”든지……,

“빵이 없으면 과자를 먹지”라고 했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뛰어넘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의 소유자였던 그가 문득 눈앞에 어른거려서 말입니다. 요즘은 어디서 뭔 짓을 하는쥐?

마리 안통하네뜨라고요? 빵! 터졌네요. 아니 과자! 터졌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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