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1~3층 전관, 6월 15일까지··· 설치 영상 조각 회사 등 120여점

모든 사물과 공간이 온통 좁쌀만한 점의 행렬로 보인다면?
똑같은 영상이 밀려오는 환영과 공포, 불안신경증과 강박증, 편집증이 뒤엉킨 곤혹스러운 병을 치유하고자 그 환영을 스케치북에 옮기기 시작한 사람이 있다.
일본 현대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쿠사마 야요이(85). 아시아 현대미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여성작가가 된 그의 개인전이 '어 드림 아이 드림드'(A Dream I Dreamed)란 제목으로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4일 개막했다. 지난해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구사마 야요이 전시 작품을 그대로 가져왔다. 대구 전시에는 33만 명이 다녀가며 인기를 끌었다.
쿠사마 야요이가 누군지 모른다면, 혹시 물방울무늬 일명 '땡땡이'가 가득한 '호박'을 본 적 있는지. 다양한 크기의 설치작품과 아트상품으로 자주 접했을 법한 이 호박은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다. 이번 전시에서는 좀 더 특별하게 꾸며진 공간에 3개의 노란 호박이 한자리에 모였다.

"우와 멋지다!" 다섯 살 어린이 관람객도 전시장 곳곳이 반갑고 신기하기만 하다. 알록달록 선명한 색감, 놀이동산에 온 듯 즐비한 커다란 풍선, 강아지모양의 설치, 오묘한 영상과 회화까지 아기자기하고 다양한 작품 120여 점이 1~3층의 전시공간을 구성했다. 꿈을 꾸며, 꿈속에 살고 있는 작가의 환상과 희망을 담은 전시답게 몽환적인 느낌이 든다.
3층 전시실의 어떤 방은 바닥, 벽지, 가구까지 온통 깨끗한 흰 색으로 되어있다. 관람객들이 신발을 벗고 그 공간에 직접 들어가서 물방울 모양의 스티커를 붙이며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세계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곳이다. 아직은 하얀 이 방이 전시가 끝날 무렵 어떤 모습으로 바뀔지 기대된다.
실크스크린, 아크릴 작업 역시 반복되는 패턴과 물결치는 선 등으로 온전히 쿠사마 야요이의 작품세계를 반영하고 있다. 환각과 정신이상에 시달리며 개인적으로는 불행한 삶을 살면서도, 전혀 새로운 예술작품으로 승화시킨 작가의 노력과 그 흔적은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으며 위로를 주기도 한다.
태승진 예술의전당 예술사업본부장은 "예술의전당 25년 역사에 한 사람의 개인전으로 한가람미술관 3개 층을 모두 사용하는 것은 처음"이라며 "아픔을 예술로 승화한 작가인만큼 최근 세월호 사태로 상처를 받은 국민들에게도 위로를 주는 전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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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휴관일 없이 다음달 15일까지 열린다. 관람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며 입장마감은 오후 7시다. 입장료는 성인 1만5000원, 청소년 1만원, 어린이 8000원.(현대백화점 카드소지 고객은 동반 1인까지 최대 3000원 할인) 문의 (02)580-13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