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맨해튼의 열 한 가지 고독

고독으로 고독을 치유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나면 점점 더 고독해질 수도 있지만, 여운의 끝엔 고독과 성장한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른다.
책은 11가지 고독한 상황에 처한 주인공들의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를 담은 단편소설이다. 서툴지만 열심히 살아가는 주인공들과 평범한 일상 속에 숨겨진 11가지의 고독이 예리하면서도 정제된 저자 리처드 예이츠의 언어로 묘사돼 가슴에 서서히 스며든다.
가난한 사춘기 고아 빈센트 사벨라, 결혼을 앞둔 중산층 직장인 그레이스와 랠프, 존경과 애정 사이에서 번민하는 리스 중사와 소년병들, 장기 입원 중인 남자의 아내 미라….
11개 단편에 등장하는 이들은 미국식 자본주의가 가져온 정신적 공허함을 체험하고, 휘황찬란한 도시의 한복판에서 사회와 가족과 이웃에게 소외감을 느끼며 전쟁의 후유증을 온몸으로 앓고 있다. 그래서 여린 가슴에는 고독과 두려움과 좌절이 넘실거린다.
하지만 그들은 자신의 고독을 서서히 받아들이며 심지어 ‘즐기고’있다. 고독을 인내할 때,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깨닫는다는 평범하지만 쉽지 않은 진리를 선사하는 작품이다. 독일의 시인 요한 실러가 말했듯, ‘강자란 보다 훌륭하게 고독을 견디어 낸 사람’이기 때문이다.
맨해튼의 열 한 가지 고독=리처드 예이츠 지음. 윤미성 옮김. 오퍼스프레스 펴냄. 372쪽/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