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아씨'에 울고 '쇼쇼쇼'에 웃던 그때 그 시절

흑백 텔레비전을 본 적이 있습니까? 1956년 5월12일부터 1980년 11월 30일까지 흑백 텔레비전은 전파를 송출했다. 60대인 아버지 세대가 태어날 때 쯤 시작된 흑백 텔레비전은 지금 30대 세대가 태어날 때 막을 내렸다. 그 시기는 정치, 사회, 경제발전의 격동기였다. 논픽션 전문 저술가 정범준 작가가 펴낸 '흑백 텔레리를 추억하다'는 '아씨'에 울고 '쇼쇼쇼'에 웃던 그 시절 텔레비전을 통해 '아버지 시대의 전성기'를 재조명한다.
한국은 세계에서 15번째 아시아에서는 4번째로 텔레비전을 개국했다. 6.25 전쟁이 끝난 지 3년이 되던 해였다. 1956년 5월 12일 첫 개국방송을 본 사람은 얼마나 됐을까. 이 날 서울 시내에는 31대의 흑백 텔레비전이 광화문 네거리, 파고다 공원, 서울역, 시청, 동화백화점 등 22개소에 배치됐다. 일반 가정에서 주문한 텔레비전은 아직 배달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뤄진 첫 방송을 보기위해 사람들은 거리로 나셨다. 24인치 흑백TV 앞에 몰려든 사람들은 환호했다.
한국 최초의 방송이었기 때문에, 각종 '최초'의 기록을 남겼다. 한국 첫 TV 방송 아나운서는 서명석. 한국 최초의 TV 광고는 '유니버어설 레코오드'의 깨지지 않는 레코드. 한국 최초의 TV 드라마는 1956년 8월 2일 방영된 '용사'다.
흑백TV 시대를 연 민간방송 KORCAD, DBC는 허무하게 의문의 화재로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흑백TV 전성기를 연 TBC가 개국한다. TBC는 1964년 개국해 1980년 11월 문을 닫았다. 1964년은 박정희 대통령의 취임 원년이었고 그는 1979년 10월 서거했다. TBC의 17년과 박정희 대통령의 통치 기간은 묘하게, 거의 일치한다. 경제개발과 독재, 화려와 빈곤, 성장과 소외, 웃음과 울음이 중첩되는 이 시기는 TBC의 흥망과도 묘하게 중첩된다.
흑백TV의 전성기를 구가하던 TBC는 짧았던 '서울의 봄'이 끝나고 신군부의 등장으로 통패합된다. 1980년 11월 30일 TBC의 마지막 고별 방송은 흑백 TV의 종언이기도 했다. 1980년 12월 1일 통합된 KBS는 처음으로 한국에서 컬러TV 전파를 쏘아 올렸다.
이제는 자료화면으로만 남은 흑백TV '흑백 테레비를 추억하다'는 그 시절의 자화상이다.
◇흑백 테레비를 추억하다=정범준 지음. 알렙 펴냄. 284쪽/1만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