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원전 화이트 아웃'…현직 일본 관료의 내부고발

일본인들의 핵에 대한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하나는 자신들은 세계 유일의 '원자 폭탄 피해자'라는 것이다. 이것은 핵에 대한 두려움으로 나타난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고질라'다. 다른 하나는 관리 가능한 기술로서의 핵이다. 전후 일본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만화 '아톰'은 그런 일본인들의 마음을 투영했다. 아톰을 번역하면 원자다.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낸 아톰은 지구를 지킨다.
그런 일본에 또다시 핵이 문제가 됐다. 2011년 3월 동일본을 강타한 쓰나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불러왔다. 그 피해규모와 영향에 대한 논란은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다. 그리고 지금 일본은 다시 후쿠시마 원전을 재가동 하려고 한다.
일본에서 출간 돼 20만 부라는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원전 화이트아웃'은 원전 재가동을 둘러싸고 원전 마피아와 일본 정·관·재계의 검은 커넥션을 폭로한 팩션이다. 이 소설이 주목 받은 이유는 작가가 일본 현직 고위 관료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와카스기 레쓰'라는 필명으로 자신의 존재를 철저히 숨긴 채 국민들이 알아야 할 진실, 사회를 망가뜨리려는 자들의 실체를 낱낱이 폭로한다.
작가는 "이것은 소설일 뿐입니다."라고 말하며 너무나도 사실적인 상황 설정과 인물들을 끌어 들여 '원전 마피아'를 고발한다. 등장인물들은 현실의 특정인물을 연상시키고, 그 폭로한 내용이 거의 사실에 가까웠기에 저자는 필명 뒤에 철저히 자신을 숨긴 채 집필할 수밖에 없었다.
그 파장이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소속 관청에서는 그를 잡기 위해 혈안이 됐다. 저자에 따르면 모든 사실을 알면서도 정권에 붙어 부조리함에 동조하는 이가 1할, 9할은 여전히 침묵한 채 자신들의 행보를 망설이고 있다고 한다.
아이러니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 책을 소설코너에서는 찾을 수 없다. 정치사회 서적으로 분류돼 출간됐기 때문이다. 소설인 듯 소설 아닌 소설. 진실은 책 속에 있다.
◇원전 화이트 아웃=와카스기 레쓰 지음. 김영희 옮김. 300쪽/1만3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