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하게 준비해도 망하는 것이 장사

철저하게 준비해도 망하는 것이 장사

최보기 북칼럼니스트
2015.01.10 05:03

[최보기의 책보기]'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나이 오십 넘은 사람, 특히 남자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자기가 잘 모르는 분야의 사업(장사)에 투자하거나 시작하는 것이다. 잘 아는 분야에서 창업을 해도 백에 구십은 망하는 것이 사업이라서 그렇다. 다른 하나는 또 그 나이에 집 나가겠다고 설치는 것이다. 나가는 것은 자기 맘이지만 들어오는 것은 아내 맘인 것인데다 집 나갔던 사람도 은근슬쩍 돌아오는 판이라서 그렇다.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 저자 김영호 씨는 “소호 비즈니스와 일인 창업까지 포함하면 대한민국은 어떤 의미에서든 ‘장사 공화국’이라” 단언한다. 그의 진단 아니라도 50년대 후반, 60년대 초반에 태어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이후 동네마다 골목마다 일인 창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철저한 사전 준비 없이 신문 기사만 믿거나, 남들 말만 좇아 덜컥 창업에 나섰다가 1년도 안 돼 금싸라기 같은 퇴직금만 날리고 망연자실해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주위에 너무 많다. 여차하면 입버릇처럼 ‘식당이나 하지’라는 말들을 쉽게 하지만 이를 실제로 경험해 본 사람들은 그게 ‘힘들다 말도 못할 만큼 힘들다’는 것을 절감한다.

그렇기에 창업전략연구소 이경희 소장이 소자본 창업자들에게 맨 먼저 강조하고, 또 강조해서 하는 말이 ‘철저한 사전 조사와 자기 능력의 파악’이다. 당연히 그럴 것 같지만 실제 창업 현장을 살펴보면 꼼꼼한 사전 준비 없이 창업에 나서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는 것이다.

연초부터 예비 창업자들을 위해 이 책을 들고 나온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뉴욕, 토쿄, 베이징, 파리, 런던, 싱가포르 등 세계 22대 ‘장사의 도시’를 돌며 성공하고 있는 사업 아이템과 성공 비결을 소개한다. 사전에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생각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장사를 위한 영감을 얻기도 안성맞춤이다. 변화하는 첨단 기술과 문화인류학적 환경에 어떻게 적응해야 하는지 트랜드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저자는 유통 트렌드 전문 컨설팅 회사의 대표다. 국제 선진 도시들을 발이 닳도록 돌아다니며 시장조사만 30년 넘게 해온 베테랑이다. 내친김에 ‘백년가게 창업연구소’ 이기훈 소장이 전국의 잘 되는 음식점들을 돌며 비결을 꼬치꼬치 파헤친 ‘장사는 과학이다’와 함께 읽으면 금상첨화가 되겠다.

◇세계의 도시에서 장사를 배우다=김영호 지음. 부키 펴냄. 335쪽. 1만5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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