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끈따끈 새책]'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는 어떤 얼굴일까?

[따끈따끈 새책]'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는 어떤 얼굴일까?

김고금평 기자, 이슈팀 김주현 기자
2015.05.02 06:24

'장단 없이도 우린 광대처럼 춤을 추었다' '물숨' '하워드 구달의 다시 쓰는 음악 이야기' 外

■ 57세 장년이 막내인 모임. 최고령은 90세다. 2014년 2월, 경남 산청군 성심원에 사는 몇 분 어른들이 모여 처음으로 시를 썼다.장단 없이도 우린 광대처럼 춤을 추었다는 스스로를 치유하고자 시를 매개로 모인 어른들의 이야기지만, 그 치유의 대상은 이미 성심원을 넘어섰다. 한센인으로 오랜 투병 끝에 남은 장애와 상처. 9명의 42편의 시다.

책을 엮은 김성리 교수는 전작 '꽃보다 붉은 울음'을 통해 한 한센인 할머니의 생애를 구술과 시로 정리했다. 이번 시집은 전작을 계기로 성심원 한센인들과 시 모임을 하면서 얻어진 결과물이다.

■ 음악의 역사를 찾아 기원전 4만년전으로 간다면?하워드 구달의 다시 쓰는 음악 이야기는 에미상, 브릿상, 영국아카데미상 등을 수상한 영국의 유명 작곡가이자 음악 프로그램 진행자인 저자가 넓은 시야로 음악사의 줄기들을 다시 해석해 낸 책이다. 책은 BBC2에서 6부작으로 방영한 'Story of Music'을 바탕으로 선사시대 악기부터 현대 팝 음악에 이르기까지의 역사를 알기 쉽게 이야기하듯 설명한다.

따분한 전문용어 대신 시대 순으로 일어난 ‘소리의 혁신’이라는 음악적 재료를 주제로 음악 이야기를 들려준다. 화성, 기보법, 음악극, 오케스트라, 춤곡, 녹음, 방송 등 음악에서 일어난 다양한 혁신을 소개한다. 그러한 혁신이 언제 일어났는지, 그로 인해 무엇이 달라졌는지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한다. 서로 다른 음악문화의 개념들과 테크닉들을 필요에 따라 자유롭게 가져오고 세속음악과 종교음악, 민속음악과 고전음악, 대중음악과 예술음악의 교류를 다루는 저자의 통합적 시각은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시대와 범주를 갈라놓아도 모든 음악은 시대를 초월해 서로 통한다는 게 책의 기본 골격이다.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는 파리에서 10년을 살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온 '이방인'의 기록이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낮선 파리를 걸었던 저자는 이제 파리가 익숙하고 '돌아온' 서울이 낯설다. 이중의 이방인. 그는 "그냥 사회학자였던 나는 파리를 걸으면서 '걷는 사회학자'가 되었고 동시에 사회학을 벗어나 쓰고 싶은 글을 자유롭게 쓰는, 넓은 의미에서 '작가'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사회학자이면서 작가라는 이중의 정체성, 그리고 이중의 이방인 자격으로 두 가지 테마로 풀어간다. '잘 보이지 않는 도시의 풍경 읽기'에선 지하철 입구의 할머니, 보호받지 못하는 보호수, 네온사인 십자가 등 그야말로 도시의 소소한 풍경을 풀어낸다. '이방인의 도시 걷기'는 이방인과 도시 걷기 이야기다. 사라지고 있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 제주 하면 해녀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물숨은 대한민국 제주도의 동쪽 끝, 우도 여인들의 이야기다. 태풍의 길목, 화산토의 지질로 해마다 흉년과 기근이 반복돼 온 그 섬의 여인들은 생존을 위해 맨몸으로 수심 10~20m의 바닷속으로 뛰어들어야 했다. 첫 물질을 시작하는 애기해녀들을 향한 고참들의 첫 가르침은 전복을 따는 기술이 아닌 '물숨을 조심하라'는 말이다. 바다에선 욕심내지 말라는 것. 섬 여인들은 숨을 참고, 자신의 욕심을 자르고, 욕망을 다스리며 바닷속에서 평생을 늙어간다. 우도에서 물질을 하며 살아가는 해녀들을 6년 동안 취재한 기록. 어쩌면 가장 은밀한 이야기이면서도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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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 에디터

사는 대로 생각하지 않고, 생각하는 대로 산다

김주현 기자

안녕하세요. 머니투데이 사회부 김주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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