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보는 세상]메르스 태풍이 지나간 뒤

[우리가 보는 세상]메르스 태풍이 지나간 뒤

김유경 기자
2015.07.27 03:07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중국과 서울·제주를 연결하는 중국의 저가항공사(LCC) '춘추항공'은 단체 관광객보다 개별 여행자에게 항공권을 더 싸게 판다. 통상 단체관광 요금이 저렴한 만큼 항공권도 쌀 것 같지만 춘추항공은 그 반대인 것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단체 항공권 값이 더 비싼 이유를 단순 명료하게 설명했다.

우선 단체 관광객은 일회성 고객인 반면 개별 여행객은 2~3회 반복 이용하는 고객들이다. 자주 이용할 가능성이 높은 고객의 마음을 잡기 위해 더 저렴한 값에 항공권을 판매한다는 것이다.

또 단체 관광객들은 기내 짐칸이 부족할 정도로 쇼핑을 많이 한다. 항공사들이 운항 안전을 고민해야 할 정도다. 개별 여행객에게 싼 값에 항공권을 팔아야 개별고객과 단체고객 비중을 50대 50으로 균형있게 유지할 수 있다.

이 항공사의 얘기가 귀에 쏙 들어온 건 최근 한국 관광시장의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아서다. 외국인 관광객의 비중은 어느 한 국가에 치우치지 않아야 하는데 3~4년전부터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급증하며 국내 관광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지금 추세대로 유커가 계속 늘어 한국 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맞이하면 유커의 비중은 60%를 훌쩍 넘는다.

유커들의 첫 방한이 저가패키지인 경우가 많아 만족도가 떨어져 개별여행으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것도 문제다. 외부 변수에 취약하고 대체 상품이 생기면 끊길 수 있는 고객층이라 악순환이 반복될 여지도 높다.

이같은 문제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벌어지며 더 확실해졌다. 고객 중 유커 단체고객의 비중이 70~80%를 넘는 일부 업체들은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타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대부분 중국 항공사들은 지난 6월 메르스 여파로 단체 예약이 취소되며 서울과 제주 운항을 잇달아 중단했다. 반면 춘추항공은 중국과 제주를 연결하는 중국 항공사 13개 중 유일하게 운항을 계속했다. 6월에는 탑승률이 60%까지 떨어지며 손실을 입었지만 꿋꿋하게 버텨냈다.

메르스 자가격리자가 27일 0시 격리 해제되면서 국내 메르스 사태는 사실상 종식된 상태다. 정부는 이미 관광시장 조기 회복에 나섰다. 그 결과 지난 6월 초 방한하려다 메르스로 인해 취소했던 중국 북경화합강원과기발전유한공사 임직원 인센티브여행 단체 3000명이 오는 27일부터 다음달말까지 한국을 다시 찾는다.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여행업계 상품개발 담당자 200여명은 지난 22일부터 3박4일간 춘천 물레길에서 카누체험을 하고 영동와인열차에 탑승하는 등 색다른 한국여행을 체험하는 팸투어에 참여했다. 개별여행을 계획하는 유커들에게 색다른 상품을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옛말이 있다. 나중에 2개월간의 메르스 사태를 뒤돌아보면 오히려 한국 관광시장을 한번 단단하게 해 준 시기가 되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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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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