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살아도 불안하고 권태로운 삶…느림과 여유는 불가능할까?

열심히 살아도 불안하고 권태로운 삶…느림과 여유는 불가능할까?

방윤영 기자
2015.09.29 09:31

[따끈따끈 새책]'철학으로 산다는 것'

/사진=해냄 제공
/사진=해냄 제공

현대인의 삶은 분주하고 불안하고 우울하다. 이런 일상이 반복돼 권태롭다. 대기업에서 일해도 몇 년 버티면 퇴직해야 하니 미래가 불안하다. 앞으로 몇 년 안에 퇴직을 권고 받는다고 생각하면 공포가 밀려온다. 뚜렷한 대안이 없는 상태에서 몇 푼의 퇴직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앞날이 막막하다. 삶의 절망은 쓰나미처럼 우리를 덮친다. 풍경을 느긋하게 바라볼 여유도 없이 허겁지겁 달려오다 어느새 늙고 힘없는 노인이 되어 혼자서 이런 말을 되뇔지 모른다.

"가족과 자식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어. 남들처럼 먹고살기 위해 한눈팔지 않고 노력했다고. 그런데 내가 왜 이렇게 됐지?"

덴마크 철학자 키르케고르는 현대인들을 향해 "삶은 언제나 불행과 좌절, 절망을 피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결혼하면 잠시 안도감을 느낄 수 있고 힘들 때 위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삶의 행복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부 사이의 불신과 증오, 가족의 질병과 번뇌가 끊일 날이 없다. 홀로 지내든 결혼하든 불행할 수밖에 없듯 삶에서 불행과 좌절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강영계 건국대 철학과 명예교수도 인간의 욕망은 빈 구멍과 같아서 채워도 채워도 굶주림으로 발버둥 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우리는 완전한 인간이 되면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불가능하다. 인간의 삶 자체가 불완전하고 미성숙함을 견뎌내는 과정이기 때문. 니체에 따르면 완전하고 절대적인 삶이란 소크라테스주의, 퇴폐주의, 낭만주의, 기독교 도덕 등이 만들어낸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완전한 삶은 존재하지 않는데도 이를 성취하길 바라면서 늘 불안감과 불행을 느끼게 된다는 설명이다.

강 교수는 다람쥐 쳇바퀴 돌듯 무의식적으로 따르고 있는 사회적 성공, 물질 만능주의 등에서 한 번쯤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지금까지 위대한 사상가들이 주장한 완전하고 절대적인 삶은 지배 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 기득권을 영속적으로 누리기 위해 만들어낸 허구라는 주장에서다.

책은 '느림과 여유의 삶을 누릴 수 있는가', '완전하고 절대적인 삶은 존재하는가' 등 33가지 철학적 질문을 통해 왜 우리는 삶을 피폐하게 만들면서도 사회적 성공을 갈망하며 물질만능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가에 대한 답을 전하고 있다.

◇'철학으로 산다는 것'=강영계 지음. 해냄 펴냄. 268쪽/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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