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팩트]건립 이후 원활한 운영 가능한 지방 재정·인력 등 뒷받침 돼야…"양보다 질 평가 중요"

문화체육관광부가 시행 중인 공공도서관 건립 지원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감사원이 지역별 공공도서관의 불균형이 심각해 도서관 1개당 인구수 차이가 최대 9배에 달한다고 지적하고 나선 것.
문체부가 ‘제2차 도서관발전종합계획’에 따라 2018년까지 공공도서관 1100개를 건립해 인구 4만 5000명 당 1개 수준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지역별 ‘쏠림현상’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부산 남구는 인구 28만 4400여명에 공공도서관이 1개밖에 없지만, 대전 동구의 경우 인구 24만 1000여명에 공공도서관이 8개로 두 지역의 도서관 1개당 인구 편차는 9.4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부와 지자체 관계자들은 “인구수만을 기준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고 입을 모은다. 각 지자체의 재정이나 인구 구성 등을 고려해 정책 우선순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도서관보다 공연 등 다른 문화시설이 급할 수도 있다”며 “청년·노인층 인구 비율 등 다양한 판단 기준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지역별 균형을 맞춘다는 명목으로 도서관 수를 기계적으로 맞추는 것보다 양질의 운영이 가능한지 우선 판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인구수 대비 공공도서관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난 대전 동구 관계자는 “기본 공공도서관은 3곳이고 나머지는 분관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며 “본관의 경우 1관당 사서가 5~6명 있는데 분관은 1~2명밖에 안된다”고 말했다.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는 도서관’을 만들자는 계획 아래 분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본관 직원들이 파견돼야 하는 등 운영의 어려움이 따른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도서관이 늘어나면 책읽는 문화가 정착되기 쉬운 면은 있다”면서도 “(정부의) 지원과 예산 등이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공공도서관이 구내 1곳밖에 없어 ‘도서관 수 미달’로 분류된 서울의 한 지자체 관계자 역시 “‘작은도서관’ 하나를 운영하는데에도 연 4억 원 정도 들어간다”며 “지방 재정이 제한돼있는 상황에서 공공도서관을 짓는다고 해도 그 이후 운영을 보장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도서관 숫자 뿐만이 아니라 도서관 면적이나 이용인원 수 등 다양한 평가기준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도서관 수’ 차이도 다른 이면이 있다. 전국에서 인구수 대비 가장 적은 공공도서관을 지니고 있다고 분류된 부산 남구에는 ‘작은도서관’만 29곳이다. 작은도서관은 국가나 지자체 뿐만 아니라 법인, 단체, 개인 등도 설치·운영할 수 있는 도서관을 뜻한다. 여기에 지자체에서 따로 운영하는 ‘쌈지 도서 평생학습관’도 12곳 있다. 자원봉사자들이 근무하는 형태로 지역 주민들에게 책을 대여해주고 있으며 북아트, 동화구연 등 책과 관련된 다양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의미의 도서관이 타 지역보다 더 많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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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는 감사원의 지적에 따라 2017년부터 공공도서관 건립계획에 대한 ‘사전타당성 평가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와 더불어 공공도서관 건립지원 정책을 점차 ‘양’보다 ‘질’에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전국 단위로 ‘인구 몇 명당 도서관 몇 개’식으로 분석하며 숫자를 늘리는데 집중한 것이 사실”이라며 “앞으로 실제 운영 현황 등도 평가내역에 포함해 질적인 부분도 향상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서관 1개당 인구수’만으로 ‘책 읽는 국민’을 만들자는 도서관발전종합계획을 평가해선 이래저래 한계에 봉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