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 뤼미에르 형제, 시네마토그래프 이용해 찍은 무성영화 선보여


프랑스 리옹에 위치한 한 공장에서 정장차림으로 남녀 노동자들이 무리를 지어 퇴근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대화를 나누며 공장 문을 나선다.
121년 전 오늘(3월22일) 세계 최초로 상영된 영화인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Sortie des Usines Lumière à Lyon)의 한 장면이다. 음악은 물론 대사도 없이 공장에서의 퇴근길을 찍은 영상은 46초간 계속된다.
이 영화를 선보인 사람은 프랑스의 발명가 형제인 오귀스트 뤼미에르와 루이 뤼미에르다. 이들은 필름 카메라이자 촬영기와 영사기가 함께 달린 '시네마토그래프'를 발명했다.
앞서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를 발명했지만 한 사람씩만 구멍을 통해 활동사진을 볼 수 있었다. 에디슨 영사기의 단점을 보완한 시네마토그래프는 재봉틀용 간헐장치를 이용해 가벼우면서 촬영과 영사 2가지 기능을 갖추며 대중들이 함께 활동사진을 볼 수 있는 최초의 영화 장비로 기록된다.

사진 회사를 운영하던 아버지 밑에서 사진 기술자와 경영자로만 일하던 뤼미에르 형제가 영화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아버지가 은퇴한 1892년부터다. 카메라에 관련한 주요 기술로 특허를 얻은 이들 형제는 '필름 퍼포레이션'이란 움직이는 영상 제작에 필수적인 기술에 대해서도 특허권을 취득한다.
이어 1895년 2월13일 시네마토그래프의 특허를 받고 3월19일부터 다양한 영상을 카메라에 담기 시작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리옹의 뤼미에르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은 그해 3월22일 프랑스 과학 아카데미 의장의 추천으로 국립산업진흥협회에서 무료 상영된다.
같은 해 12월28일, 파리의 한 카페에서 이 영화를 포함해 초단편영화 10편이 선보인다. 이날 시사회에 모인 사람은 프랑스의 문화계 인사 30여명. 뤼미에르 형제는 이들에게 1프랑의 입장료를 받는다. 최초로 돈을 받고 관객을 상대로 영화를 선보이면서 이들 형제는 '영화의 시조'가 된다.
이후 입소문을 타면서 상영장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본격적인 영화시대의 시작을 예고했다. 영화가 상영된 다음해인 1896년 독일 베를린, 영국 런던 등 유럽 주요 도시에도 상영됐다. 뤼미에르 형제는 이후에도 400여편의 단편영화를 더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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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 형제의 영화는 최초의 영화에 비해 신선함이 떨어지면서 흥행을 이끌진 못했다. 결국 뤼미에르 형제는 2년 만에 영화에서 손을 떼고 평생을 컬러 사진과 입체 사진 연구에 몰두한다.